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 고이 키워 온 꿀꿀이 잡는 날
2. 눈물로 범벅된 우울한 크리스마스 3. 스티로폼 밭에서도 새싹이 자라요 4. 비 오는 날은 엄마가 공치는 날 5. 부침개는 두껍게 부치면 맛이 없어 6. 외롭지 않은 아카시아 마을 사람들 7. 남들이 버린 음식이나 먹는 주제에 8. 아빠가 계신 곳에도 아카시아 꽃이 피었을까 9.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 봉필이 10. 너처럼 책을 잘 읽는 애는 처음 봤어 11. 까막눈 할아버지와 오줌싸개 동창생들 12. 아름다운 사람들끼리 모인 잔치 13. 마음속으로 들어온 불씨 하나 |
|
이제 은지는 그 불씨를 피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랑을 나누며 사는 일입니다. 아카시아 마을 사람들이 은지에게 그 비밀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이상 이제 은지에게 쓸쓸한 크리스마스 같은 건 없습니다.
--- p.186 |
|
은지는 일단 계단에 서서 주위를 휘휘 둘러봅니다. 웃고 잇는 사람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모두 웃고 있습니다. 뭐가 저렇게 좋은 걸까? 은지는 혼자 생각해 봅니다. 은지의 머릿속으로 영미와 아카시아 마을 아이들의 얼굴이 지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이 웃고 잇는 까닭을 알 것 같습니다.
--- p.21 |
|
'여기서도 새싹이 자란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생명이 있는 것은 어디서나 다 자라지. 아무리 척박한 땅에서도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린단다.' --- p.53 |
|
겨울이 점점 깊어 갑니다. 봉필이의 엄마가 돌아오지 않은 것처럼 아직 은지의 아빠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은지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차가운 겨울 속에 봄이 들어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요. 은지는 가슴을 활짝 폅니다. 눅눅한 습기가 가슴속으로 밀려듭니다. 하지만 그 습기는 이내 따뜻하게 데워집니다. 은지의 가슴속에는 불을 담은 화로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그 화로 속 불꽃은 영미가 지핀 것입니다. 축대 틈서리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고운 꽃을 피우는 풀꽃 같은 영미가, 살그머니 은지의 마음속으로 들어와 불씨 하나를 묻어 놓았습니다. 이제 은지는 그 불씨를 피우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바로 사랑을 나누며 사는 일입니다. 아카시아 마을 사람들이 은지에게 그 비밀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 비밀을 알고 있는 이상 이제 은지에게 쓸쓸한 크리스마스 같은 건 없습니다. 은지는 식탁 위에 양초 하나를 올려놓고 불을 붙입니다. 방 안이 아늑해집니다. 그런 다음 은지는 종이로 만든 피아노를 펼칩니다. 은지는 마음속으로 피아노를 칩니다. 방 안을 가득 채운 피아노 소리는 서서히 겨울 하늘로 퍼져 나갑니다. 은지는 피아노 선율에 마음을 실어 봅니다. '영미야, 고마워.' 은지의 마음을 실은 피아노 소리가 아카시아 마을을 향해 멀리 멀리 날아갑니다.
--- pp.186-1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