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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예고하는 주의사항
상연 전_ 살인자 제1막 1장_ 피해자 2장_ 경찰관 3장_ 아마추어 탐정 막간 1_ 살인자 제2막 1장_ 피해자 2장_ 경찰관 3장_ 아마추어 탐정 막간 2_ 살인자 제3막 1장_ 피해자 2장_ 경찰관 3장_ 아마추어 탐정 종막 1장_ 경찰관 2장_ 아마추어 탐정 커튼콜 작가 후기 역자 후기 |
Takemaru Abiko,あびこ たけまる,我孫子 武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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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인물은 떨리는 오른손을 살며시 펴고 손바닥 위의 작은 유리병을 내려다보았다.
원래는 캡슐 모양 감기약이 들어 있었지만 지금은 바닥에 하얀 분말이 조금 담겨 있다. 시안화칼륨, 즉 청산가리였다. 이 병에 들어 있는 것만으로도 족히 50명 이상의 성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몇 년 전에 우연히 손에 넣어 아무도 모르게 숨겨놓았던 것이다. --- p.9 가쓰, 다쓰오, 히로코, 겐지. 모두 부모도 없거니와 자식도 없다. 서로를 제외하면 아주 조금이나마 피가 이어진 사람은 이 세상에 더 이상 없었다. 그러한 현실과 각자의 약간 특이한 내력과 경험이 그들 사이에 특별한 감정을 싹틔웠는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 극히 자연스러운 감정, 살의를. --- p.20 하야미 교조 경위의 직함을 전부 말하면 경시청 수사 1과 살인반 1계 주임이다. 키 185센티미터, 몸무게 90킬로그램의 거한이다. 유도 5단에 가라테(空手)는 3단. 올 4월에 서른여섯 살이 된다. 현재 독신이고 결혼한 적도 없다. 부모님을 십 년 전에 여의고 꽤 터울이 지는 남동생과 여동생을 뒷바라지하다가 남동생이 대학에 들어간 무렵부터는 연립주택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다. 남동생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형제들과 살던 집을 개조해 카페를 차렸고 그럭저럭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여동생도 이제 대학을 졸업할 예정이다. 요즘에야 교조는 자기 자신의 인생에 관해 생각하게끔 되었다. --- p.33 “그리고 다른 커피들은 전부 이상이 없었고요?” “그런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 커피에도, 포트에 남아 있던 커피에도 독은, 적어도 청산 계열 독극물은 들어 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 말인즉슨 히로코 씨가 커피를 마시기 직전에 누군가가 히로코 씨 잔에 독을 넣었다는 뜻인데요. 오늘 밤 이 댁에 있던 누군가가요.” 교조는 후루사와를 무섭게 노려보며 묵직한 투로 말했지만, 후루사와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 p.41 - 왜? 왜 그녀가 죽은 거지? 그 인물은 되풀이해 자신에게 물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 뭐, 됐어. 오히려 유리한 점도 없지는 않아. 계획을 다소 변경할 필요는 있겠지만. 그 인물은 원래 같으면 2월 5일에 죽었을 인물의 살해 계획을 다시 세웠다. 결행일은 이틀 후, 아니 정확하게는 이미 내일로 다가온 3월 22일이었다. - 이번에야말로, 이번에야말로 그 사람은 죽어야 해. 그렇지 않으면……. --- p.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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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 수사 → 추리’의 아주 단선적인 구조
용의자는 고작 네 명, 하야미 삼남매의 추리에 당신도 동참하라! * 참고: 작품을 좀 더 생생히 감상하시려면 아래 글은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작가는 책머리의 ‘주의사항’에서 용의자는 후지타 가쓰를 비롯한 미우라 겐지(가쓰의 동생), 구시다 다쓰오(가쓰의 조카), 구시다 히로코(가쓰의 조카)라고 밝힌다. 그 외 등장인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친절하게 부가 설명을 한다. 즉 고전적인 기법 그대로이다. 후지타 가쓰의 집에 식사를 하러 그녀의 변호사와 의사, 그리고 미우라 겐지, 구시다 다쓰오, 구시다 히로코가 모인다. 식사를 마친 후 가쓰는 몸이 좋지 않다며 의사와 먼저 자기 방으로 가버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기로 한다. 그런데 커피를 마신 순간 구시다 히로코가 괴로워하다 사망한다. 혹시 커피에 독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 하야미 교조는 부엌에 있던 각설탕에 독이 들어 있었으리라고 추정하고 수사에 나선다. 한편, 며칠이 지나 이번에는 용의자 중 한 명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은 시체로 발견된다. 이후 계속해서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들이 죽거나 행방불명되고 마는데…….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소설의 전개는 단순명료하다. 사건이 있고, 수사 상황을 보여주고, 여기에 추리가 더해진다. 플롯 역시 연극처럼 제1막, 제2막, 제3막으로 구성하였다. 이 단선적인 구조에 변화를 준 게, 막간에 삽입한 ‘살인자의 독백’이다. 독자로선 작가의 의도대로 범인을 추리해보지만 용의자들이 하나하나 사라지는 상황에선 두 손 두 발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처음 책머리의 ‘주의사항’으로 돌아가, 작가의 마지막 문장을 보자. “간단한 문제이니만큼 대부분의 독자는 종막 전에 진상을 간파하겠지만 백 명 중 한 명쯤은 모르는 분도 있지 않을까요. 당신도 그 한 명이기를 바랍니다.” 과연 작가의 이 도발에 독자는 어떻게 응전할 것인가? 작가의 말 밝고 즐거운 소설을 쓰려고 유의하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살인사건이 주류이고, 살인 동기는 쓰면 쓸수록 어두워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것이 딜레마입니다만 이 작품을 읽으실 때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증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모 탄산 음료수처럼 개운하고 상쾌한 미스터리입니다. 옮긴이의 말 하야미 삼남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하야미 삼남매 시리즈 《8의 살인》 《0의 살인》 《뫼비우스의 살인》은 기본적으로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본격 미스터리입니다. 쓸데없이 질질 끌지 않고 사건, 수사, 추리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기 때문에 전개도 빠르고 책장도 술술 넘어갑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웃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