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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공책
우연한 사건 보고 스윙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어요 옮긴이의 말 |
Paul Au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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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와 신비주의가 어우러진 기묘한 작가의 경험담들
재기 넘치는 언어와 도회적인 감성, 아방가르드적인 글쓰기로 미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폴 오스터의 에세이집 『빨간 공책』이 김석희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됐다. 폴 오스터의 소설은 <우연의 미학>을 즐겨 다룬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우연은 현실의 일부다. 우리는 늘 우연의 힘에 의해 형성되고 있으며, 전혀 예기치 않은 일들이 우리 인생에서는 엄청날 만큼 일상적으로 일어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짤막짤막한 에세이들에는 그의 그러한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이 일화들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은 그의 기상천외한 소설들의 세계,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소설보다 더 기이한 현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일화집은 그런 현실의 증언을 담고 있는 폴 오스터의 비망록이다. 탁월한 이야기꾼 폴 오스터는 미국 문학의 사실주의적 전통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동시대적인 열망과 좌절, 고독과 절망, 강박 관념 등을 그려 내는 데 장인적인 솜씨를 발휘해 왔다. 사실주의와 신비주의를 한데 뒤섞어 문학 장르의 미적 특성을 잘 보여 주는 그의 작품은 <놀랄 만큼 투명하고 솔직하면서도 빛을 보기 드물게 갖가지 색으로 굴절시키는 수정 같다>는 극찬을 받으며 현재 미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 20여 나라의 지적인 독자들에게 전폭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소설보다 더 기상천외한 현실의 세계에서 만난 <우연의 미학> 폴 오스터는 소설이 아닌 산문도 다수 발표했는데, 이 <빨간 공책> 안에서 다시 실제 세계의 여러 사건들을 탐험한다. 그 세계는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하며, 비극적이기도 하고 희극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한 치도 내다볼 수 없고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삶의 페이지들을 엿볼 수 있다. 타버린 양파 파이, 잘못 걸려 온 전화, 벼락에 맞은 어린 소년, 지붕에서 떨어진 남자, 파리의 한 호텔에서 발견된 메모…… 이 모든 것들 하나하나는 이론은 없지만 예술적이고 문학적이며, 직접 작가에게 이야기를 듣는 듯 생생하게 살아 있다. 아울러,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기괴한 사건들과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는 또 다른 세계를 통찰하게 한다. 독자들은 이 <우연의 미학>을 통해 아무리 행복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도 그 옆에는 심연이 입을 벌리고 있고, 아무리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믿기 어려운 구원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것이다. 오스터는 『빨간 공책』 안에서 쉴 새 없이 우리의 상식과 예상을 깨뜨려 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