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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의 밤 ·007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061너 혼자서? ·105꿈 공장 ·173크라이시스 액터스 ·227미토콘드리아 이브 ·267암흑 정수 ·317방랑자의 궤도 ·399잠과 영혼 ·435작가의 말 : 한국의 독자들에게 ·530옮긴이의 말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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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g E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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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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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의 장편 집필로 다져진 그렉 이건의 중단편 미학 인간 실존과 본질을 타협 없이 관통하는 하드 SF의 정수 “『잠과 영혼』 원본에 포함된 2020년대의 작품들은 20여 년에 걸친 꾸준한 장편 집필을 통해 응축된 작가의 생득적인 ‘문학성’이 일종의 임계점에 달해 꽃을 피운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그간 한국에 소개된 그렉 이건의 작품은 주로 중단편이었지만, 실제로 그는 장편 집필에 더 공을 들여온 작가다. 외계 지성체가 태양계를 격리했다는 설정의 데뷔 장편 『쿼런틴』부터, 고대 문명이 설계한 구조물이 대재앙으로 이어져 지구가 나선형으로 뒤틀린다는 설정의 최신 장편 『모든 하늘의 책(The Book of All Skies)』에 이르기까지, 그는 데뷔 이후 30년간 쌓은 15편의 장편을 발표했다. 그 집필 경험은 우주적 스케일의 세계관과 서사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여기에 개인적 역량이 더해져 번역가 김상훈의 표현대로 오늘날의 그렉 이건은 ‘문학적 임계점’을 돌파한 상태다.문학성이 강화됐다고 해서 하드 SF의 엄밀함을 조금이라도 타협한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비정할 정도로 정교한 과학적 사고실험을 끝까지 밀어붙여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정서와 존엄의 근거를 찾아내고, 이를 통해 하드 SF의 엄밀함이 문학적 서사와 어떻게 조화롭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두 번째 수록작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은 신혼여행으로 달 여행을 왔다가 지구에 발생한 원인 불명의 재앙으로 통신이 두절된 채 고립된 한 여성의 사투를 보여준다. 그는 젖먹이 딸과 살아남기 위해 배신과 죽음이 교차하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지구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작품은 벼랑 끝에 내몰린 인물의 내면과 황폐한 달의 풍경을 교차시키며, 절망과 고독 속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는 존재의 의지를 정교하게 그려낸다.세 번째 수록작 「너 혼자서?」는 뇌와 기계를 직접 연결하는 뉴럴 링크를 강제 이식당한 네 쌍둥이의 이야기다. 이들은 기억과 감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실험체로 사육되었으며, 성인이 되어서도 공유가 일상이 된 채 살아간다. 타인의 기억이 나의 것과 뒤섞이는 환경에서 성장하며 마주한 근원적 불안과 모호해진 자아의 경계를 파고드는 한편, 집단적 연결망에서 벗어나 고유한 단독자가 되려는 갈망과 그 집단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드러낸다.네 번째 수록작 「꿈 공장」은 반려동물을 SNS 마케팅 수단으로 착취하고자 전자칩을 이식해 환각을 가하고 본능까지 조작하는 기술이 만연한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이러한 기술의 기만성에 불쾌감을 느낀 인물은 반려동물의 순수한 꿈속 풍경을 보여주는 어플을 개발하며 생명의 존엄을 지키려 애쓴다. 하지만 기술이 의도와 다르게 역이용되는 과정을 겪으며 인물은, 이 거대한 흐름을 과연 거스를 수 있는지, 동물이 누려야 할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뇌한다.위와 같이 21세기의 그렉 이건은 고도화된 세계가 사람의 정신 영역을 침범할 때 생기는 실존적 틈을 비추며 인간 실존과 본질에 대해 질문한다. 과학적 엄밀함으로 쌓아 올린 그의 이야기는 삶의 밑바닥을 깊이 파고들며 하드 SF만이 가능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수학적 공리를 세계로 구축하는 가장 ‘이건’다운 상상력가짜 뉴스와 음모론, 비이성적인 현대 사회를 향한 통찰“그렉 이건의 서늘한 광기, 그리고 세계의 근간을 해부하는 통찰이 예리하게 살아 있는 완벽한 기록이다.”- 『로커스』이번 소설집은 그렉 이건이 전작에서 보여줬던 하드 SF의 정수 또한 담고 있다. 일곱 번째 수록작 「암흑 정수」는 전작 『내가 행복한 이유』에 수록된 중편 「루미너스」의 속편으로, 서로 다른 수학 체계를 가진 두 우주의 충돌을 막으려는 수학자들의 사투를 그린다. 추상적인 수학 공식이 현실을 무너뜨리는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설정으로 긴박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여덟 번째 수록작 「방랑자의 궤도」는 타인의 믿음이 물리적인 힘이 되어 사람을 특정 사상에 묶어두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인류의 정신이 뒤섞인 후 대다수는 거대한 신념의 늪에 머무르지만, 주인공은 어디에도 묶이지 않은 채 경계를 떠돈다. 어떤 믿음에도 굽히지 않고 그를 통해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묻는다.시의적이면서 사회 비판적인 시선도 날카롭다. 다섯 번째 수록작 「크라이시스 액터스」는 과학적 사실보다 자기 확신을 앞세우며 음모론에 빠져드는 현대 사회의 단면을 서늘하게 비춘다. 기후 위기를 부정하는 비밀 모임에 들어간 주인공은 자신이 세상을 속이는 거짓에 맞서고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의해 움직이는 인물을 통해, 각자가 믿고 싶은 것만 진실이 되는 시대가 마주한 위태로운 풍경을 그려낸다.여섯 번째 수록작 「미토콘드리아 이브」는 유전자 분석으로 인류의 뿌리를 찾는 유행과 그 뒤에 숨은 속임수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공통 조상 '이브'를 내세워 인류는 모두 한 가족이라고 외치는 단체와 그 화려한 모습에 홀린 사람들을 통해, 작품은 과학적 사실이 대중의 믿음과 만날 때 어떻게 또 다른 신화나 권력이 되는지를 보여준다.이처럼 다양한 층위의 작품들은 과학이라는 정밀한 렌즈를 통해 인간과 세계를 응시하는 그렉 이건만의 독보적인 시선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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