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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그늘에 물들더라
이소윤
글나무 2023.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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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나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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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 5
詩世界 | 꽃그늘 아래서 마음의 빗장 열기 / 나정호― 119

1부 파주꽃

소리 ― 13
달 잠 ― 14
쑥국 ― 15
동백꽃 감상 ― 16
파주꽃 ― 18
밥때 ― 19
부시다, 어머니 ― 20
친구 ― 21
복사 ― 22
소금 ― 24
달아 ― 26
라일락 ― 27
봄날 ― 28
믿는 구석 ― 29
통과의례 ― 30
얼굴의 길 ― 32

2부 꽃그늘에 물들더라

KakaoTalk ― 35
스마트폰 ― 36
꽃그늘에 물들더라 ― 37
아파트 유전 ― 38
통증 ― 39
사람 노릇 ― 40
출렁 ― 42
허수아비 ― 44
생년월일 ― 45
관계 ― 46
카스텔라 ― 47
바람 ― 48
문경새재 가는 길 ― 50
소나기 생각 ― 52
발 ― 53
끼리끼리 ― 54

3부 그해 가을 빗소리

해바라기 ― 59
그해 가을 빗소리 ― 60
사람의 향기 ― 62
미운 꽃 ― 63
반달 ― 64
첫눈 오는 날 ― 66
사과 둘레길 ― 67
단풍나무와 어머니 ― 68
빗소리에 잠겨서 ― 70
스며들다 ― 71
아버지와 벚나무 ― 72
가로등 ― 73
마스크 ― 74
CCTV ― 75
덤 ― 76
엄마 맛 ― 77
기억의 구덩이 ― 78
몸으로 먹는 나이 ― 80

4부 서 씨

서 씨 ― 83
그런 사람 ― 84
능소화 ― 85
외로움 ― 86
철썩 ― 87
멍때리기 ― 88
꽃비 ― 89
거미줄 ― 90
조화 ― 92
스마트 갤러리 ― 93
12월 오후 ― 94
대추나무 ― 95
눈길을 걸으며 ― 96
별 ― 97
오빠 그늘 ― 98
가을비 ― 99
풀꽃 ― 100

5부 안개꽃, 당신

MRI ― 103
햇살 오케스트라 ― 104
홍시 ― 106
안개꽃, 당신 ― 107
거짓말 ― 108
참새 ― 109
사막을 걷는 여자 ― 110
감기 연애 ― 112
악몽에서 ― 113
바이올렛 ― 114
바람의 주소 ― 115
이 남자가 사는 방식 ― 116
처방전 ― 117
자화상 ― 118

저자 소개 1

경기 고양 출생 한국예총 <예술세계> 수필, <시와 글사랑 문학> 시 당선 시집 『당신만 한 사랑이 어디 있나요』 『걸어서 하늘 끝까지 걸어가지 않을래』 장편소설 『어느 흰옷의 거짓말』 발표 예술시대작가회, 아토포스 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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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35*210*20mm
ISBN13
9791187716952

책 속으로

우리 엄마 49재 지내고 돌아오는 길
어느 빈집 담장 아래 봉숭아꽃 피었더라
꽃물 들일 사람의 그림자는
얼씬거리지 않고
어디 한가롭게 놀고 있는 손톱도 안 보이는데
봉숭아꽃 저 혼자
꽃그늘 제 발등에 물들이고 있더라

우리 엄마 먼 길 잘 가시라고
부어오른 내 발등에
잎사귀만 한 꽃물을,
막내아들 가슴에 붉은 꽃그늘
철철 물들이면서
봉숭아꽃 흐드러지며 피고 있더라
---「꽃그늘에 물들더라」중에서

너는 좋겠네, 가벼워서 좋겠네
텅 빈 몸으로
마음 갈 데, 안 갈 데 없이
갈바람이 등 떠밀어 주는 만큼만
기우뚱거리고
새들이 물어다 주는 딱, 그만큼의 쓸쓸함으로
펄럭이는 너는 참 좋겠네
바람 든 가을 무처럼 가벼워서
이번 생이 가벼워서, 외로워서
부럽기만 하네
---「허수아비」중에서

그해 가을
서삼릉 풀밭 사잇길

어머님 걸어가시는 길에
학 울음소리 한 줄 서쪽 하늘로 멀어지고
바스락거리며 디딤돌을 놓아주던
마른 잎새들

그날도
단풍나무 그림자와 어머니가 나란히 서 있었다
내가 셔터를 막 누르려는 순간
카메라 렌즈에 떨어진 물방울
어머니 주름 얼굴에 꽃물이 튀었다
슬프디슬픈 눈물꽃
그 눈물에 단풍나무가 흥건해지고
그림자도 덩달아 꽃물로 차올랐다

단풍나무 잎사귀가
어머니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나에게로 와서 울긋불긋 스며들었다
나도 어머니 그림자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바람도 금방 나를 알아보았다

---「단풍나무와 어머니」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십 년이 소낙비처럼 지나갔다.
동생은 장애인이 되었고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셨으며
검은 머리에 눈꽃 내려앉은 어머님까지
먼 길 가셨다.
그 사이, 내 글의 문체와 감성은
빛을 잃어갔으며, 천둥과 벼락을 견뎌야 했다.
일상이 바뀌고 생각이 달라졌으며
사람에 대한 애정도 시들해졌다.
그러나 여기 주저앉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세상의 모든 진실은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절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다.
살아야겠다.
살아봐야겠다.
그때까지 눈뜨고 살아야겠다.

추천평

시와 산문을 오가면서 자신의 문학세계를 담담하게 그려나가는 중견 작가 이소윤의 세 번째 시집 『꽃그늘에 물들더라』가 세상에 나왔다. 이번 시집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삶의 안쪽을 끊임없이 탐색하는 사색의 단편들로 채워져 있다. 문체도 고요하고 단정하다. 언어의 기교나 표현의 윤기를 떠나서 지극히 자연스럽고 담담한 어조로 사색의 조각들을 펼쳐낸다.

우리는 죽어 가면서 영원을 꿈꾼다. 결국 그 꿈속에 깃들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죽음으로 이어지는 삶의 조건을 받아들이고 순응하면서 살아간다. 시인은 삶의 그 순간을 놓치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그 시절을 아프게 추억한다. 글쓰기를 통해 추억하는 그리운 곳을 돌아본다. 그것들을 내면에 씨앗을 뿌리고 거두어들이는 작업이 시인의 글쓰기이다.

결국 시 쓰기는 마음의 서랍을 여는 일이다. 오래 묵은 서랍을 열었을 때 뿜어져 나오는 시간의 향기와 이야기의 빛깔과 함께 걸어온 발걸음 소리를 담아내는 일이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과 풍경을 가슴으로 투사하여 세계화하는 과정이다. 곧 자아와 세계를 공감하려는 시적 소통방식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소윤 작가의 시 쓰기는 마음의 빗장 열기가 아닐까. - 나정호 (시인,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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