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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o Mell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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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할 수는 없죠. 이 이상한 사람이랑 같이 식료품점에 갈래요? 당신 발음을 몇 마디 더 듣고 싶거든요.”
“음, 예를 들면요?” “알루미늄이라고 해보세요.” “알루미늄이요?” 남자는 기분 좋게 귓가에 손나팔을 만들었다. “바로 그거예요! 음절이 하나 더 있는 거. 지금 알-루-미-니-움이라고 했어요. 너무 감동적이네요.” 여자는 미심쩍다는 표정을 지으려 했지만, 재밌어 하는 티가 났다. “감동을 쉽게 받으시나 봐요.” --- pp.12-13 이어서 프랭크가 그녀의 자리에 앉았다. 그가 보타이를 고쳐 매는 모습을 지켜보자, 어린 시절의 모습이 언뜻 스쳤다. 언제나 불안해하던 중학생이 졸업 앨범 사진을 찍을 때의 모습이랄까. 그는 기다란 속눈썹 아래로 카메라 렌즈를 올려다보며, 상대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듯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다시금 카메라에서 ‘팟’ 소리가 나자, 클레오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나, 이 남자를 정말 사랑해. 정말로. --- p.41 “이어서 어떤 목사님이 지나가면서 성경을 줬지. 그것 역시 소용없었어. 다음으로 정신과 의사가 지나가면서 당신이 그 구덩이에 빠진 건 우울증 때문이라며 약을 던져주었지만 소용이 없었어. 또 지나가던 한 허무주의자는 구덩이라는 게 실존하지 않는다고 상상해보라고 했지. 역시 통하지 않았어. 그 후로도 정치인과 지식인 등등 여러 사람이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효과가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러다 마지막으로 영적 지도자, 바로 진정한 현자가 구덩이 가까이 다가왔지. 그는 바닥에 있는 남자를 내려다보다가 그가 있는 아래로 뛰어내렸어. 우리가 한 명상이 바로 그런 거야, 조이. 누군가 너랑 같이 구덩이로 뛰어드는 거.” 카일이 기대에 찬 미소를 지으며 조이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 두 사람은 구덩이에서 어떻게 나와요?” “바로 그거야.” “이제 구덩이 속에 갇힌 사람이 둘이 됐잖아요.” 카일은 그녀의 팔을 꼭 쥐었다. “다음 주에도 보자.” 이 말을 남기고 카일은 자리를 떴다. --- pp.133-134 “뻔한 건 누가 벌써 다 갖다 썼더라고요. 우리는 결국 ‘비결은 손맛? 아니, 웍맛!’이나 ‘맛있는 먹거리? 그렇다면 웍거리!’ 같은 말을 억지로 만들어 썼죠….” “그것참 웍수로 힘드셨겠네요.” “이것 봐, 당신은 타고난 능력이 있다니까. 난 그때 캐치프레이즈로 ‘웍잘알!’이라는 말을 쓰고 싶었는데, 안 받아주더라고요.” 프랭크는 손바닥을 위로 한 채 책상에 얹었다. 저 손에 키스하면 어떨까. 우리 둘의 그 부분만, 내 입술과 그의 손바닥만이 교감하면 어떨까. 나는 손을 꼭 쥐고 앉았지만, 머리는 사탕 찾아 먹기 놀이를 하듯 계속 앞으로 쏠렸다. 난 지금 내 입술의 말만을 듣고 있었다. --- pp.234-235 그녀는 흐느꼈다. 프랭크는 마치 다른 사람을 바라보듯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역겨움과 강한 힘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는 자라면서 화내는 걸 허락받은 적이 없었다. 어떤 감정도 느껴서는 안 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분노가 다른 감정을 죄다 덮어버렸다. 수치심도, 후회도, 다정함도 모두 사라졌다.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아무도 날 건드릴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에 그는 취했다. --- p.284 클레오는 남편과 눈빛을 주고받는 여자를 지켜보았다. 그 안에는 무한한 자부심과 더불어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클레오는 깨달았다. 그것은 기쁨이구나. 이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구나. 여자는 남자의 아이를 가졌고, 웨스트 빌리지의 방 하나짜리 집에서 살고 있으며 그곳은 아무에게도 거짓말할 필요가 없는 공간이었다. 클레오는 생각했다. 난 이런 삶을 바랐던 걸까? 꼭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는 이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랐나? 하지만 프랭크와 결혼해버리다니, 이게 무슨 짓이지? 퀜틴과 결혼했어야 했어. 아니, 아무와도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어.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거지? 어떻게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지? 하지만 클레오는 그 답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각자의 진공청소기를 갖고 있는 이 부부는 그 답을 찾아냈다. --- p.343 산티아고는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앉아 통로를 굴러가는 기내식 카트를 바라보며 여행용으로 준비한 크랜베리 퀴노아 샐러드를 한 입 씹었다. 기내식은 ‘비긴 어게인, 슬림 어게인’의 금지 식품이었다. 들어본 적은 있으나 절대로 확인해볼 수 없었던 이야기가 있었으니, 바로 매끼 기내식에는 혹시나 추락 사고가 일어났을 때 생존할 수 있는 하루치 칼로리가 들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내식이 그토록 맛있었구나. 승객 여러분, 비상시에는 메인 요리로 제공되는 크림 치킨과 버섯 토르텔리니를 마구 드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 pp.369-370 클레오는 가슴을 와락 움켜쥐고 헐떡였다. “지금 날 떠나지 않았으니까 잘했다고 봐달라는 거야? 장난해? 프랭크, 미안하지만 자기 나랑 결혼했잖아.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함께하겠다고. 그러기로 했잖아. 자기가 서약했잖아. 약속했다고. 그런데 이제 와서 그 약속을 지켰으니 인정하라는 거야?” “우리 둘 다 그 서약을 왜 했는지 알잖아, 클레오. 나는 부유했고, 너는 가난했으니까.” “아, 닥쳐. 그런 이분법적인 헛소리 좀 하지 마. 그래서 이제 나는 아픈 쪽이고 자기는 건강한 쪽이라는 거야?” --- p.409 클레오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다시 강을 향해 돌아섰다. 사이렌 불빛이 반짝이면서 강을 환하게 비추었다. 빨강이었다. 맨해튼이 한 줌의 보석처럼 그녀의 눈앞에 펼쳐졌다. 파랑이었다. 저 도시는 사람이 떠나는 걸 절대 바라지 않지. 빨강. 그래서 모든 걸, 무엇이든 다 주었다. 파랑. 이제는 떠날 시간이었다. --- p.492 엄마는 아빠의 동생에게 소식을 전하러 차를 타고 떠났다. 레비는 위층에서 여자친구와 통화 중이다. 나는 정원에 앉아서 먹이통 주위를 날아다니는 새들을 바라보았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끝나가는 구나. 살구 빛깔 하늘에는 황금색 구름이 떠 있었다. 메뚜기들이 우는 소리가 사방에서 나를 감쌌다. 이 땅은 살아 있다. 나도 살아 있고. 뭔지는 몰라도 어떤 감정을 느껴져야 할 것 같아서 기다려봤지만, 아무런 감정도 들지 않았다. --- pp.51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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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수없이 거절당한 원고
출간 후 역주행의 신화를 만들다 텍스트힙 독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는 작가, 코코 멜러스. 그러나 그의 데뷔작인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작가는 뉴욕대학교에서 소설 창작을 공부하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낮에는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는 집필에 매달리며 무려 5년에 걸쳐 원고를 완성했다. 이후 여러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30번 이상의 거절이 이어졌고, 원고를 대대적으로 수정한 끝에 마침내 출간의 기회를 얻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은 출간 직후 기대와는 달리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년 뒤, 동영상 플랫폼 ‘틱톡’ 기반의 도서 콘텐츠 캠페인인 #북톡(BookTook)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영국에서만 2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현재 작품은 26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어 전 세계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뒤이어 출간된 그녀의 두 번째 작품 『블루 시스터스』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평단과 독자의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화려한 뉴욕,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외로움과 중독 그리고 사랑의 균열 2006년 마지막 밤, 새해 전야 파티를 빠져나오던 24세 영국인 예술가 클레오는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40대 광고대행사 대표 프랭크를 만난다. 재치 있는 대화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렬하게 끌리고, 만난 지 6개월 만에 결혼에 이른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첫 만남 이후, 소설은 곧장 지극히 현실적이고 또 불편한 결혼 생활의 민낯을 보여준다. “너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 나의 가장 어두운 부분과 만나면 빛이 만들어진다.” 소설 속 문장처럼 서로를 구원할 줄 알았던 이들의 관계는 외로움과 중독 문제로 더없이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간다. 마치 서로의 애칭인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이 되어가는 듯, 두 사람은 끝내 서로를 무너뜨리고 만다. 한때 누구보다 사랑했던 이들이 어느 순간 남보다 못한 감정을 품게 되고, 그들의 주변 인물들 역시 이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며 저마다의 트라우마와 욕망, 상처를 마주하게 된다. 작가 네이선 잉글랜더가 이 작품에 대해 “뉴욕에 보내는 러브레터”라고 말했듯, 이 소설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화려함을 생생하게 포착한다. 샴페인과 파티, 아름다운 사람들과 멋진 옷들이 가득한 화려한 풍경이 펼쳐지지만, 그 이면에는 고단함과 외로움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작가 자신도 이 소설을 “반짝이는 겉모습 아래 숨겨진 어둠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우리 모두가 숨기고 싶어 하는 조금은 망가지고, 불안한 우리의 내면을 마주하게 한다. 동시에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야기하며,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겪는 성장의 시간을 담아낸다.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작가 이 소설은 클레오와 프랭크뿐만 아니라 주변 인물들의 시점이 각 장마다 교차하며 전개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다중 시점 구조 덕분에 인물들 사이의 관계는 한층 더 입체적으로 살아나고, 독자로 하여금 각 인물들의 내면과 입장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한다. 특히 인물들이 더욱 생생하고 공감 가는 이유는 작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이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20대 초반 알코올에 의존했던 경험과, 15세에 영국을 떠나 뉴욕을 이주한 기억이 작품 곳곳에 녹아 있다. 코코 멜러스는 섬세한 감정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같은 밀레니얼 세대 작가인 샐리 루니와 함께 자주 거론된다. 샐리 루니의 문장이 담담하고 절제되어 있다면, 멜러스의 문장은 보다 화려하고 풍부한 편이다. 작가 특유의 유쾌한 문장은 자칫 불편할 수 있는 주제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또한 날것의 감정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이들의 여정에 더욱 공감하고, 끝내 응원하게 만든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멜러스는 인상적인 문장들을 써냈고, 대화 묘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다”라고 평했다. 재치 있는 대사와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장면 묘사는 읽는 내내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실제로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섹스 앤 더 시티〉를 반복해서 보며 대사를 쓰는 감각을 익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매력에 힘입어 『클레오파트라와 프랑켄슈타인』은 현재 워너브라더스에서 현재 TV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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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소란 틈에서 만나 서로를 구원이라 믿었던 연인이, 끝내 각자의 한계 앞에서 미끄러지는 이야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생에 뛰어들어, 결핍을 채워달라고, 추앙해달라고 어린애처럼 울던 날들이 내게도 있었다. 그런 나를 참을 수 없어 차라리 사라지고 싶었던 순간들도. 어쩌면 인생이란, 타인이라는 희미한 빛을 빌려 나를 찾아가는 여정, 그러므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결국 자신을 견디는 일 아닐까. 길을 잃고 헤매는 ‘어른아이’들에게, 〈 섹스 앤 더 시티〉보다 〈나의 해방일지〉로 다가올 소설이다. - 나연수 (《YTN》 기자,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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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었지만 매혹적인 두 인물의 격렬한 관계를 해부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유혹적인 아우라가 빛나고 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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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하게 그려진 인물들이 등장하고, 읽다 보면 결국 마음을 주게 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완벽한 책이다. - 버즈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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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 페이지를 술술 넘기게 만드는 매혹적인 소설. 뉴욕에 보내는 러브레터이자, 사랑에 보내는 러브레터이다. - 네이선 잉글랜더 (퓰리처상 후보작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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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루니도 긴장해야 할, 요즘 가장 반응이 뜨거운 소설. - 《선데이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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