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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봄 호박꽃 방석 현호색 느닷없이 출산의 계절 봄이 소란하다 영월장에서 강천사 가는 길 우리가 봄을 맞이하는 자세 벚꽃 한방치유숲길을 걸으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감자 팔아 버리기 5월에서 11월 사이 할머니 집 삼한의 초록길 초등학교 앞 분식집 파밭 무처럼 무르지 않겠다고 매괴성모순례지성당에서 제2부 여름 도플갱어 오십견 따뜻한 아침 봉투에서 물방울이 굴러 나와요 담배 꽃 장롱 속 머리카락 아버지의 땅따먹기 소리의 섬 비내섬에서 때때 말라라 까치까치 말라라 숨은그림찾기 기억은 손가락 끝에서 나온다 무지개 양말 봄눈 녹다 여우 가을 인간 안테나 양파 가시 돋는 여자 가보지 않은 길 아무 말 제3부 가을 사춘기 시詩·1 남애항에서 가위 곰소 염전 기억의 흔적 인연이라는 것은 인연 시詩·2 사랑니를 뽑다 고래섬에 닿다 헌 잎 사과 말랑말랑한 것에 대하여 부부 내가 초록 풋사과 주스를 마실 때 페적 나다 관계 내소사에서 갱년기 무꽃 비틀거리는 봄 문 제4부 겨울 나무의 무릎 롱패딩 잠바 하회마을 선유줄불놀이 넘어가다 콕 찔러보기 서로 이웃 화장과 빈 병의 관계 나무의 비밀 팽팽하다 닭 그때 누가 나를 줄 액자를 그리다 택배원 터미널의 비둘기 비 오는 아침 광염소나타 잿빛 하늘 증후군 뛰는 사람들 빈손 종이컵 미필적 고의 해설_김우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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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애진 시인은 ‘글감은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시심을 찾아내는 것’이라는 것을 이미 터득한 시인이다. 시詩에서 보여 주는 발상의 전환이 늘 기발해서 돋보인다. 사물을 보는 예리한 통찰력에다 온유함을 더해 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시詩를 통해 감정을 이입시키는 순간에도 안주하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또 다른 반전의 욕구를 거침없이 표출해 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시(詩)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과 탁월한 상상력을 장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줄 아는 진정성과 시인다운 면모를 갖추고 주옥같은 시(詩)마다 진솔함을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어 그의 시(詩)에 빠져들게 한다. 화장기 없는 순수함에 매력이 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는지 솔직담백하게 때 묻지 않은 투명한 시어들을 무심한 듯 내어놓는 재주 또한 일품이다. - 김경인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