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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발칙해도 될까
양장
알레프
브로북스 20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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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Intro

SIDE A 음악 안의 나

음악을 선택하게 된 과정
방구석에서 만드는 음악의 솔직함
곡이 안 나올 때
음악을 업이라 말하지 못한 이유
음악력이 부족한 내가 살아남기 위해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침묵
곡 하나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
마침내 곡이 완성된 뒤
자주 받는 질문들
나에게 공연이란
평생 음악을 짝사랑하는 중
음악을 그만둘 수도 있었다
얼마나 발칙해도 될까
AI 창작에 대한 짧은 고찰
완성되지 못한 것들에 대하여
결국 음악으로 무엇을 이루려 하나

SIDE B 음악 밖의 나

집에만 있었는데 이상하게 바쁜 날
연락을 잘 하지 않는 사람
말하지 않는 사람들의 속사정
괜찮은 척이 습관이 된 사람들
외롭지 않다고 믿고 싶어
감정에 둔해졌다는 착각
행복하기 직전에 망치는 사람들
왜?
귀찮은데 체력까지 따라주지 않는다
만약 지금 하나를 경험할 수 있다면
훌쩍 떠나기
나를 무섭게 만드는 것
가르치기보다는 비켜주기
평생 세 가지 음식만 먹을 수 있다면
음악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미 성공했어

Hidden Track ㅣ 상냥해지는 법

Outro

저자 소개 1

알레프(ALEPH)는 히브리어로 ‘첫 번째’를 뜻하는 대한민국의 싱어송라이터다. 이야기처럼 잔상을 남기는 제목과 멜로디로, 듣는 이의 감정 깊숙한 곳을 조용히 건드리는 음악을 만들어왔다. 유니크한 감각과 보편적인 정서를 오가며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고, 절제된 표현 속에 진심을 담아내는 목소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산문집에는 음악을 통해 길어 올린 섬세한 시선을 바탕으로, 삶과 감정의 결을 담담하게 펼쳐 보인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80쪽 | 222g | 110*190*15mm
ISBN13
9791199254862

책 속으로

지금에 와서야 조금 솔직해질 수 있다. 나는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음악을 놓지 못하는 사람’이다. 나만의 기술이 부족한 만큼 다른 방식으로 창작물을 보완했고, 설명이 서툰 대신 결과물로 증명하려했다. 여전히 완벽한 언어를 갖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발버둥칠지언정 적어도 이 판에서 도망치지는 않고 있다.
---p.32

편곡, 녹음, 믹싱, 마스터링, 뮤직비디오 제작 같은 공정 하나하나가 선택의 문제이자 비용의 문제다. 프리랜서로 인디 음악을 하는 이상, 항상 이 지점에서 스스로에게 엄격히 선을 긋는 일이 수반되어야한다. 이상적으로는 미디 프로그램으로 음표를 찍는 대신 좋은 세션을 고용해 모든 악기 녹음을 받고 싶고, 음원을 홍보하기 위한 콘텐츠 제작을 더 풍족하게 하고 싶지만, 가용한 통장 잔고는 늘 상상을 현실로 끌어내린다. 결국 지금 가진 조건 안에서 어디까지가 최선인지 판단해야 한다.
---p.48

아마 앞으로도 이 관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음악이 먼저 손을 내미는 일은 없을 테고, 나는 계속 신호를 해석하려 들 것이다. 그래도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만 같다. 이 짝사랑은 언젠가 끝내기 위해 견디는 감정이 아니라, 계속 안고 가야 하는 관계라는 걸. 그래서 오늘도 음악을 짝사랑하는 쪽에 서있다. 답을 기대하지 않으면서, 그래도 계속 말을 거는 쪽에.
---pp.65-66

그래도 확실한 건 발칙한 가사로 노래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솔직함이 덜어지는 건 아니다. 표현의 강도와 범위에 차이가 생길 뿐이다. 가사를 적을 때 난 솔직한 상태로 음악에 다가간다. 포장은 솔직함을뱉은 다음 단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가사를 쓸 때마다 고민할 것이다. 이번엔 너무 엇나간 건 아닐지, 아니면 또 한 번 안전한 선택으로 돌아온 건 아닐지. 그래도 언젠가는, 불편해질 각오를 조금 더 한 채로 쓰게 될지도 모른다.
---pp.74-75

사람들이 나를 건조하다고 하든 재미있다고 하든, 양쪽 다 크게 부정하지는 않는다. 내가 나를 평가해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반응은 적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복잡한 사람. 그리고 무엇보다 말하면서 동시에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 그러니 내 침묵은 공백이 아니라 로딩에 가깝다. 조금만 기다리면 문장은나온다. 다만 그 속도가 평균과 조금 다를 뿐이다.
---p.103

나는 아마 앞으로도 귀찮음이 많은 사람으로 살 것 같다. 다만 예전처럼 그걸 단점으로만 보지는 않을생각이다. 귀찮음은 내 하루의 속도를 알려주는 신호이고, 체력은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준이다. 둘 다 무시하면 결국 탈이 난다. 그러니 요즘은 귀찮아질 때마다 이렇게 생각한다. 아, 지금은 나사가 풀릴 타이밍이구나. 아니면 그냥 누워있을 타이밍이구나.
---pp.127-128

요즘은 음악 외적인 분야들을 떠올리는 일이 재미있다. 전혀 다른 직업을 진지하게 고민한다기보다,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 가깝다. 나는 어떤 환경에서 편안한지, 어떤 사람들과있을 때 에너지가 오르는지, 무엇을 할 때 시간이 빨리 가는지. 음악을 중심에 두지 않고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
---pp.153-154

최종적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우리가 행복하면 좋겠다. 건강하면 좋겠다. 따뜻하면 좋겠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슬픔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서로를 사랑에서 쉽게 떼어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여전히 예민하고, 여전히 고집이 있고,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하지만 그 모든 상태를 통과하면서도, 마지막에 남는 문장은 아마 같을 것이다.
“울고 웃자, 한 평생 사랑을 배우고, 좌절을 넘어서 희망을 발견하자.”
---pp.174-175

출판사 리뷰

설명되지 않는 감정의 순간, 문장으로 붙잡은 기록의 감각
음악의 여운과 삶의 결을 잇는 가장 낯설고 섬세한 산문집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이 책이 건네는 것은 결국
계속하고 싶은 마음 하나로, 완벽하지 않아도 멈추지 않는 삶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 쓴 책은 많지만, 음악을 ‘읽게 만드는’ 책은 드물다. 『얼마나 발칙해도 될까』는 바로 그 드문 경우에 속한다. 이 책은 단순히 뮤지션의 생각을 풀어낸 기록이나 작업 비하인드를 나열하는 에세이가 아니다. 오히려 음악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상태, 즉 감정이 언어로 완전히 정리되기 직전의 미묘한 순간들을 붙잡아 문장으로 옮겨놓은 새로운 창작에 가깝다.

이 책은 음악적 성취나 커리어의 궤적, 혹은 창작의 노하우를 중심으로 서사를 구축하지 않고, 그 바깥에서 출발한다. 무엇을 이루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계속 이어가고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멈추지 않으려는 마음. 완성된 결과보다 아직 진행 중인 상태를 견디는 태도. 『얼마나 발칙해도 될까』는 그 느리고 불완전한 시간에 오래 머무르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무언가를 이뤄낸 창작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계속 창작 중인 사람의 상태’를 보여준다. 이는 음악을 하는 사람에게만 유효한 이야기가 아니다. 무엇이든 만들어내고 있는 사람, 혹은 아직 시작하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이 책은 조용히 말을 건넨다. 지금의 속도로도 괜찮은지, 아직 미완성인 채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

특히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질문을 다루는 방식에 있다. 많은 자기 고백적 에세이가 질문을 통해 답에 가까워지려 한다면, 이 책은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놓지 않는다. “나는 어디까지 나로 살아도 될까.”라는 물음은 어떤 결론으로 수렴되지 않고, 오히려 반복되며 다른 결로 확장된다. 이 반복은 독자에게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자신의 질문을 꺼내보게 만드는 여지를 남긴다.

문장의 결 또한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알레프의 음악이 그렇듯, 이 책의 문장 역시 크지 않은 목소리로 오래 남는다. 과장하거나 설명하려 들지 않고, 감정을 과도하게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대신 일정한 호흡을 유지하며 독자 곁에 머문다. 빠르게 소비되는 문장이 아니라,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 더 선명해지는 문장들. 이는 ‘읽는 음악’이라는 시리즈의 기획 의도가 가장 잘 구현된 지점이기도 하다. 음악을 해석하거나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독자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겹쳐 읽게 된다. 이는 특정 장르나 팬덤에 한정되지 않는 확장성을 만들어낸다. 감정의 결을 따라 읽는 경험은, 음악을 듣는 경험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점점 더 ‘완성된 상태’를 요구받고, 빠르게 결과를 내고, 분명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런 큰 흐름 속에서,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를 견디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얼마나 발칙해도 될까』는 그 흐름에 반대 방향으로 서 있는 책이다. 완벽해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기보다, 완벽해지지 않은 채로 계속 살아가는 감각을 조용히 복원한다. 이 책이 지금의 독자들에게 더욱 유효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떠남은 도망과 닮아 있으면서도 다르다.
등을 돌리는 행위 같지만, 실은 나를 다시 감각하기 위한 거리 두기다.
멀어질수록 또렷해지고, 낯설어질수록 선명해진다.

그래서 나는 가끔 삶을 이해하기 위해
일부러 자리를 벗어난다.

_작가의 말 중

· 시리즈 소개

보이지 않는 음을, 읽히는 문장으로 ㅡ 페이지에 문장의 주파수를 맞추다

브로북스의 첫 번째 기획 시리즈 「페이퍼 사운드 : 숨·쉼·음」은 음악과 글 사이, 그 미묘한 경계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다. 우리는 음악을 들으며 종종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닿는다. 가사를 따라가지 않아도, 멜로디를 기억하지 않아도 어딘가에 남아 있는 그 감정. 하지만 그 감정은 대부분 말이 되기 전에 사라진다.

「페이퍼 사운드 : 숨·쉼·음」은 바로 그 지점, 소리로는 충분하지만 언어로는 남지 못했던 순간을
붙잡기 위해 시작됐다. 뮤지션이 만들어낸 음악의 결을 시간과 문장으로 다시 펼쳐보고, 소리의 여운을 글의 호흡으로 옮겨보는 시도다. 이 시리즈는 음악을 해석하지 않는다. 대신, 음악을 만든 사람의 시간과 생각, 그리고 그 안에 머물렀던 감정들을 따라간다.

그래서 시리즈는 인터뷰도, 작업 기록도 아닌 ‘또 하나의 창작’에 가깝다. 읽는 동안 문장이 흐르고,
문장 사이로 소리가 스며드는 경험. 우리는 그것을 ‘읽는 음악’이라고 부른다.

페이지 위에 남겨진 숨, 문장 사이에 머무는 쉼, 그리고 다시 이어지는 하나의 음.
「페이퍼 사운드 : 숨·쉼·음」은 그 작은 호흡들을 모아 새로운 감각의 독서를 제안하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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