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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지런한 슬픔을 보았다
2. 하루를 백 년처럼 떠돌다가 신발도 없이 3. 운명이라는 말을 더듬어 볼 때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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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히 다 흘러간 줄 알았던 지난날이
가시 같은 아픔으로 되돌아와 그게 사람의 일이라고 너는 내게 가만히 속살댄다. 시인은 말한다. 세상의 사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몸을 가지고 있다고. 그리고 그 몸을 찬찬히 어루만지듯 들여다보면 사물이 전해주는 말을 들을 수 있다고. 몸이 지닌 고유의 말과 소리는 슬픔을 한입씩 머금고 있다고 말한다. 『꽃을 놓고 돌을 쥐다』에서 글을 쓴 시인 서빈은 인생 2회차를 사는 이처럼 삶에 관조적이다가도 어느 틈엔가 어여쁜 소녀야, 눈물도 울음도 동그랗게 어여쁜 소녀야, 라며 여린 감성으로 파고든다. 그의 글은 몸부림치듯 현란한 그것이 아니라 그대로의 솔직한 글짓이었다. 그래서 그의 글을 보고 있으면 너무 아파서, 너무 아려서 다음 행간으로 건너가지 못하게 하는 문장. 거기 밑줄을 그으며 오래 생각에 잠기게 하는, 맑은 눈물을 그 문장에 바치고 싶은 밤 을 만나게 된다. 또한 이 책을 펼치는 순간 화가 국향의 물감냄새로 섬세한 붓질로 마음까지 채색된다. 그가 페이지에 밀어낸 색으로 빛으로 터치로 마음은 옴짝달싹 못하고 그림에 눈이 붙들리고 만다. 그의 그림에는 일상에서 한번쯤 마주쳤을 것 같은 흔한 여자도 있고 살면서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굵은 감정선들이 난립해있기도 하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가위를 들고 싹둑싹둑 페이지 속의 그림을 잘라 내 작은 방에 놓아두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