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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慶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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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특별한 교훈이 없다. 어른들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인생의 지침이 되는 교훈을 꿀을 발라 책 속 어딘가에 묻혀 두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교훈을 아이들이 꿀맛으로 꿀꺽 삼키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자신들이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뿌듯해 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이 집 안 어딘가에 숨겨놓은 자신들의 장난감과 과자를 귀신처럼 찾아내듯이 아이들은 어른들이 꿀을 발라놓은 약은 안 먹고 꿀만 발라먹는다. 이 그림책의 작가 레미 찰립은 그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쩜 이렇게 아이들의 심리를 이처럼 절묘하게 그릴 수 있겠는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는 제목 그대로 이 책을 다 읽고 싶어 한다. 그러나 끝내 이 책을 다 읽지 못하고 잠든다. 이 책을 다 읽지 못하는 이유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고, 시간이 없는 이유는 일어나고, 샤워하고, 칫솔하고, 침대 정리하고, 학교 가는 등의 일상적으로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이고, 그런 이유 때문에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모든 친구들에게 죄다 한 통화씩 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어른들의 시각으로는 이런 변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이런 변명을 듣고 있으면 정말 이 아이는 책을 읽고 싶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친구들에게 전화하지 말고 그 시간에 책을 읽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게 어른들 생각의 한계다. 이 아이는 정말 책을 읽고 싶어 한다. 이 아이는 책을 읽는 것이 일어나고, 밥 먹고, 침대 정리하는 등의 일상적인 일로 인식하고 있다. 친구에게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전화하는 것도 책 읽기처럼 일상적인 일인 것이다. 다만 책 읽는 일이 다른 급한 일상적인 일 때문에 늦어진 것뿐이다. 그래서 존 J 무스는 이런 일을 무겁지 않게(부모가 시켜서 책을 읽는 아이라면 이 아이는 책을 읽지 못하는 일을 마치 숙제를 다 하지 않은 아이처럼 심각하게 생각할 것이다), 경쾌하고 발랄하게 아이들의 심리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만나, 자신들의 행동과 생각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볼 수 있어 깔깔거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