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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빠진 쥐의 말
Part 1 발 빠진 쥐 발 빠진 쥐 경의중앙선 XXXX 지하철 쪽잠 1시간 30분에서 2시간 40분 목발과 엘리베이터 무슨무슨행 열차 빠른 환승 반대로 탔다 지옥철 Part 2 두리번거리는 쥐 키링 굴비 마주치기 싫은 사람들 철덕 창밖을 보라 이 물건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델리만쥬 동양하루살이와 러브버그 버티고개 Part 3 딴 세상의 쥐 판타지 소설에 떨어져도 지하철은 타야 하는구나 발밑을 봐 2호선 세입자 생일 축하합니다 지하철 독서 시끄러운 자장가 패딩턴과 나 스크롤, 스크롤, 스크롤 Part 4 집을 찾는 쥐 역세권 전쟁 트렁크 없는 인생 차 없이 살 수 있다는 것 운전면허 도전기 역세권 라이프 * * * 지하철에서 본 어떤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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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또!!!!
또 시작이다. 경의중앙선 이 XXXX !! ---p.22 지옥철 출퇴근길을 경험해 보면 모두가 아침부터 밤까지 화나 있는 것이 이해가 된다. 지옥이라는 게 멀리 있지 않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세상이 곧 지옥이고 우리는 고문당하는 영혼이면서 동시에 서로를 밀어붙이는 악마다…. 적어도 출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이게 비유가 아니다. ---p.55 가끔 키링 구경을 하다 보면 압도당할 때가 있다. 가방은 하나인데 키링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걸 봤을 때다. 나는 그걸 키링 굴비라고 부르는데, 키링들이 줄줄이 엮여 있다 못해 서로를 지지하고 있으며, 그 크기가 가방보다 클 때도 있다. ---p.60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지하철에서 이동상인(흔히 ‘잡상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이동상인들은 하나같이 쇼맨십이 있었고, 뭔가 엄청난 물건을 팔았다. 절대 구겨지지 않는 티셔츠나 0.1초 만에 펴지는 자동 우산, 모든 걸 지워버리는 빨랫비누 같은 것들 말이다. 누군가 홀린 듯 지폐를 꺼내 무릎 위에 올려두면 이동상인이 다가와서 그 지폐를 가져가고 물건을 건네주었다. 우리 부모님은 절-대로 이동상인의 쇼맨십에 넘어가지 않았는데, 나는 부모님이 좋은 기회를 날리고 있다고 생각해서 속이 답답했다. 절대 찢어지지 않는 고무장갑이 단돈 500원인데, 이 기회를 놓쳐? 바보 아니야? 다행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한 명의 소비자로서 구매력을 갖추기 시작할 때쯤 이동상인들이 지하철에서 사라졌다. ---p.77 델리만쥬 냄새…. 나는 이 향기 다음에 올 푹신함과 부드러움, 달콤함을 알고 있다. 갈색빛으로 잘 구워진 겉 부분을 물고 나면, 폭신폭신한 스펀지 같은 카스테라가 이를 살짝 누른다. 그리고 뜨겁고 달콤한 크림이 빵을 촉촉하게 적시면서 입안에 퍼진다. 걸음은 느려지고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허기가 진다…. ---p.82 러브버그는 그 특유의 왕성한 번식력을 바탕으로 지하철역 입구에 무더기로 누워 있고, 간혹 열차 안까지 굴러들어 온다. 동양하루살이는 경의중앙선에 단체로 탑승해 승객들 위로 포르르 내려앉는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좀비 열차에 탑승해 버린 승객처럼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단계를 거쳐 죽음을 받아들인다. ---p.87 특이하거나 멋진 이름을 가진 역은 많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버티고개역을 가장 좋아했다. 학교에 갈 때 버티고개역을 지나야만 했는데 이상하게 이 역 근처만 오면 자연스럽게 잠이 깨면서 활력이 돌았기 때문이다. 그 이유를 생각하던 나는 ‘버티고개’라는 이름을 보고 삶을 버티게 해주는 어떤 신묘한 힘이 있는 역이구나!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버티고개라는 역명의 유래를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약 3년 뒤였다. ---p.91 열차 한 칸의 면적은 얼마가 될까?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지하철을 타보면 한 칸이 꽤 넓다는 걸 알 수 있다. 수도권 지하철 기준으로 열차 한 칸의 길이는 19.5m 정도, 너비는 3.12m 정도 된다. 그러니까 전동차 1량의 면적은 60m2, 약 18평 정도 된다. 59타입 아파트와 비슷한 면적인 것이다. ---p.106 모두가 역세권에 살고 싶어 한다. 이렇게 말하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 접근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그런 곳 특유의 고즈넉함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럼 이렇게 바꿔보자. 모두가 역세권 아파트를 갖고 싶어 한다! 한국에서 역세권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가.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몇 분 거리에 사느냐에 따라 집값이 달라지고, 삶의 질이 달라지고, 심지어는 타인의 평가까지 달라진다. ---p.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