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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리
2. 솔개의 눈 3. 도라지꽃이 된 보라별 4. 학 5. 제웅 6. 까치 아파트 7. 닭서리 8. 비 9. 감나무와 고욤나무 10. 각시방에 불 켜라 11. 도둑 12. 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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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대 아재는 너를 구하려고 그랬던 거야. 전에 커다란 고무 대야에 주저앉아 절쩔매는 요대 아재를 네가 구해 주었잖아? 그 뒤부터 용대 아재는 너를 대장으로 여긴 거야. 너하고 친해지고 싶어서 종이학 천 마리가 필요했던 것이고."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 동안 바보라고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했던 것이 몹시도 후회되었다. 나는 책상 서랍을 뒤져 카다란 색종이를 꺼냈다. 색이 너무 고와 쓰지 않고 갈무리해 둔 파란 색종이였다. 나는 용대 아재에게 사과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을 다해 학을 접었다. 커다란 학을 받고 좋아하는 용대 아재가 떠올랐다. 파란 학을 손에 들고 용대 아재를 찾아 밖으로 나갔다. 이곳 저곳 갔음직한 곳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용대 아재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장편교 쪽으로 가 보았다. 장편교 한강운데 용대 아재가 서 있었다. 용대 아재는 다리 가장자리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발소리를 죽여 용대 아재에게 다가갔다. 용대 아재는 내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손에 든 병을 열었다. 이윽고 병 속에서 뭔가를 꺼낸 용대 아재는 하나 둘 다리 밑으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접다 만 종이학이었다. 종이학들은 날지도 못하고 빙글거리며 냇물로 곤두박질쳤다. 마지막 한 마리까지 다 떨어뜨린 용대 아재는 손에 든 병을 힘껏 던졌다. 푸르르르르 …. 용대 아재의 손을 떠난 병은 비명을 지르며 다리 아래로 날아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용대 아재는 떠내려가는 학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이내 학들은 모두 떠내려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용대 아재는 학이 떠내려간 들판을 바라보며 돌처럼 서 있었다. 그걸 본 나는 목이 메었다. 나도 몰래 눈물이 나려고 했다. --- pp.5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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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대 아재는 너를 구하려고 그랬던 거야. 전에 커다란 고무 대야에 주저앉아 절쩔매는 요대 아재를 네가 구해 주었잖아? 그 뒤부터 용대 아재는 너를 대장으로 여긴 거야. 너하고 친해지고 싶어서 종이학 천 마리가 필요했던 것이고."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 동안 바보라고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대했던 것이 몹시도 후회되었다. 나는 책상 서랍을 뒤져 카다란 색종이를 꺼냈다. 색이 너무 고와 쓰지 않고 갈무리해 둔 파란 색종이였다. 나는 용대 아재에게 사과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을 다해 학을 접었다. 커다란 학을 받고 좋아하는 용대 아재가 떠올랐다. 파란 학을 손에 들고 용대 아재를 찾아 밖으로 나갔다. 이곳 저곳 갔음직한 곳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용대 아재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장편교 쪽으로 가 보았다. 장편교 한강운데 용대 아재가 서 있었다. 용대 아재는 다리 가장자리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는 발소리를 죽여 용대 아재에게 다가갔다. 용대 아재는 내가 다가오는 것도 모르고 손에 든 병을 열었다. 이윽고 병 속에서 뭔가를 꺼낸 용대 아재는 하나 둘 다리 밑으로 떨어뜨리기 시작했다. 접다 만 종이학이었다. 종이학들은 날지도 못하고 빙글거리며 냇물로 곤두박질쳤다. 마지막 한 마리까지 다 떨어뜨린 용대 아재는 손에 든 병을 힘껏 던졌다. 푸르르르르 …. 용대 아재의 손을 떠난 병은 비명을 지르며 다리 아래로 날아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용대 아재는 떠내려가는 학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이내 학들은 모두 떠내려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용대 아재는 학이 떠내려간 들판을 바라보며 돌처럼 서 있었다. 그걸 본 나는 목이 메었다. 나도 몰래 눈물이 나려고 했다. --- pp.5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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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풋풋하고 정겨운 창작동화 열두 편
한의사로 일하는 동시에 <한국어린이문학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어린이문학'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 오던 박철수 님의 첫 동화집이 우리교육에서 출간되었다. 초등학생 어린 딸아이에게 짬짬이 들려주던 어릴 적 꿈과 이야기들이 열두 편 창작동화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 그래서인지 작품 속에는 작가가 살았던 정겨운 시골 마을의 풍경들과 그 풍경 안에서 뛰놀며 자라는 아이들의 꾸밈없는 생활세계가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다.
미감아로 태어나 시골 마을에 내려와 살게 된 한 여자아이와 그런 그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어했던 한 소년의 애틋함을 담아낸『다리』, 마을에서 통쟁이로 일하는 아버지. 그로 인해 자연히 아이들 틈에서도 궂은 일만 맡아 하던 행기에게 급작스럽게 일어난 심리적 긴장과 반항 심리가 결국엔 낫을 공중으로 던져 잡는 위험한 내기로까지 이어진다는 내용의『솔개의 눈』, 나이는 많지만 늘 바보같아 보여 무시하던 용대 아재를 향해 따뜻한 마음의 눈을 떠가는 이야기『학』, 무속 신앙의 하나였던 '제웅'을 소재로 전개되는 이야기로서, 제웅에 넣어 둔 돈을 빼가려 했던 두 아이를 통해 가난하게 사는 한 친구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의 마음이 담긴『제웅』, 그리고『닭서리』『비』『도둑』『각시방에 불 켜라』들도 이 책의 한 축을 이루는 작품들이다. 그 밖에도 우화 형식으로 잔잔하게 들려주듯이 쓴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키 큰 미루나무 가지에 삼층 집을 짓고 살아가는 어느 까치 부부의 이야기『까치 아파트』, 밤하늘에 떠있는 여러 빛깔의 별들을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풀어낸 작품『도라지꽃이 된 보라별』들도 소담스러운 맛을 준다. 이 책을 통해 드러난 작가의 장점은 사물을 보는 긍정적인 시각이다. 그 긍정적인 시각이 아이들의 꾸밈없는 생활세계, 그리고 우리 정서와 어우러져 한 편 한 편의 작품으로 표현되었을때 그 깊이와 맛깔스러움은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