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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1부. 관찰 - 내게로 점점 가까이 요가는 러브 첫 번째 수련 나에게 무해한 사람이 됩니다 근사한 습관 한라산과 할라아사나 내 몸의 지도를 그리는 시간 호흡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습니다 매트 위에서 우리는 모두 평등합니다 거울을 등지세요 고요 속의 소란함 지금 여기, 나로 돌아오세요 변화는 손끝에서 일어납니다 나의 수련은 나의 것 멈추지 않는 사람이 강합니다 소년의 마음으로 섭니다 빛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의 색 오래된 책을 다시 읽는 일 매트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무대입니다 관찰은 사랑의 다른 이름입니다 2부. 배출 - 남김없이 비우기 지나간 경험에 무거운 추를 달지 않기를 가벼워지기 위해 무거워집니다 밑 빠진 독에 사랑 붓기 나를 용납하고 다시 시작하는 수련 외면했던 마음에 안부를 묻는 멋진 하루 무의식의 불안을 잠재우는 하얀 종이 낡고 구겨진 것들을 좋아합니다 살기 위해 적었고, 사랑으로 살아났습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 땀은 가장 정직한 배출입니다 몸을 비틀어 독소를 짜냅니다 골반에는 슬픔이 고여 있습니다 체한 마음을 내리는 법 숨을 참지 말고 내뱉으세요 미움도 화도 흘러가게 둡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짐이 될 때 매일의 날씨를 받아들입니다 흩어진 블록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우주 비워야 채울 수 있습니다 3부. 균형 - 더하거나, 덜어내거나 당신이라는 나무가 숲이 될 때까지 떨림은 앞으로 나아간다는 증거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은 원래 다릅니다 모든 동작에는 짝이 있습니다 태풍의 눈 속에 머무릅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깁니다 고통 없이도 닿을 수 있는 진리가 있습니다 완벽주의자 대신 완료주의자로 살겠습니다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됩니다 무거운 어제를 내려놓습니다 삶을 지탱하는 두 가지 축, 상수와 변수 원인과 결과를 있는 그대로 타인의 속도를 좇지 않습니다 매트 위 1평의 세상 아주 멀리 온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 자세와 자세 사이에도 요가가 있습니다 오늘은 오늘의 중심이 있습니다 4부. 존중 - 너그러이 끌어안기 닿지 못한 채로 완전해지는 두 팔로 안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장 화려하지 않은 자세가 들려주는 진실 뒤를 돌아보면, 벌써 이만큼 되면 좋고, 아님 말고 무너지더라도 내 손으로 부수지는 않겠습니다 불편함도 나의 일부입니다 두려움이라는 핑계가 걷힐 때 욕망은 죄가 아닙니다 빈틈으로 빛이 들어옵니다 다시 만난 세계 수련은 첫사랑을 닮아 있습니다 나는 이미 100%의 세계입니다 나만의 속도를 존중하는 약속 내 삶을 껴안는 따뜻한 볕처럼 끝이 있다는 약속 묵은 마음을 닦아내는 일 5부. 안정 - 고요하게 역동하기 흔들려야 가라앉지 않습니다 척추를 세운다는 건, 숨 쉴 자리를 만드는 일 몸을 낮출수록 높아지는 것들 나침반은 거들 뿐, 지도를 펼치는 건 나의 몫 단단한 질서가 만들어준 가장 자유로운 시간 연결된 고리들이 만들어낸 단단하고 자유로운 닻 항상성이라는 내면의 집 무의식의 정원에 좋은 씨앗을 심는 법 불안의 질주를 멈추고 고요히 나를 지지할 때 속도를 버리고 깊이를 택하는 태도 수면 아래에서 부지런히 발을 젓는 마음 하루를 소비하는 방식이 곧 인생이 되기에 우리가 매트 위에서 서툰 춤을 추는 이유 생각은 행동이 아니다 -1에서 +1로 당신은 이미 다이아몬드입니다 우리는 산을 정복하기 위해 오르지 않습니다 사막의 말처럼 달리고, 새벽의 별처럼 머물며 6부. 이완 - 궁극에 다다르기 문은 반드시 열립니다 눈을 감으면 문득 선명해지는 것들 마음은 두 곳에 머물 수 없습니다 잠시 멈춰야 멀리 갑니다 마음껏 사랑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단 열 번의 호흡만 허락된다면 미련 없이 흘려보내는 마음 내 몸이 들려주는 트랙을 따라 걷는 밤 시간을 하염없이 쏟아버리고 싶은 날 나를 지키는 단순한 주문 방황해도 괜찮습니다, 다시 돌아오면 되니까요 후회는 닫힌 방에서 소리치는 것과 같습니다 더 이상 나를 증명하지 않습니다 어제의 파도를 넘어 오늘의 고요에 닿습니다 지금만 할 수 있는 것들 나의 세계를 넓히는 두 가지 방법 나도 누군가의 풍경이 됩니다 |
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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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소년은 완성되지 않은 존재다. 아직 다 자라지 않았기에 더 자랄 수 있고, 서툴기에 배울 것이 무궁무진한 존재. 세상은 나에게 자꾸만 점잖은 ‘어른’이 되라고 강요하지만, 정작 내 마음이 가장 편안했던 순간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땀 흘리며 뛰놀던 그 시절이 아니었던가.
그날 결심했다. 요가를 좋아하는 시골 소년, ‘요가소년’으로 살기로. 선생님도 마스터도 전문가도 아닌, 그저 요가가 좋아서 하루 종일 뛰어노는 소년으로 남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여름에도 겨울에도 요가소년으로 살았다. 계절이 바뀌고 나이를 먹어도, 매트 위에서만큼은 늘 자라나는 소년이고 싶었으니까. --- 「소년의 마음으로 섭니다」 중에서 인정해야 했다. 나는 밑 빠진 독이었다. 사랑을 채워도 채워도 바닥으로 줄줄 새어 나가는 구멍 난 항아리였다. 그런데 정말 비참한 것은 따로 있었다. 내가 그 구멍을 부끄러워하거나 막으려 하기보다, 오히려 그 구멍을 세상에 전시하며 관심을 구걸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깨진 독의 밑바닥을 사람들에게 들이밀며 소리치고 있었다. “이것 좀 보세요! 이 구멍이 얼마나 크고 처절한지 좀 보라고요! 내가 이렇게 끔찍한 환경에서 살아남았어요. 불우했던 나를 좀 인정해주세요!” 나는 피해자라는 자리에 앉아, 누가 더 힘든 삶을 살았는지 내기라도 하듯 불행을 과시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이룬 성취들에 대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냈다’는 찬사를 받고 싶어서, 상처를 훈장처럼 흔들어대고 있었던 것이다. --- 「밑 빠진 독에 사랑 붓기」 중에서 삶의 균형은 한 번의 큰 이벤트로 맞춰지는 게 아닙니다. 가늘고 길게 이어가는 힘에서 나옵니다. 직선을 한 번에 그으려 애쓰지 마세요. 그건 우리 영역 밖의 일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오늘이라는 시간 위에 작은 점 하나를 꾹 눌러 찍는 일뿐입니다. 그 사소해 보이는 점 하나가 내일의 점과 이어져, 훗날 당신의 삶이라는 단단한 선을 만들 것입니다. ---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됩니다」 중에서 사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요가도 마찬가지다. “그냥 하세요”, “힘을 빼세요”라고 쉽게 말하지만, 정작 그 말을 몸으로 실천하려면 매일매일이 투쟁이다. 힘든 건 힘든 것이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힘겨움 속에서도 나에게 ‘최선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비틀거려도 괜찮다고, 돌고래 소리를 내도 괜찮다고, 그래도 도망치지 않고 이 자리에 서 있는 네가 꽤 멋지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 「다시 만난 세계」 중에서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완벽한 균형을 이룬 채 가만히 눈을 감고 호흡의 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 깊은 곳에 억눌려 있던 날것의 감각이 경이롭게 깨어난다. 그것은 마치 한여름의 짙은 어둠이 깔린 밤, 텅 빈 공원의 자전거 도로를 페달을 밟으며 거침없이 내달릴 때 느꼈던 벅찬 해방감과 닮아 있다. 아무도 쳐다보는 이 없는 고요한 밤공기를 가르며, 세상의 평가나 타인의 시선 따위는 까맣게 잊은 채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이내 목청껏 노래를 부르던 그 찬란하고 투명한 자유. --- 「나는 이미 100%의 세계입니다」 중에서 진정한 긍정은 잔잔한 수면 아래에서 쉼없이 발을 젓는 ‘오리의 헤엄’과 같다. 겉으로는 한없이 평온해 보일지라도, 내 삶의 아름다움을 지켜내기 위해 끊임없이 묻고 부지런히 사랑하며 나아가는 치열하고 적극적인 과정인 것이다. 부지런히 헤엄치며 삶을 긍정할 때, 세상의 모든 곁가지들이 온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무심코 피어난 들꽃, 나무의 짙은 초록, 순진무구한 아가의 웃음, 비 온 뒤의 흙냄새, 눈 시리게 푸른 하늘과 그 하늘을 거울처럼 품어내는 호수의 일렁임까지. 오리의 헤엄처럼 부지런히 사랑하며 살아가야지. 내 삶은 이미 이토록 다채로운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니까. --- 「수면 아래에서 부지런히 발을 젓는 마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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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해져”
단 한마디가 바꿔놓은 10년의 기록 2015년 7월, 사랑하는 아내의 환한 미소에 이끌려 처음 요가원 문을 열었던 사람이 있다. ‘요가는 여자가 하는 운동’이라는 편견도, 타당한 이유 없이는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던 까다로운 성격도, 퇴행성 관절염이 온 무릎도 그를 막지 못했다. “마음이 편안해져.” 아내가 남긴 이 짧은 한마디가 그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이날이 훗날 수백만 명의 검색 창에 가장 먼저 응답하는 요가 채널, 〈요가소년〉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 그는 매트 위에서 쌓아온 모든 희로애락을 담은 이 책 『수련의 말들』을 쓰기 시작했다. 나를 몰아붙이는 삶에서 나를 돌보는 삶으로 흔들리는 하루를 붙잡아주는 몸과 마음의 질서 이 책은 몸을 강하게 단련하는 법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더 깊게 휘어지고 더 완벽한 자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는 책이다. 요가의 가장 기본적인 가르침인 아힘사(Ahimsa), 즉 비폭력은 타인에 앞서 나 자신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통증이 극심한 무릎을 억지로 눌러가며 저자는 처음 온몸으로 깨쳤다. 아픔을 참고 해내는 것이 미덕이 아니라,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 것이 수련의 가장 기본임을. 저자가 말하는 ‘나를 돌본다’는 것은 단순히 몸을 쉬게 하는 일이 아니다. 골반 깊숙이 고여 있던 해묵은 슬픔, 욕망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죄라고 믿게 된 어린 시절, 한여름에 덮쳐온 칠흑 같은 우울. 저자는 이 모든 것을 매트 위에서 만났고, 매트 위에서 흘려보냈다. 몸을 비틀어 독소를 짜내듯, 땀과 함께 오래된 감정들을 배출했다. 가만히 엎드려 이마를 바닥에 대고, 울지 않았지만 온몸이 대신 울어주던 날들을 묵묵히 통과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몸의 감각을 천천히 회복해가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자신을 덜 미워하는 법을 배웠다. 수련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돌아오는 감각이다 저자는 각 에피소드마다 작은 수련의 말들을 들려준다. 매트 위의 자세가 삶의 언어로 번역되는 순간들이다. 흔들리는 나무 자세에서 ‘가지가 흔들리는 건 뿌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임을 배우고, 무릎이 닿지 않는 나비 자세에서 ‘닿지 못한 채로도 이미 완전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완벽주의자 대신 완료주의자가 되기로 다짐하고, 점을 찍다 보면 선이 된다는 것을 몸으로 증명해온 한 사람의 궤적이 그 안에 있다.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시카고의 미시간 호수를 바라보면서 쓴 책의 마지막 문장들은 어딘가 기도처럼 읽힌다. 사막의 말처럼 달리고 새벽의 별처럼 머물겠다는, 방황해도 다시 돌아오면 된다는, 가장 깊이 이완된 마음에서만 오는 그의 진심이 독자의 가슴에 따뜻하게 내려앉는다.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책은 많다. 하지만 읽는 동안 자꾸 멈추게 되는 책은 드물다. 멈추는 순간이 곧 수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