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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인의 말 | 두번째 시집을 상재하며
6 여는 시 | 먼 바다 건너 귀향 8 축하의 글 | 제2시집 “먼 바다 건너 귀향 “ 출간 축하글 _ 조현민 제1부 삶의 시작과 마침 16 11월 말 오솔길 17 12월 동지 18 냉정한 침묵 19 단풍의 슬픈 소리 20 떠나가는 아스펜 나무 22 만경강 들녘 23 방황하는 영혼 24 부부의 불평 26 사랑의 소리 27 석양을 바라보며 28 선잠 29 세월이 가면 30 아쉬운 이별 31 여로-II 32 여름의 장막 33 오사카 성 34 전쟁 난민의 고통(팔레스타인 난민) 35 지평선 들녘에서 36 집 앞 우체통 38 피로 39 한여름 하루 40 한강 II 41 헤매는 밤 42 혹독한 여름 43 홀로 옷깃을 흔들면 제2부 행복은 경험이 아니라 느끼는 감정이다 46 Eco 호수 II 47 그런가 보다 48 꽃 속의 대화 49 낙엽의 소리 50 망설임 51 백일홍 웃음 52 비가 오는 밤 53 삶의 전망대 54 어머니 가슴 55 연민 외출 56 자유와 희망 57 청여(아침 이슬) 58 절뚝거리는 오리-ll 60 접시 꽃 옆에서 62 추수 감사절 63 친구 64 텅빈 머리 65 하얀 서리 66 한 번쯤 67 행복과 고통의 교차로 68 현상과 현실 69 혹독한 낙엽의 이별 ll 제3부 아름다운 추억과 그리움 72 6월 행진곡 73 가 보려나 II 74 가을이 오는 소리(송광사) 75 고통아 떠나라 76 교차로 77 교토의 게이샤 거리 78 그리움 79 너를 보내도 80 늙은 수다쟁이 81 록키 산의 가을 사슴 82 다니엘에게 ll 84 병상의 대화 85 사랑의 꽃 86 삶도 그렇다 88 삼선 간짜장 90 비보의 슬픔 91 이름을 남기고 92 온천 거리(교토) 94 짝사랑 정수 95 청여와 잎 96 초가집 동네 97 추억의 먼지 98 코스모스 환영식 제4부 성공한 인생 100 10-4 인생사 101 가을 천상의 꿈 102 가을의 이별-2 104 공원 속에 하루 105 국화꽃 이별 106 금빛 이별 107 꿈속을 걷다 108 단풍의 소리 II 109 대나무 숲길- 치쿠린에서(교토 일본) 110 동장군 집 앞 111 된장국에 화분을 넣었다 112 모래밭에 사과나무 114 들녘의 사계절 115 봄의 첫 입김 116 사랑의 교차로와 평행선 118 삶의 시작 119 새 한 마리 120 생각해 보니 121 자연의 한 가족 122 어디 있느냐 124 자식 125 전주천 서쪽으로 가면 126 즐거운 잔치 127 초대장 128 푸른 짝사랑의 비밀 129 하늘 호수 단풍 퍼레이드 II 제5부 잘 익은 열매의 기도 132 가을이 오면 133 눈 망울 134 눈을 감는다 135 텅빈 동자보살 136 망각의 하느님 137 사랑은 오래 참습니다 138 새벽 기도 139 새해의 희망 140 아쉽다 141 아침 기도 142 연꽃 143 우물 속 나의 영혼 144 일요일 아침 145 잠시 눈을 감는다 146 저녁 기도 II 147 조건 없는 사랑 148 한 해를 보내며 149 호수의 안개 천사 ll 150 홀로 ll 151 홀로는 해설 154 해설 | 디아스포라의 영혼과 내면적 귀환 _ 이지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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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오솔길
냇가 오솔길은 스산한 바람과 말라버린 풀들이 흐르는 물 소리를 자르며 외롭고 쓸쓸한 길이다 태양은 더 멀리 떠나고 회색 구름이 장막을 치면 오솔길은 더 외로워진다 11월 말 오솔길에 벌거벗은 나무는 부동자세로 동장군을 맞을 준비한다 철통같은 방어는 살아남는 버팀목이다 12월 동지 한 해 한 해 12월은 못내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서운함과 즐거움이다 어른은 뒤돌아보는 한 해요 젊음은 즐거움 해의 축제이다 12월은 긴 밤의 여운을 남기고 새해의 희망을 꿈꾼다 저녁은 두꺼운 장막으로 여명은 멀리 서성이고 어두움에 촛불을 켜고 나를 응시한다 이번 동지는 왜 다를까 육체는 늪 속에 허우적거린다 냉정한 침묵 냉정한 침묵은 거리를 둔 전쟁이다 다툼으로 대화가 없는 침묵이다 반성 없는 혼자의 시간이다 서로 내적 주파수가 없는 이방인이다 끈이 떨어진 자체이다 냉기가 최고로 오르면 온기가 넘어오지 못한 장벽이다 주파 메아리를 맞추는 중이다 온기가 사랑의 주파수로 오면 끊어진 대화가 열린다 침묵과 대화는 자주 일어나는 인생사인 것 같다 냉정한 침묵은 더 높은 사랑의 메아리가 올 때까지 어두움으로 가려진 장막 속에 머문다 단풍의 슬픈 소리 여름 내내 즐거운 하루 차가운 이슬이 찾아왔다 즐거운 행복과 사랑을 접고 남겨두고 떠날 채비를 하라는 경고에 옷을 새로 단장한다 떠나는 시간에 억센 바람 하늘 높이 서 있는 나무는 이별을 준비한다 그들의 이별 시간은 우주의 시계이다 참 어쩔 수 없는 순리에 단풍은 소리 없이 순종한다 들아오지 못 할 이별을 알면서 떠나가는 아스펜 나무 아름다운 둥근 식탁에 앉으면 창 넘어 앙증 맞은 예쁜 아스펜 나무가 나를 마주보고 웃는다 식탁에서 즐거운 만남이며 사랑스러운 인사를 한다 너처럼 청순한 자태와 웃는 얼굴로 살고 싶다 언제부터인가 너는 슬픔과 고독으로 외로워 보였다 무표정과 외로움에 서 있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모습은 초라하고 웃음은 사라졌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창 넘어 슬픔으로 바라본다 참 아름답고 젊은 네가 말라가는 피부와 물기 없는 얼굴을 바라보는 심정이 안타까웠다 왜 떠나는 준비를 할까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신다 너무 빠른 이별이다 사계절의 섭리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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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 일부
오금석 시인의 『먼 바다 건너 귀향』 디아스포라의 영혼과 내면적 귀환 - 이지선 - 오금석 시인의 시 세계는 ‘떠남’과 ‘돌아감’이라는 순환 구조 속에서 형성되는 내면의 순례 문학이다. 그의 시에는 이민자의 시간, 곧 디아스포라적 존재가 경험하는 상실과 회귀의 정서가 흐르고 있다. 콜로라도의 산맥과 호수, 그리고 고국의 계절들이 교차하는 시 공간 속에서 시인은 잃어버린 고향을 자연의 상징과 신앙의 언어로 치환하며 이주와 단절의 체험을 초월적 화해의 언어로 변주한다. 오금석 시인의 시는 단순한 이민 서정이 아니라, ‘타지에서 존재를 다시 세우는 자의 언어적 수행’으로 읽힌다. 오금석 시인에게 디아스포라란 물리적 이동의 사건이 아니라, 내면의 영토를 재건하는 정신적 과정이다. 이때 자연은 상실의 배경이 아니라 ‘귀환의 통로’로 작동한다. 호수·산·꽃·낙엽 등의 자연 이미지는 모두 정착의 불가능성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회복하려는 시인의 영혼을 반영한다. 이러한 시적 구조는 유대인 디아스포라 문학이나 중남미 망명 시인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그리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체스와프 미워시Czesław Miłosz의 정신적 귀향 의식과도 상통한다. 그들 모두는 잃어버린 ‘땅’과 ‘언어’를 대신하여 신앙·기억·자연을 내면적 고향으로 삼았다. 오금석 시인 또한 이와 같은 계보 위에서 한국 이민 시단의 한 축을 이루며 ‘영혼의 디아스포라’라는 독자적 미학을 구축한다. 문학사적으로 볼 때 근대적 이주 서사의 ‘비극적 고립’을 넘어선 신新영성적 리얼리즘의 형태를 보여준다. 이는 육체의 유랑이 아니라 존재의 숙명적 이동에 대한 성찰이며, 결국 신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을 회복하려는 시적 구도의 과정이다. 따라서 오금석 시인의 작품은 디아스포라의 정체성을 단순한 ‘타향의 서러움’으로 환원하지 않고 그 속에서 사랑·신앙·기도로 연결되는 영적 회복의 서사를 완성한다. 시인이 보여주는 디아스포라적 정체성은 ‘잃어버린 고향을 신앙으로 번역하는 시적 행위’이며, 그 행위 속에서 시인은 이민자의 고독을 ‘기도의 언어’로 성화聖化시킨다. 오금석 시인의 시학은 이주와 망명의 상처를 초월하여 인간 존재의 본질적 귀환, 즉, 영혼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적 여정을 그려낸다. 1. 시인 오금석의 시집 제1부 「삶의 시작과 마침」은 생애적 체험을 바탕으로 자연의 순환과 인간 존재의 유한성을 겹쳐 놓은 서정적 시 세계로 이루어져 있다. 시인은 미국 콜로라도로 이주하여, 한인 사회 속에서 활동하며 시적 정체성을 확립한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시에는 물리적인 이주의 경험뿐 아니라 고향과 타국 사이에서 생겨나는 이중의 소속감과 내적 분열,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된 고독과 침묵의 정서가 깊이 배어 있다. 이러한 내면의 진동은 제1부 전체를 흐르는 주된 정조로 작용하며, 동시에 디아스포라 문학의 본질적 특징을 보여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특히 1부에서 그려지는 자연적 이미지와 계절이 눈에 띈다. 그의 자연 이미지는 언제나 감정의 은유로 기능한다. 「떠나가는 아스펜 나무」에서 시인은 창 밖의 나무를 통해 자기 자신을 비춘다. “청순한 자태와 웃는 얼굴로 살고 싶다”던 나무는 어느새 “무표정과 외로움에 서 있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자연의 변모가 인생과 삶을 은유한다. 이 시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외로움의 미학화다. 그는 이별의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그것을 자연의 질서로 받아들인다. 시인은 “사계절의 섭리이다”라고 쓴다. 이 짧은 문장은 운명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상징하며, 숙명적 순응과 내면의 평화를 보여준다. 또한 오금석 시인의 정체성 확장은 「전쟁 난민의 고통」이나 「혹독한 여름」과 같은 시편에서는 개인적 정서를 넘어, 인류 보편의 고통에 대한 공감으로 보여진다. 특히 팔레스타인 난민을 다룬 「전쟁 난민의 고통」은 시인의 이민자적 감수성이 타인의 상처로 확장된 사례다. 그는 “창가에 상처가 서리처럼 붙여 있다”고 표현하며, 타인의 고통을 자기 내면의 추위로 전이시킨다. 이러한 감정 이입은 경계의 문학, 즉 국적과 민족을 초월한 공감의 언어로서 디아스포라 문학이 지닌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창가에 상처가 서리처럼 붙어 있다 고통스러운 눈물이 고드름처럼 내려져 있다 하루하루 삶 속에 솟구치는 고통이 심장 깊이 자리 잡는다 가슴과 심장 속에 파고드는 칼날 같은 아픔이 오늘도 떠나지 않는다 슬픔의 홍수로 눈이 하늘로 응시한다 고통스러운 상처의 고착화 헤매는 밤 새벽이 오기를 기다린다 전쟁 없는 아침을 빌며 기도 속에 눈을 감는다 ― 전쟁 난민의 고통 (팔레스타인 난민) 오금석 시인은 이민자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서술하지 않으면서도, 그 정신적 풍경을 자연의 이미지 속에 투영하는 방식으로 디아스포라적 체험을 형상화한다. 그의 시는 현실의 고통을 폭로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 대신, 조용한 내면의 언어로서 침묵과 메아리의 서정을 구축한다. 이러한 점에서 오금석 시인의 시는 ‘정적의 디아스포라’, 혹은 ‘관조의 이민 문학’이라 부를 만하다. 그의 시 세계는 아직 한국어라는 모국어의 울타리 안에 머물러 있지만, 그 언어 속에서 이미 타국의 공기와 시간의 냄새가 묻어나온다. 이민자의 문학은 결국 언어의 기억을 지키는 문학이다. 오금석 시인은 낯선 대지 위에서 고향의 말과 정서를 지켜내며, 그 언어로 자신의 이주 삶을 기록한다. 그가 창밖의 아스펜 나무를 바라보며 느낀 고독은 단지 한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유하는 ‘떠남의 슬픔’이다. 따라서 「삶의 시작과 마침」은 단순한 자연 서정시가 아니라 기억과 정체성을 자연의 질서 속에 재배치한 정신적 자서전이다. 그 속에서 시인은 사라지는 것들을 애도하면서도 동시에 그 애도의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회복한다. 고독은 그에게 죽음의 예고가 아니라 존재를 견디게 하는 언어의 장벽이다. 그는 그 장벽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오히려 그 침묵을 시로 바꾼다. 2. 제2부 「행복은 경험이 아니라 느끼는 감정이다」는 삶의 수용과 내면의 평화로 나아가는 서정적 전환점을 보여준다. 시인은 여전히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중심에 두지만 그 자연은 상실과 단절의 배경이 아니라 감정과 존재가 조화롭게 흐르는 명상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그의 시는 전체적으로 “느낌”과 “감정의 깊이”를 통해 행복의 본질을 탐색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행복은 사건이나 결과가 아니라 감정의 순간적 체험, 즉 내면에서 ‘느껴지는 진동’으로 정의된다. 시인은 이러한 감정의 진폭을 자연의 현상 속에서 발견하며, 인간의 감정이 자연의 리듬과 맞물릴 때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