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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로수(街路樹) 9 / 가슴 하나 10 / 가슴 둘 11 / 가을밤 12 / 간(肝) 13 / 간판(看板)없는 거리 14 / 개 16 / 거리에서 17 / 거짓부리 18 / 겨울 19 / 고추밭 20 / 고향집 - 만주에서 부른 21 / 곡간(谷間) 22 / 공상(空想) 23 / 굴뚝 24 / 귀뚜라미와 나와 25 / 그 여자(女子) 26 / 기왓장 내외 27 / 길 28 / 꿈은 깨어지고 30 나무 31 / 남쪽 하늘 32 / 내일은 없다 33 / 눈 34 / 눈 35 / 눈 감고 간다 36 달같이 37 / 달밤 38 / 둘다 39 / 또 다른 고향 40 / 또 태초(太初)의 아침 41 만돌이 42 / 명상(暝想) 44 / 모란봉(牡丹峯)에서 45 / 못 자는 밤 46 / 무서운 시간(時間) 47 / 무얼 먹고 사나 48 바다 49 / 바람이 불어 50 / 반딧불 51 / 밤 52 / 버선본 53 / 별 헤는 밤 54 / 비 오는 밤 57 / 비로봉(毘盧峰) 58 / 비애(悲哀) 59 / 비행기 60 / 빗자루 61 / 빨래 62 사랑의 전당(殿堂) 63 / 산골물 64 / 산림(山林) 65 / 산상(山上) 66 / 산울림 67 / 산협(山峽)의 오후 68 / 삶과 죽음 69 / 새로운 길 70 / 새벽이 올 때까지 71 / 서시 72 / 소낙비 73 / 소년(少年) 74 / 쉽게 쓰여진 시 75 / 슬픈 족속(族屬) 77 / 식권(食券) 78 / 십자가 79 아우의 인상화 80 / 아침 81 / 애기의 새벽 82 / 야행(夜行) 83 / 양지쪽 84 / 어머니 85 / 오후의 구장(球場) 86 / 울적(鬱寂) 87 / 유언(遺言) 88 / 이런 날 89 / 이별 90 / 이적(異蹟) 91 자화상 92 / 장 93 / 장미(薔薇) 병들어 94 / 조개껍질 95 / 종달새 96 / 참새 97 / 참회록 98 / 창(窓) 99 / 창공(蒼空) 100 / 창구멍 101 / 초한대 102 코스모스 103 / 태초(太初)의 아침 104 / 팔복(八福) 105 / 편지 106 한란계(寒暖計) 107 / 해바라기 얼굴 108 / 햇비 109 / 햇빛.바람 110 / 호주머니 111 / 황혼(黃昏) 112 / 황혼(黃昏)이 바다가 되어 113 / 흰 그림자 114 산문 달을 쏘다 116 / 별똥 떨어진 데 120 / 종시(終始) 124 / 투르게네프의 언덕 133 / 화원에 꽃이 핀다 135 |
尹東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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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다.
하늘은 푸르다 못해 농회색으로 캄캄하나 별들만은 또렷또렷 빛난다. 침침한 어둠뿐만 아니라 오삭오삭 춥다. 이 육중한 기류 가운데 자조하는 한 젊은이가 있다. 그를 나라고 불러두자. 나는 이 어둠에서 배태되고 이어둠에서 생장하여서 아직도 이 어둠 속에 그대로 생존하나보다. 이제 내가 갈 곳이 어딘지 몰라 허위적거리는 것이다. 하기는 나는 세기의 초점인 듯 초췌하다. 얼핏 생각하기에는 내 바닥을 반듯이 받들어 주는 것도 없고 그렇다고 내 머리를 갑자기 내려 누르는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마는 내막은 그렇지도 않다. 나는 도무지 자유스럽지 못하다. 다만 나는 없는 듯 있는 하루살이처럼 경쾌하다면 마침 다행할 것인데 그렇지를 못하구나! 이 점의 대칭 위치에 또 하나 다른 밝음의 초점이 도사리고 있는 듯 생각킨다. 덥석 움키었으면 잡힐 듯도 하다. 마는 그것을 휘잡기에는 나 자신이 순질(純質)이라는 것보다 오히려 내 마음에 아무런 준비도 배포치 못한 것이 아니냐. 그리고 보니 행복이란 별스런 손님을 불러들이기에도 또다른 한 가닥 구실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될까보다. 이 밤이 나에게 있어 어릴 적처럼 공포의 장막인 것은 벌써 흘러 간 전설이오, 따라서 이밤이 향락의 도가니라는 이야기도 나의 염원에선 아직 소화시키지 못할 돌덩이다. 오로지 밤은 나의 도전의 호적(好敵)이면 그만이다. 이것이 생생한 관념세계에만 머무른다면 애석한 일이다. 어둠 속에 깜박깜박 조을며 다닥다닥 나란히한 초가들이 아름다운 시의 화사(華詞)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벌써 지나간 제너레이션의 이야기요, 오늘에 있어서는 다만 말못하는 비극의 배경이다. 이제 닭이 홰를 치면서 맵짠 울음을 뽑아 밤을 쫓고 어둠을 짓내 몰아 동켠으로 휘히 새벽이란 새로운 손님을 불러온다 하자. 하나 경망스럽게 그리 반가워할 것은 없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