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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인의 말 | 제3시집 ‘석양의 길목에서’를
상재上梓하며… 6 여는 시 |내 인생의 이슬방울 속삭임 제1부 시간의 그리움 14 작은 바위 16 이별에 흐르는 고뇌 18 연민의 날개 20 여순 밥상 22 여순 성산에 올라 23 입춘대길 24 아잘레아Azalea 25 아빠의 짝사랑 28 시간의 고마움 29 소식 30 수채화 인생 32 성모상 앞에 서면 33 성금요일과 예수 34 석양과 아침 인사 35 서리가 내리면 36 서러움뿐이다 37 새벽의 쓴맛 38 삼월 저녁 진달럐 39 삶이란 40 사진에 물어본다 제2부 밀려오는 그리움 42 사순절 43 사랑의 손길 44 사랑의 성령 45 사랑의 불씨 46 사라진 존재 47 봉선화 필 때 48 봄의 향기 49 봄의 찬미 50 봄날 아침 기도 51 봄과 제비 52 봄 청소 54 봄 향연의 소리 54 내 가슴에 살포시 키스로 안긴다 55 별 하나 56 벌들의 슬픔 57 벤자민의 편지 58 베푸소서 59 발걸음을 멈춘다 60 바람도 슬퍼한다 62 밀려오는 그리움 제3부 내 인생의 이슬방울 속삭임 66 믿음 67 미지의 여인 68 무거운 수레 69 맨해튼 70 딸이 온다 71 두꺼비 눈두덩 72 동백의 사랑 73 돌아오는 새 배를 타고 싶다 74 담장 밑 봄 소리 75 단체의 수레 76 내 인생의 이슬방울 속삭임 78 다람쥐의 출현 80 눈이 꼬인다 81 눈바람 82 눈 덮인 록키 산봉우리 83 눈 내림 84 노을 석양 저녁 85 노년의 짝사랑 정수 86 노년의 전망대 - Revised 87 노년의 자식 제4부 고마움으로 90 나비의 만남 91 꿈속에 그대 92 금산사 가는 길 94 고통의 소리 96 고마움으로 97 고독이 얼굴에 내린다 98 고독과 명상 99 감사함 100 가슴속 당신 101 The various wishes and longings 103 Hi Daddy 104 Daughter is Coming 106 10. 19의 두드림 108 4월의 봄 110 1월 말 하루 111 홍매화 꽃을 보며 112 하얀 산봉우리 113 하루하루 기적 114 프란체스코 교황 116 텅빈 머리 117 크레멘타인의 6월 118 코스모스 120 친구 제5부 시향을 찾아서 122 사랑은 123 사랑뿐 124 나이만 먹었네 125 첫사랑 126 눈물 난다 127 화장실 128 자동문 129 걸음마 130 마누라 131 노년은 132 진달래 133 정리해 보세요 134 주님의 첫사랑 137 조건 없는 사랑 138 삶 속에 시인 140 흔들리며 피어오른 향기 142 “잘 놀다 간다” 라고 144 마음의 고독과 평온 147 전주천을 따라 걷다 149 하얀 하늘의 입맞춤 150 새벽이 온다 152 저녁으로 눕는 삶 153 마음이 자리를 비운 오후 154 모래의 침묵을 넘어, 갈기의 함성으로 156 비움 157 간지러움 해설 160 이지선 | 석양, 향기로 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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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과 우뚝한 자세
통한의 세월 작은 바위가 있다 여순 항쟁에 물은 잠깐 흐름을 멈추고 인사를 한다 길고도 깊은 상처 첫 대면이다 손가락 총이 범람할 때도 뿌리 깊게 수호자처럼 버팀목이다 살아있는 물에 순천 유족 회관이 안식처와 쉼터이다 물이 잠시 후에 바다로 흘러가면 작은 바위는 반 바지로 서 있다 무슨 연고인지? 10.19 사건은 국민을 살해한 나라 내주는 사랑과 침묵은 버팀목의 작은 바위이다 숨죽여 사는 후손에게 작은 바위는 서 있다 --- 「작은 바위」 중에서 우리의 고뇌는 죽은 자와 못 다한 가족의 슬픈 이별이다 슬픔을 외면하며 방치한다 그러나 내면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는다 이 세상에 아름다운 이별은 없다 그냥 참고 사는 것이다 죽음은 순리이다 우리와 이별이다 참 매정한 법칙이다 참 만남은 서로 끌어안고 뜨거운 가슴으로 안는다 삶은 경주가 아니며 여행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곳과 좋은 사람을 만나며 사랑을 나누며 간다 이별은 살아있는 자에게도 죽은 자에게도 있다 인사 잘하는 이별은 하늘의 축복이다 꽃잎은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는다 --- 「이별에 흐르는 고뇌」 중에서 청아한 이른 아침 홀로 날아와 앉은 Baltimore Battle 새가 있다 연민의 눈시울로 응시하며 날아 창문을 두드린다 유리창 미끄러지 듯 내려와 다시 앉는다 주저 없이 다시 창문으로 날아든다 두리번거리며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창문에 부딪친 외로운 새 먼저 떠난 애인 그리움에 연민의 날갯짓으로 연인을 회상한다 마치 바위에 몸을 던지듯 고통으로 깃으로 받아 품는 Baltimore Battle 새 --- 「연민의 날개」 중에서 그녀의 자태 늘 그렇듯 활짝 핀 목화였다 진실과 평화의 몸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름다움 안에 눈과 마음을 땅 밑에 묻고 발이 안 떨어지는 찰흙 같은 향기 향기는 한없이 펼쳐 있는 여순 들판이다 버들은 황혼 빛 석양에 기대어 평화로운 기도로 휴식을 한다 복사꽃 향기로 새색시가 되어 밥을 짓는다 첫 밥은 여순 10.19의 밥상이다 어느 날 그녀는 아무런 소리 없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두려움과 걱정이 머리를 가로지른다 그러나 그녀의 사랑 자태 속 옷자락에서 수국의 애절한 역사의 진실이 스며들어 더욱 애타게 한다 그녀의 향기는 평화스런 자태보다 심장과 영혼 속에 스며들어 눈을 감게 하고 그녀의 두드림으로 통한의 세월을 다시 만난다 --- 「여순 밥상」 중에서 옛 여수 순천 성산은 도도한 세월의 흐름에 말이 없다 애도하는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 자기를 쉬이 내주지 않으면서도 평범한 산행 길을 내주었다 피 바다의 슬픈 자태를 찾아볼 수 없다 권력과 탐욕의 잔인한 피의 흔적이 없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탄의 역사가 물줄기 되어 흐른다 --- 「여순 성산에 올라」 중에서 만물이 소생하는 새해의 시작 절기 문지방에 입춘대길 걸어 놓고 입춘 방에서 시를 쓰기 위해 종이를 펴면 새로운 희망과 사랑이 찾아온다 수줍게 옆에서 펜 속으로 살며시 얼굴을 내민다 --- 「입춘대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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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석 시인의 『석양의 길목에서』
석양, 향기로 남다 이지선 오금석 시인의 『석양의 길목에서』는 시간에 대한 사유에서 수용으로 나아가는 시적 여정을 담고 있다. 제1부 「시간의 그리움」에서 제5부 「시향을 찾아서」에 이르기까지 이 시집은 개인의 기억과 역사적 체험, 가족과 신앙, 삶의 성찰을 하나의 흐름 속에 배치하며 인간이 시간을 통과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을 조용히 증언한다. 여기서 시인이 말하는 시간은 삶을 밀어내고 감싸며 끝내 흔적으로 남는 실재로 남는다. 이 시집은 그리움에서 출발하여 고마움에 이르는 정서의 흐름을 보여준다. 사진, 안개, 낙엽, 석양과 같은 이미지들은 모두 사라짐을 전제로 하지만, 그 사라짐 속에서 남는 것들이 언어로 재탄생된다. 오금석 시인의 시는 시간을 붙잡으려 하지 않는다. 대신 시간과 함께 늙어가며, 그 흐름 속에서 삶을 다시 바라본다. 그 점에서 이 시집은 회고를 넘어선 시간을 살아내는 한 인간의 기록으로 읽힌다. 읽고 난 뒤 독자에게 남는 것은 강한 표정보다 오래 지속되는 향기다. 그 여운은 시간이 지나며 점차 고마움으로 바뀐다. 오금석 시인의 시가 조용히 오래 가슴에 남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 세월을 견뎌낸 언어 제1부에 수록된 시편들은 시집 전체의 정서적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작은 바위」, 「여순 밥상」, 「여순 성산에 올라」와 같은 작품들은 개인적 체험을 넘어서 한국 현대사의 상흔이 스며든 장소와 사물을 호출한다. 작은 바위와 밥상, 산과 들판은 말없이 시간을 견뎌온 존재들로 등장하며 그 침묵 속에서 역사의 무게가 드러난다. 시인은 직접적인 고발이나 감정의 과잉 대신 물과 바위, 말 없는 풍경을 통해 시간을 응시한다. 이러한 방식은 독자에게 과장 없는 인식의 깊이를 남긴다. 또한 가족을 다룬 시편들은 시간 인식을 확장한다. 「아빠의 짝사랑」과 「수채화 인생」에서 부모의 삶은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랑과 기다림의 시간으로 그려진다. 아버지의 사랑은 뒤에서 지탱하는 힘으로 남고 어머니의 희생은 해가 지는 풍경 속에 스며든다. 이 시들에서 시간은 잃어버리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이해에 이르는 길로 제시된다. 가난은 낭만이다 화장을 지우면 별로이다 해 뜨는 일출에 아버지의 사랑을 배웠고 해 지는 석양에 어머니의 희생을 배웠다 고달프지 네 속을 내가 다 안다 엄마 무릎 앞에 오래오래 울었다 인생살이 소풍이었나 고행이었나 물으면 내 자식 다 만나 소풍이었지 우리는 같이 온 소풍인 줄 알았는데 떠날 때는 소리 없이 각자 떠나는구나 하늘에 올라가면 하느님께 혼날 일만 남았구나 세월은 인생을 수채화로 만들었구나. ― 수채화 인생 시인의 시적 태도는 삶을 평가하거나 단정하지 않고 시간이 남긴 흔적을 차분히 바라보는 시선에서 비롯된다. 오금석 시인의 시에서 시간은 극복의 대상으로 설정되지 않는다. 시간은 인간이 살아가며 함께 통과해야 할 조건이며, 매 순간을 감싸는 배경으로 놓인다. 시인은 시간 속에 자리한 사물과 사람을 통해 삶의 결을 드러낸다. 그로 인해 이 시들은 주장보다는 축적에 가까운 인상을 남긴다. 대표작 「삶이란」은 이러한 사유를 질문의 형식으로 확장한다. 이 시에서 삶은 하나의 정의로 묶이지 않음으로써 태어남과 사라짐, 성장과 일상, 목적지와 여정을 나열하며 삶의 복합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시인의 질문은 해답을 강요하지 않고 독자 스스로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게 만든다. 오금석 시인의 시는 반복과 나열, 담담한 시어를 통해 시간을 기록한다. 신앙을 다룬 시편들에서도 확신보다 감사와 부족함의 인식이 먼저 드러난다. 이는 삶 전체를 관통하는 시인의 태도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