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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너머 비평 너머
갈망, 사유 그리고 애정의 비평
배형민
한밤의빛 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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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top20 10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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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애정의 비평 10

1 말과 얼굴
초상 ─김수근과 승효상 26
파편과 체험의 언어 1 ─1980년대 건축 담론 50
파편과 체험의 언어 2 ─민현식 콘트라 유걸 66
냉철한 애정 ─신경섭 90

2 사유와 감각
건축에 대한 건축 ─김승회와 경영위치 110
움직이는 미학 ─최욱과 101 132
동시대 건축의 즐거움 ─임재용과 OCA 158
보이지 않는 건축 ─최문규와 가아건축 176
건축의 시간 ─조민석과 매스스터디스 194
사유의 경계 ─승효상과 이로재 214

3 텍토닉스
세우다, 쌓다, 덧대다 ─이정훈과 조호건축 244
기물의 건축 ─조병수와 BCHO 262
텍토닉 카르마 ─조남호와 솔토지빈 288
건축 너머 건축 ─전진홍·최윤희와 바래 310

감사의 글 336
미주 340

저자 소개 1

건축 역사가, 비평가, 큐레이터이며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교수를 지냈다. MIT에서 건축 역사, 이론, 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두 차례 풀브라이트 스콜라를 지냈다. 대표적인 저서로 The Portfolio and the Diagram, 『감각의 단면: 승효상의 건축』, 『한국건축개념사전』, 『의심이 힘이다: 배형민과 최문규의 건축 대화』, 『건축 너머 비평 너머』가 있으며, 전시 플랫폼 ‘집의 체계’를 총괄 기획했다.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운영위원장으로 아카이빙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초대 감독, 제5회 광주폴리 총감독,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터를 두
건축 역사가, 비평가, 큐레이터이며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교수를 지냈다. MIT에서 건축 역사, 이론, 비평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두 차례 풀브라이트 스콜라를 지냈다. 대표적인 저서로 The Portfolio and the Diagram, 『감각의 단면: 승효상의 건축』, 『한국건축개념사전』, 『의심이 힘이다: 배형민과 최문규의 건축 대화』, 『건축 너머 비평 너머』가 있으며, 전시 플랫폼 ‘집의 체계’를 총괄 기획했다.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운영위원장으로 아카이빙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초대 감독, 제5회 광주폴리 총감독,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터를 두 차례 역임했다.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 ‘기후미술관’으로 레드닷 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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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468g | 130*190*22mm
ISBN13
9791198043320

책 속으로

불확실성의 시대, 정해진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면 현재로 미래를 조금씩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실험의 역할이다. 그래서 시행착오의 부산물은 그 어떤 미래 도시의 이미지보다 중요하다. 미역 플라스틱의 쪼가리들이 당면한 현실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 불확실한 미래는 실험을 요구하고, 실험의 핵심은 과정에 있다. 바래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결과는 과정의 한 모멘트일 뿐, 모든 것은 과정이다. 지금의 미래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건축 너머 비평 너머』는 한국 현대 건축에 관하여 지난 반세기를 넘는 시간을 다룬다. 그동안 진화한 나의 생각, 역동하는 한국 현대 건축, 그리고 방대한 건축과 비평의 역사에 기대었다. 인류 문명과 함께해 온 건축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규범들을 품고 있다. 공간, 물질, 디테일, 조직. 이런 규범들을 한국의 현대 건축을 통해 읽어내지만 그것을 고정불변의 가치로 설파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변하고, 건축과 비평이 변하고, 그와 함께 글 쓰는 이도 변한다. 여기에 실린 글은 변화의 궤적을 잇는 매듭이다. 이는 과거가 되었다고 무의미해지지 않으며, 현재의 동인이자 열린 미래를 향한 고리다. 갈망, 사유, 그리고 애정의 순환을 잇는 글들을 모아 책을 만들었다.
--- 「서문」 중에서

한국 건축이 정체성 논란에 휘말린 가장 유명한 사건은 김수근이 설계한 ‘국립부여박물관’의 왜색 논쟁이다. 사건이 터진 1967년, 김수근은 스타 건축가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30대 중반을 채 넘지 않은 젊은 나이였지만 국민 건축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군사 정권이 복고적인 문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고, 한일 국교 정상화에 반일 감정이 고조되던 시점이었다. (…) “부여박물관은 전통 한국식이냐, 왜색이냐”를 놓고 역사가, 건축가, 예술가, 그리고 건축에 별 관심이 없던 대중까지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젊은 건축가, 아내가 일본인이던 김수근은 사실상 한국과 일본의 전통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의 건축은 물론 김수근 본인까지 심판대에 오른 것이다.
--- 「초상」 중에서

1990년대 열린 사회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자유가 한국 사회 모든 방면에 발산되었다. 건축계도 물론 예외가 아니었다. 건축의 허가와 심의 제도, 설계 사무소의 노동 조건, 대학 교육 등 건축계 전반에 대한 쇄신 운동이 진행되었다. 긴 독재 시기에 막혀있던 정보와 통제되던 교류도 풀리기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졌고 잡지와 책을 통해 해외 정보가 바로 전달되었다. 조직형 사무실이나 김중업·김수근 같은 거장 수하에서 훈련받던 건축가들이 독립하여 자신의 창작 세계를 펴고자 했다. 1980년대에 해외 유학을 떠난 젊은 건축가들과 학자들이 귀국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다변화된 시대와 함께 건축 담론에 대한 갈망도 깊어졌다. 젊은 건축가들은 자신의 작업을 어떻게든 말로 표현하고자 했다.
--- 「파편과 체험의 언어2」 중에서

그가 추구하는 미학은 열린 미학이다. 최욱의 한옥은 아름다운가? 이 질문은 한옥 자체에 대한 질문이 아니다. 모두 한옥으로 이루어진 600년 전 도시가 아니라 굴곡의 역사가 겹겹의 공간을 만든 현재에 관해 묻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한국의 도시에서, 건물 그 자체가 아름답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른다. (…) 도시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예지자들의 개발 논리 앞에서 위태롭기 짝이 없다. 우리는 이들의 욕심으로 돌이킬 수 없는 많은 것을 잃었다. 도시마다 위기의 종류는 다르다. (…) 우리는 또 다른 종류의 문제를 앞에 두고,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최욱의 건축은 귀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움직이는 미학」 중에서

건축은 가장 인간적인 행위이기에 현실 속에서 낯설다. 괴테가 찬미했던 건축과 음악의 효과도 이런 낯섦의 양상이다. 추사와 제주가 서로 낯설지만 함께했던 것처럼 티스톤과 이니스프리는 제주와 잘 공존하는 이질적인 존재다. (…) 조민석의 ‘시간의 건축’이 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건축은 무엇인가’를 묻기보다 ‘건축은 무엇을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끊임없는 변화의 시대, 변하는 건축의 역할을 찾아가는 것이 건축 본연의 임무가 되었다.
--- 「건축의 시간」 중에서

피정센터의 완결성과 선곡서원의 가능성은 결과이자 과제다. 완결성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아주 긍정적인 평가다. 소설이든, 영화든, 건축이든, 완결된 작업은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다시 보는 지표가 되기 마련이다. 동시에 일종의 구속이기도 하다. 특히나 건축가 자신에게 그럴 것이다. 이제부터 ㄷ자 조직이 등장할 때 피정센터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 건축가가 “경계 위의 집”이라는 설득력 있는 이름까지 붙여준 이 집이 어떤 경계가 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건축가, 건축주, 사용자와 시민의 교감, 소통, 실천의 과정이 보여줄 것이다. (…) 완결성은 건축의 완성도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완결성은 경계가 있음을 널리 말한다. 내부의 역량을 다지는 보호막이되 그렇게 다져진 지식과 감성이 변할 수 있는 매개체여야 한다. 사유와 감각의 경계이되, 진입 장벽이 아니라 소통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 「사유의 경계」 중에서

사람도 건축도 생태계의 일부이기에, 숨 쉬는 건축은 부분과 전체가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게 한다. 부분과 전체가 이루는 생태계는 엄연한 현실이자 건축이 만들어가야 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다. 물론 기후 변화는 건축보다 말할 수 없이 방대하다. 대홍수, 사막화, 산불, 생태계의 교란은 이미 시작된 인류 문명의 구조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그 양상이 광범위한 만큼 이에 대응하는 방법도 다양해야 한다. 콘크리트의 문제만 보더라도 의존도 자체를 줄이는 것, 재활용, 생산 과정의 탄소 포집, 시멘트 대체재의 확장, 효과적인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여러 방법이 있다. 문제의 크기를 볼 때 건축이 미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기후 변화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건축은 다른 부분과 함께 건강한 전체에 기여할 수 있다.
--- 「텍토닉 카르마」 중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정해진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면 현재로 미래를 조금씩 만들어가야 한다. 이것이 실험의 역할이다. 그래서 시행착오의 부산물은 그 어떤 미래 도시의 이미지보다 중요하다. 미역 플라스틱의 쪼가리들이 당면한 현실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 불확실한 미래는 실험을 요구하고, 실험의 핵심은 과정에 있다. 바래의 힘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결과는 과정의 한 모멘트일 뿐, 모든 것은 과정이다. 지금의 미래는 이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 「건축 너머 건축」중에서

출판사 리뷰

한국 건축계가 오랫동안 기다린 책
: 한국 사회의 격동, 한국 현대 건축의 변화, 담론의 성장을 오롯이 담아낸 비평서


배형민은 역사가·비평가·큐레이터로서 건축, 미술, 디자인, 조경 등 많은 분야를 아우르며 활동하는 독창적인 지성이다. MIT 건축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30년간 재임했다. 2002년 MIT Press에서 출간한 The Portfolio and the Diagram은 세계 유수 대학의 필독서로 쓰일 만큼 탁월하다.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런던 카스 갤러리 등의 초청 큐레이터였고,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초대 감독과 제5차 광주폴리 총감독을 지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로는 2021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본상을 받았다.

그는 한국 건축사의 생생한 목격자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 건축의 태동을 이룬 1세대 건축가와 직간접적으로 마주했으며, 오늘날 한국 현대 건축의 주축을 이루는 건축가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오랫동안 교류했다. 한국 현대 건축의 역사와 현장을 가까이 지켜본 사람이며, 이를 고찰하고 기록한 증언자이고, 성장과 변화를 함께한 협업자이자 동반자다. 앞서 특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건축서를 쓴 적은 있으나, 한국 현대 건축 전반을 읽는 책을 펴내는 것은 『건축 너머 비평 너머』가 처음이다. 서울시립대학교 정년 퇴임을 앞두고 출간하기에, 하나의 맺음이자 새로운 시작으로서 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역동하는 한국 현대 건축, 방대한 건축과 비평의 역사, 나아가 건축의 미래에 관한 배형민의 사유가 이 책에 모두 집약되어 있다.

건축에서 비평이란 무엇인가
: 건축 너머 건축, 비평 너머 비평


배형민은 비평가가 작가와 가까워지면 이해관계가 얽히고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일반론이 건축 비평에서는 매우 제한된다고 말한다. 건축은 건설업과 관련한 전문 서비스 산업이므로, 비평이 시장의 이권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그래서 지은이는 건축가와 오랜 세월 가까이 교류하면서도, 창의적인 연구와 기획을 지속할 수 있었다. 물론 건축가와 비평가는 서로 다른 입장과 전문성을 존중하며 지속하는, 건강한 긴장 관계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배형민은 비평을 통해 건축을 평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평은 건축을 통해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비평은 우리를 ‘좋음’과 ‘싫음/나쁨’ 같은 단순한 대립이나 취향의 관점에서 벗어나게 한다. 개발을 위해 관료제에 봉사하는 도구로 취급되어 온 건축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자와 사용자, 도시와 시민의 관심과 애정으로 좋은 공간이 계속 확장될 수 있다고 믿는다. 협업 정신과 전문가 윤리를 중시하는 그의 자세는 각 장의 부제에 건축가 이름과 건축 사무소 명칭을 나란히 쓴 것에서도 엿볼 수 있다.

『건축 너머 비평 너머』는 한국 현대 건축의 궤적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기에 더욱 특별하다. 기후 위기와 사회 분열 시대에 건축의 역할을 되짚어보며 근본적인 변화를 지향하고 지금과는 다른 미래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건축 너머’를, 변화를 가만히 응시하는 태도가 아니라 좋은 건축에 관해 말하며 같이 대응하고 적극적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취한다는 측면에서 ‘비평 너머’를 말한다. 한국 현대 건축의 위상과 비평의 의미를 고민하는 이에게는 뚜렷한 이정표가, 좋은 공간과 건축의 미래를 탐구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확실한 길잡이가 된다.

한국 건축이 빚어낸 다양한 얼굴과 건강한 성취
: 한국 현대 건축을 입체적으로 읽어내는 단 한 권의 건축 교양서


현대 건축을 말할 때 여전히 해외 건축이나 외국 건축가를 중심에 두는 경우가 많고, 역사적 맥락과 서사를 바탕으로 한국 현대 건축을 다층적으로 서술하는 책도 충분하지 않다. 『건축 너머 비평 너머』는 지난 반세기 한국 건축의 흐름 속에서 한국 현대 건축의 다양성과 건강함을 펼쳐 보이기에, 이를 이해하고 싶은 독자를 위한 훌륭한 입문서다. 건축의 언어를 이해하도록 이끄는 세밀한 해설, 건축의 스케일과 디테일을 보여주는 도판, 구체적인 건축물과 건축가 등을 통해 한국의 도시와 건축이 지닌 다채로운 면모를 능동적으로 읽게 한다. 외국 건축을 선망하기에 앞서, 한국 건축에 축적된 건강한 성과와 세계적인 수준에서 토론할 만한 멋진 한국 현대 건축을 파악하는 입구가 되는 글이다. 지은이의 시선을 따라 한국 현대 건축의 면면을 관찰하다 보면, 좋은 건축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떤 공간에서 살고 싶은지 사유하고 직감할 수 있다.

『건축 너머 비평 너머』는 건축 현장과 내외부 공간, 재료와 디테일, 도시와 건축의 맥락을 보여주는 130여 컷의 이미지를 균형 있게 배치했다. 소개하는 건축이 대부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장소이기에 ‘현장을 걸으며 함께 보는 책’으로도, ‘방문을 대신해 경험하는 책’으로도 유효하다. 도판과 텍스트가 서로를 비추고 마주 보며 건축의 풍부한 표정을 보여준다. 고유하고 아름다운 본문 디자인 역시 이 책의 함의를 반영한다. 생각의 어우러짐, 우정과 긴장을 오가는 협업 정신, 평행하고 교차하는 건축적 은유를 담아낸 섬세하고 정교한 만듦새가 책에 깊이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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