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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 5
해설 | 머무르기 위해 움직이는 / 이재호 - 107 1부 갯배와 철삭 - 13 돌탑 위에 봄 - 14 은퇴(隱退) - 16 한계(限界) - 18 분수(噴水) - 20 비눗방울 같은 - 21 말(言)이 낳은 말(言) - 22 손의 말 - 23 못자국 지우기 - 24 달맞이꽃 - 25 결국 - 26 가품과 진품 - 28 창을 열다 - 30 순환 열차 - 31 햇살의 품 - 32 2부 거울 놀이 - 35 번데기는 수면(睡眠) 중 - 36 몸꽃 - 38 사발의 독백 - 40 내 안의 우물 - 42 엄마, 모란꽃으로 피다 - 44 동행 5 - 46 어느 별에서 온 꽃이니 - 48 아기의 응원 - 49 인연(因緣) - 50 소금꽃 - 51 마른장마 끝에 내리는 가랑비 - 52 아직도 그 섬은 - 53 기억에 갇히다 - 54 페르시안 고양이 - 56 그릇이 되고 싶어요 - 58 3부 낡은 수레 - 61 습관 같은 것 - 62 청호동에서 - 63 춥다 - 64 구름을 키우는 아이 - 65 그 여자의 봄 - 66 길 잃은 집사에게 - 68 중증 응급구역 - 70 종이학과 투명 인간 - 72 기억의 늪 - 74 금빛 요람 - 76 뿌리 내리지 못하는 나무 - 78 웃음소리 - 79 스물여덟 겹의 집 - 80 삶의 여백(餘白) - 81 할머니는 산책 중 - 82 4부 모래밭을 거닐다 - 87 갈대숲에 들다 - 88 바람의 합주 - 89 겨울 남대천 - 90 속초 하늘이 좁아지고 있다 - 91 거위들은 봄을 기다린다 - 92 소문난 그 집 정원에는 - 94 키다리 민들레 - 95 눈으로 흙을 밟다 - 96 동행 6 - 97 병상일지 - 98 아비 - 100 폐그물 - 101 봄이 아프다 - 102 다시 쌓는 모래성 - 104 꽃병 - 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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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다르고
다른 듯 닮은 바닷가에 모여 밭을 이룬 모래알 어느 산 어느 골에서 시작되었을까 부서지고 흐르며 맺어진 수많은 인연 아침 햇살 천천히 내려앉는 모래 위를 거닐며 생각한다 다른 듯 닮았고 닮은 듯 다른 스쳐 간 인연과 스쳐 갈 인연 그 많은 인연의 어미는 누구인가? ---「모래밭을 거닐다」중에서 깊이를 알 수 없는 우물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를 올려다보며 웃고 있는 아이가 있다 오늘은 웃고 있지만 심통이 나면 돌팔매질하거나 떼를 쓰며 우는 아이 두레박 내려 주며 인제 그만 나오라고 어르고 달래도 아이는 도리질을 친다 물이 다 마르면 나오겠지 퍼내고 퍼내도 좀처럼 바닥을 보이지 않는 우물 성장을 멈춘 기억 속 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 버린 나 우물 속에서도 아직 목이 마르다. ---「내 안의 우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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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과잉의 시대, 경쟁의 시대, 조금이라도 머무르는 일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로 일하고 또 일하고 성취하다가 소진하게 만드는 사회, 그 안에서 서로를 담는 그릇은 결코 작지 않은 목표다. 쉽사리 담기 어려운 목표이다. 자신이 선택한 일에 열중하는 것,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머무름이었다면 최선을 다해서 머무를 것, 그러다가 끝내 타인과 구분 선을 명확히 긋지 못하는 삶을 산다고 해도, 그것을 택했다면 그 삶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할 것. 정명숙 시인의 시 세계는 존재로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끝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내내 머물러 전념하는 한 생의 모습을 그저 보여 준다.
- 이재호(교사, 칼럼니스트)의 해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