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玄兌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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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봐라, 사령들아. 네의 원전에 여쭈어라. 먼 데 있는 걸인이 좋은 잔치에 당하였으니 주효 좀 얻어 먹자고 여쭈어라.' 저 사령 거동 보소. '어느 양반이관대, 우리 안전님 걸인 혼금하니 그런 말은 내도 마오.' 등 밀쳐 내니 어찌 아니 명관인가. 운봉이 그 거동을 보고 본관에게 청하는 말이 '저 걸인의 의관은 남루하나 양반의 후예인 듯하니, 말석에 앉히고 술 잔이나 먹여 보냄이 어떠하뇨?' 본관 하는 말이 '운봉 소견대로 하오마는....' 하니 '마는'소리 훗입맛 사납겠다. 어사 속으로, '오냐, 도적질은 내가 하마. 오라는 네가 져라.' 운봉이 분부하여 '저 양반 듭시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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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님을 잠시라도 뵈오니 이제 죽어 한이 없나이다. 내일 본관 사또 생신 잔치 끝에 나를 올려 죽인다니, 서방님은 먼 제 가지 말고 옥문 밖에 서겼다가, 날 올리라 영(令)이 내리거든 칼머리나 들어 주오. 나를 죽여 내어 놓거든 다른 사람 손대기 전에, 싹군인 체 달려들어 나를 업고 물러나와, 우리 둘이 인연 맺던 부용당(芙蓉堂)에 나를 누이고 서방님 속옷 벗어 입혀 주고 나를 묻어 주되, 신산(新山) 구산(舊山) 다 버리고 서울로 올라가서, 선대감(先大監) 제절 하(除節下)에 은근히 묻어 주고, 정조 한식(正朝寒食) 단오 추석 선대가 시제(時祭) 잡순 후, 주과포혜(酒果脯醯) 따로 차려 놓고 술 한 잔 부어 들고, 나의 무덤 우에 올라서서 발 툭툭 세 번 구르고, '춘향아' 부르시고, '청조(靑草)는 우거진디 앉었느냐 누었느냐? 내가 와 주는 술이니 퇴(退)치말고 많이 먹어라.' 그 말씀만 하여 주오. 그 말밖에 할 말이 없오.'
--- p.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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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또 오느냐"
"호아송하다. 도련님이 다시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기생으로 아는 것이 아니다. 들으니 네가 글을 잘한다기에 청하노라. 여염집에 있는 처녀 불러 봄이 듣기에 괴이하나 꺼리지 말고 잠깐 와 다녀가라' 하시더라" 연분이 되려고 그러한지 춘향이 너그러운 마음과 깊은 생각에 문득 갈 마음이 났으나 어머니의 뜻을 몰라 한참을 잠자코 앉아 있다. 춘향 어머니가 썩 나앉아 두서없이 말하기를, "꿈이라 하는 것이 완전히 헛된 것이 아니로다. 간밤에 꿈을 꾸니 청룡 한 마리가 난데없이 벽도화 핀 연못에 잠겨 보이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하였더니 우연한 일 아니로다. 또한 들으니 사또 자제 도련님 이름이 몽룡이라 하니 꿈 '몽(夢)'자, 용 '룡(龍)'자 신통하게 맞추었다. 그러나 저러나 양반이 부르시는 데 아니 갈 수 있겠느냐. 잠깐 다녀오너라" ---p.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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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또 오느냐"
"호아송하다. 도련님이 다시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기생으로 아는 것이 아니다. 들으니 네가 글을 잘한다기에 청하노라. 여염집에 있는 처녀 불러 봄이 듣기에 괴이하나 꺼리지 말고 잠깐 와 다녀가라' 하시더라" 연분이 되려고 그러한지 춘향이 너그러운 마음과 깊은 생각에 문득 갈 마음이 났으나 어머니의 뜻을 몰라 한참을 잠자코 앉아 있다. 춘향 어머니가 썩 나앉아 두서없이 말하기를, "꿈이라 하는 것이 완전히 헛된 것이 아니로다. 간밤에 꿈을 꾸니 청룡 한 마리가 난데없이 벽도화 핀 연못에 잠겨 보이기에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 하였더니 우연한 일 아니로다. 또한 들으니 사또 자제 도련님 이름이 몽룡이라 하니 꿈 '몽(夢)'자, 용 '룡(龍)'자 신통하게 맞추었다. 그러나 저러나 양반이 부르시는 데 아니 갈 수 있겠느냐. 잠깐 다녀오너라" ---p.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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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시대를 뛰어넘어 영원히 읽히며 끊임없이 새로운 평가가 더해진다. 옛 것이면서 언제나 '현재'에 살아 있다는 점이 고전의 참다운 가치이다. 또 고전은 인생과 세계에 대한 선인들의 치열한 경험과 진지한 사색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고전을 보며 삶의 지혜오 용기 그리고 꿈을 얻는다.
흔히 '고전'이라고 일컫는 작품을 대할 때 누구나 그 내용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고전을 읽어 본 사람은 드물다. 제대로 된 고전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현암사에서 야심차게 기회한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고전'시리즈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쉽고 친근하게 다시 써 독자 누구나 쉽게 우리 고전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고전 읽기가 즐겁지 않았던 데에는 정신에 앞서 표현의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낯선 고사의 인용과 한문 어구의 빈번한 삽입, 익숙하지 않은 문어투와 내용 파악이 어려운 비문투성이의 긴 문장이 큰 원인이었다. 한글과 영어 시대를 사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우리 고전은 너무 어렵고 낯설고 재미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 이 시리즈를 펴내면서 글을 다시 쓴 필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 한문으로 된 문장은 우리말 글로 풀어 쓰고, 고사는 해설을 삽입하여 주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비문이나 번역투의 매끄럽지 못한 문장은 우리말 맞춤법에 맞추어 고쳐 써서 읽기 편하도록 가다듬어 옛 것, 어려운 것으로만 느껴지는 우리 고전 소설을 청소년을 비롯한 일반인 누구나 가까이 두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다른 특징은 각 작품마다 그림을 그려넣어 원작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책을 읽는 데 흥미를 더했다는 점이다. 청소년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우리 고전을 제대로 읽고 올바로 알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