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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
숭배와 혐오, 우리 모두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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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호명. 우디 앨런
2 얼룩. 마이클 잭슨
3 팬. J. K. 롤링
4 비평가
5 천재. 파블로 피카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6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그리고 시간의 문제.
리하르트 바그너, 버지니아 울프, 윌라 캐더
7 안티 몬스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8 침묵시키는 자와 침묵당한 이.
칼 안드레, 아나 멘디에타
9 나는 괴물일까?
10 자녀를 유기한 엄마들. 도리스 레싱, 조니 미첼
11 여자 라자러스. 밸러리 솔라나스, 실비아 플라스
12 술꾼들. 레이먼드 카버
13 사랑받는 이들. 마일스 데이비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2

클레어 데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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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ire Dederer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이자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에세이 《포저Poser》와 《러브 앤 트러블Love and Trouble》을 쓴 작가이다. 현재 크노프 출판사와 함께 위대한 예술품을 만드는 나쁜 사람들에 대한 책 《몬스터즈Monsters》를 집필 중인데, 이 책은 전 세계에 출간되는 《파리 리뷰》에 그동안 기고했던 에세이 〈괴물 같은 사람들의 예술품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Do We Do with the Art of Monstrous Men?〉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뉴욕 타임스》, 《애틀랜틱》, 《네이션》, 《보그》 등 여러 간행물에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베스트셀러이자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에세이 《포저Poser》와 《러브 앤 트러블Love and Trouble》을 쓴 작가이다. 현재 크노프 출판사와 함께 위대한 예술품을 만드는 나쁜 사람들에 대한 책 《몬스터즈Monsters》를 집필 중인데, 이 책은 전 세계에 출간되는 《파리 리뷰》에 그동안 기고했던 에세이 〈괴물 같은 사람들의 예술품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Do We Do with the Art of Monstrous Men?〉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뉴욕 타임스》, 《애틀랜틱》, 《네이션》, 《보그》 등 여러 간행물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현재 퍼시픽 대학교 예술학 석사 학위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퓨젓사운드Puget Sound에 있는 섬에 거주 중이다.
번역가이자 작가. 달리기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각종 스포츠 중계와 미드,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챙겨 보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우는, 좋아하는 것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건강한 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단순히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라디오 작가가 됐다. 겨우 메인 작가가 될 무렵 아이를 가지면서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번역을 시작해 10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번역가로서 만나온 단어들과 그에 관한 단상들을 쓴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번역가이자 작가. 달리기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각종 스포츠 중계와 미드, 스탠드업 코미디까지 챙겨 보며, 틈틈이 그림도 그리고 피아노도 배우는, 좋아하는 것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건강한 자기중심주의자’다.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단순히 ‘라디오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라디오 작가가 됐다. 겨우 메인 작가가 될 무렵 아이를 가지면서 방송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이후 번역을 시작해 10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인정받는 번역가가 되었지만, 마음 한편에는 늘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번역가로서 만나온 단어들과 그에 관한 단상들을 쓴 책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로 처음 ‘지은이’로서 독자들을 만났다. 두 번째 책 『오늘의 리듬』은 나이가 들어간다는 현실을 필사적으로 부정했으나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받아들이고, 여전히 서툰 어른 생활을 헤쳐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일상을 그려내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쁜 페미니스트』 『헝거』 『케어』 『다만 죽음을 곁에 두고 씁니다』 『센 언니, 못된 여자, 잘난 사람』 『트릭 미러』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인종 토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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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376g | 128*190*20mm
ISBN13
9788932475233

책 속으로

이 모든 것이 시작된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2014년 봄비가 내리던 어느 날, 나는 소름 끼치도록 끔찍한 천재를 상대로 외로운 전쟁, 솔직히 상상 속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당시 내가 쓰던 책을 위해 로만 폴란스키란 사람에 대해 조사를 하다가 그의 극악무도함에 질려 잠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가히 기념비적이었다. 그랜드 캐니언처럼 규모가 압도적인 데다 골짜기가 한없이 깊어 약간 어리둥절하기까지 했다. 1977년 3월 10일?나는 지금 이 날짜를 외워서 쓰고 있다?로만 폴란스키는 서맨사 게일리를 자기 친구 잭 니컬슨의 할리우드 힐스 집으로 데려왔다. 그는 서맨사를 자쿠지로 데리고 가 옷을 벗게 한 다음 퀘일루드를 먹였다. 잠시 후 그는 서맨사가 앉아 있던 소파로 가서 그녀의 질에 삽입을 하고 그녀의 몸을 뒤집어 항문에 삽입을 한 후에 사정했다. 이 모든 세부 사항들을 종합한 후 매우 단순한 사실 하나만이 남겨졌다. 열세 살 소녀가 항문 강간을 당함.
--- 「프롤로그」 중에서

남자들은 우디 앨런이 왜 그렇게까지 여자들을 화나게 하는지 알고 싶다고 말한다. 결국 위대한 예술 작품이란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니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 말든 자유가 아닌가. 그런데 내가 〈맨해튼〉을 보고 약간 짜증이 났다고 하면 남자들은 말한다. “그 감정 말고요. 그건 틀린 감정이에요.” 그는 권위를 갖고 이야기한다. 〈맨해튼〉은 천재적인 걸작이 맞습니다. 하지만 누가 그렇게 말할 수 있나? 권위가 말하길, 작품은 작가의 삶에 의해 훼손되지 않은 채 순수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고 한다. 권위가 말하길, 자서전은 오류라고 한다. 권위는 작품이란 이상적인 상태(역사를 초월한 곳, 고산, 설원, 순수) 위에 존재한다고 믿는다. 권위는 창작자의 이력과 과거사를 알면 자연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는 감정을 무시하라 말한다. 권위는 그런 것들에 코웃음을 친다. 권위는 자서전과 역사와 상관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권위는 남성 제작자의 편을 든다. 관객이 아니다.
--- 「1 호명. 우디 앨런」 중에서

이 모든 깨달음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다시 한번 이 질문을 던진다. 괴물 남성들의 작품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이때 나는 공정한 관찰자로서 이 질문에 다가가지 못한다. 나는 역사가 제거된 사람이 아니다. 나는 십 대 때 중년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성희롱도 당했다. 길에서 괴롭힘을 당했다. 나는 잡혔고 끌려갔고 강간 미수에서 벗어났다. 내가 특별한 사람이란 말을 하고 싶어 이 경험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다.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너무나 많은 여성 혹은 대부분의 여성들처럼 나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개인적 이슈가 있다. 따라서 내가 괴물 남자들의 작품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질문할 때 나는 그들의 희생자들에게 연민만을 갖지 못한다. 나 또한 그들과 같거나 비슷한 입장인 적이 있었다. 그 괴물이 나에게 한 짓을 기억하고 있다. 이 문제에 거리를 유지하며 냉담한 태도로 접근할 수 없다. 나는 그 고소인들에게 공감한다. 나도 고발자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여전히 예술을 소비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것에 앞서 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 「4 비평가」 중에서

이것이 바로 여자 괴물의 모습이 아닐까? 아이를 방치한다. 언제나 그렇다. 여자 괴물은 아이 둘을 두고 작가의 삶을 살기 위해 런던으로 떠난 도리스 레싱이다. 여자 괴물은 자해를 한 실비아 플라스다. 자살한 것만 해도 끔찍한데 아이들의 방에 가스가 들어가지 않게 테이프로 막아 놓기도 했다. 죽기 전에 아이들 먹으라고 내어놓은 빵과 우유에 대해서는 말도 꺼내지 말자. 사건 자체가 공포스러운 시다. 그녀는 남자를 공기 삼키듯 먹어 치우는 꿈을 꾸기도 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그녀가 괴물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들을 엄마 없는 아이들로 만든 것이다.
--- 「9 나는 괴물일까?」 중에서

우리가 “이 괴물 남자들의 예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을 고정된 소비자의 역할로 밀어 넣는다. 문제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언제나 윤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는다. 일련의 결정이 내려진 다음부터 어떻게 대응하고 무엇이 올바르고 윤리적인 행동인지 스스로 해석해야만 한다. 마이클 잭슨의 행동이 점점 더 이상해질 때도 여전히 마이클 잭슨은 이용당하고 포장되고 공급되고 충족되고 구미에 맞춰지고 있었다. 음악 산업은 음악 종사자와 관련된 윤리에 신경 쓰지 않는다. 그 일은 우리에게 떠넘겨진다. 카페에서 ‘I Want You Back’이 흘러나올 때 우리는 감정과 반응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 「12 술꾼들. 레이먼드 카버」 중에서

우리 인생에서 끔찍한 사람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대체로 우리는 그들을 계속 사랑한다. 가족이 버거운 존재인 이유는 그들이 우리에게 강제로 맡겨진 괴물이기 때문이다(천사이기도 하고 그사이에 있는 모든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괴물이다. 생각해 보면 세상에 이처럼 무작위적인 것이 어디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든 가족을 계속해서 사랑해 나가고 사랑하면서 끝난다. 어린 시절에 나는 인간의 완전성을 믿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완벽해야 하고 나도 완벽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 「13 사랑받는 이들. 마일스 데이비스」 중에서

나는 이 책이 지극히 인간적인 비평, 살아 숨 쉬는 비평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저자가 본문에서 “나에게 가장 심오한 독서의 기쁨은 주로 주관적 글쓰기에서 비롯된다”고 고백했듯이 권위나 객관성을 내려놓고 자신의 펄떡이는 감정과 깊숙이 숨어 있던 목소리를 때로는 어렵게 꺼내 들려주고 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 주변에 산재한 괴물들,
갈수록 깊어지는 팬의 딜레마


로만 폴란스키, 마이클 잭슨, 파블로 피카소, 마일스 데이비스, 헤밍웨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예술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앞에는 ‘최고의’, ‘천재’, ‘세계적인’ 같은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이들의 두 번째 공통점은? 추악한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킨 예술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성폭행범, 학대범, 마약 중독자, 포주이기도 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여러 얼굴을 가질 수 있지만, 숭배와 혐오라는 양극단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람들을 향해 우리는 ‘괴물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괴물은 도처에 있다. 영화 〈타르〉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괴물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지닌 세계 최고의 지휘자 리디아 타르는 실력에 있어서도 괴물이지만, 자신의 지위를 사적인 욕망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괴물이다. 그녀가 인생의 정점에서 몰락하는 과정을 담담한 시선으로 따라가는 이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예술과 예술가의 삶의 분리 문제를 생각해 보게 한다. 최근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는 가수 프린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둘러싼 논쟁을 다룬 글이 한 편 실렸다. 미국 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프린스라는 인물을 가감 없이 보여 주고자 한 제작진과, 프린스가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하는 여자친구의 증언은 거짓이라며 방영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프린스 재단 사이의 갈등 역시 우리 사회에 ‘괴물’이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또 한편으로 도덕적 결함이 드러난 괴물 예술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고민을 안겨 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개인 간 사생활의 경계가 모호해져 가는 요즘, 우리는 평소 흠모해 왔던 스타를 과거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보게 된다. 그럴수록 딜레마는 깊어진다. 스타를 팔로잉하고 일상을 들여다보며 내적 친밀감과 신뢰를 두둑이 쌓아 놨는데, 어느 날 그가 범죄자가 되어 나타난다면 과연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팔로잉을 취소해 버리면 끝나는 문제일까? 취소한 이후에도 그가, 그의 작품이, 그의 흔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돈다면? 『괴물들』은 괴물과 그들의 창작물을 소비하는 관객의 딜레마적 상황에 정면으로 부딪쳐 보는 책이다. ‘작품과 창작자는 분리해야 하는가’는 해묵은 논쟁거리이지만 그동안 양쪽의 의견을 각각 들어보고 비교해 보는 시도는 많았던 반면, 한 작가가 직접 딜레마의 당사자가 되어 해당 주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어 간 결과물은 없었다는 점에서 반가운 성과라 할 만하다.

유수 매체들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
로만 폴란스키부터 조니 미첼까지―괴물이 된 천재들


저자 클레어 데더러는 예술 애호가로서 영화, 음악, 미술, 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딜레마를 솔직하고도 지적인 방식으로 적어 내려간다. 『뉴욕 타임스』의 리뷰처럼 “논문이기도 하고, 회고록이기도 하며, 그 외의 모든 것이기도 한” 이 책은 “지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올해 최고의 논픽션 도서”(『타임스』), “이 시대의 가장 시급한 문화적 질문에 대한 귀중한 고찰”(『라이브러리 저널』) 등의 찬사를 받으며 미국의 유수 매체들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렸다. 시작은 로만 폴란스키였다. 〈혐오〉, 〈악마의 시〉, 〈차이나타운〉 등을 연출한 천재 영화감독으로 저자 데더러를 비롯해 전 세계의 시네필이 그의 영화 미학을 찬양한다. 하지만 사생활로 보자면 그는 열세 살 소녀에게 약물을 먹여 성폭행을 저지른 아동 흉악범이다. 이 괴리가 팬들의 마음에도 균열을 냈다. 그의 영화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이런 사실을 안 이상 영화를 마음껏 소비할 수가 없다. 양심이 우리를 방해한다. 사적인 슬픔과 딜레마에 국한되는 줄 알았던 현실의 괴리는 ‘미투 운동’을 만나 집단적 분노의 영역이 되었다. 저자의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괴물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남성 괴물이 대체로 흉악한 범죄의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여성 괴물은 대체로 ‘모성’과 관련되어 나타난다. 아이를 유기한다든지 방치하는 등 사회에서 정상성으로 치부하는 모성애가 충분치 않다고 여겨지면, 여자는 괴물이 된다. 페미니스트 작가로서 저자는 여기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모성’이라는 기준은 어째서 여성 예술가에게만 적용되는지, 아이들을 두고 떠나 작가로서 성공한 도리스 레싱과 태어난 아기를 입양 보낸 조니 미첼을 너무 쉽게 ‘괴물’로 만들어 버리는 순간, 예술 하는 여성이 설 자리는 어디인지 성찰하는 대목은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촘촘한 사유의 그물을 엮어 낸 저자의 노력이 빛나는 책

에세이로서 이 책이 가장 빛나는 지점은 저자가 자신의 ‘괴물성’을 들여다보는 부분이다. 데더러는 괴물성을 타자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이자 엄마로서 자기 안의 ‘괴물’을 바라보고자 한다. 저자 역시 ‘모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만약 자신이 더 이기적이라면(남자처럼 야망을 추구하고, 복도에 놓인 유모차를 무시하고, 아이들을 등진 채 방문을 닫는 등) 내 작품이 더 나아질까 질문한다. 더 큰 이기심을 열망하지 않았기에 작가로서 실패한 건 아닐까 자문한다. 이 책이 많은 이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자기감정에 충실하고 자기 안의 이중성과 모순을 기꺼이 인정하려는 저자의 태도가 있다.

‘감정’은 이 책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괴물 예술가의 작품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언뜻 철학적 질문처럼 보이지만 저자에게 이것은 감정적 질문이고, 그 감정이란 결국 사랑이다. 예술을 ‘소비’한다 말하지만, 사실 그 앞에는 ‘감정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게 더 정확하다. 예술은 소비 사회의 상품을 넘어 우리의 감정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저자의 질문은 다음과 같이 확장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괴물 같은 사람들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 방면의 예술을 두루 향유하고 애호해 온 저자의 이력과,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생각과 질문들을 기민하게 낚아채 촘촘한 사유의 그물을 엮어 낸 저자의 노력이 빛나는 책이다.

추천평

“저자는 절벽 아래 휘몰아치는 바닷속으로 과감히 뛰어들어 첨벙거리며 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 『뉴욕 타임스』
“눈부시다. 폴란스키나 피카소, 헤밍웨이, 우디 앨런, 마일스 데이비스 등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데더러의 굴곡진 여정을 함께하는 것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 『타임』
“대화하는 듯하고 명확하며 대담하면서도 강압적이지 않다. 데더러는 비판적 통찰력을 보여 준다. 도덕이 강조되는 이 시대에 열린 마음으로 이러한 주제에 접근하는 데더러의 본능은 찬사받을 만하다.” - 『월스트리트 저널』
“지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올해 최고의 논픽션 도서” - 『타임스』
“최근 몇 년간 읽은 평론 중 가장 훌륭하다. 소름 돋을 정도로 날카롭고, 적재적소에 알맞은 의문을 제기하며, 매우 진지하고 어려운 주제인데도 읽기가 즐겁다. 내가 관심 갖는 모든 주제를 물어보고 싶다.” - 닉 혼비 (소설가)
“이 책은 도대체 어떤 결말로 끝이 날까. 호러 소설을 읽는 것처럼 마음이 울렁거렸다. 그간 말로도 글로도 차마 꺼내지 못했던 내 속내들이 책 곳곳에서 우수수 떨어졌다. 가제본을 읽을 때 나의 취미는 인상 깊은 글귀를 복사해 내 메일함에 저장해 놓는 일인데, 빼곡히 다섯 장을 채웠다. 당혹스러우면서도 통쾌한 미스터리 같은 이 책을 서둘러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은 몇 명의 친구, 작가들이 선뜻 떠올랐다.” - 엄지혜 (작가, 『태도의 말들』 저자)
“도덕적, 법적, 윤리적 경계에서 추락해 버린 천재 괴물 혹은 괴물 천재를 다룬 경우는 적잖이 있어 왔다. 그러나 저자는 기행과 범죄의 얼룩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작품에 생의 감수성을 빚진 우리의 복잡한 심정을 솔직하게 바라봄으로써 스스로를 차별화한다. 특히 예술가들의 이토록 얼룩진 작품들을 끝내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파헤치고 거듭해 톺아 보는 과정은 기막힐 정도로 집요하다.” - 윤혜정 (국제갤러리 이사, 『인생, 예술』 저자)
“세상은 젠더든 계급이든 하나의 모순으로만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일반론, 보편성, 일관성으로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이것이 이 책의 딜레마에 대처하는 맥락적 지식이다. 맥락적 지식은 수용자의 위치성, 발화의 발신지(장소성), 수용자와 사회가 맺는 상황을 반영하는 국지적 지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각자의 맥락적 지식들이 공론장에서 경합하는 것이 팬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정희진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문학박사)
“어떤 관점을 더 잘 알게 되는 것과 그 관점을 정당화하는 것은 매우 다르며, 생각을 생각으로 남겨두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 사이에도 대단히 큰 차이가 있다.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은 이것이다. 가장 사악한 생각조차도 평범하다는 것, 인간은 때로 악에 매혹된다는 것. 나는 어둡고 비열한 이야기가 삭제된, 표백된 윤리적 세계가 아닌 자기 안의 가해자성을 들여다보느라 스스로 분열하는 세계에서 안전함을 느낀다. 이 책이 바로 그런 공간이었다.” - 하미나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우리가 우리 안의 괴물성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처럼, 타인의 괴물성과 마주해서도 그것을 어떻게든 다루어야 한다. 단순히 ‘취소’를 누르는 것만으로는 괴물도, 괴물에 대한 우리의 갈 곳 잃은 감정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얼룩으로 계속해서 이런 질문과 담론을 만들어 가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희망한다. 우리의 사랑이 그들의 권력이 되지 않기를.” - 한정원 (시인, 『시와 산책』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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