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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3,000년을 살아남은 이야기
1권 소년을 찾아온 여신 2권 위험한 여정 3권 왕이 들려준 이야기 4권 바다 노인의 예언 5권 칼립소의 섬 6권 나우시카아 공주 7권 알키노오스의 궁전 8권 음유시인의 노래 9권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10권 마법의 여신 키르케 11권 저승 12권 세이렌과 스킬라, 헬리오스의 소 13권 이타카 14권 돼지치기의 오두막 15권 텔레마코스의 귀향 16권 아버지와 아들 17권 거지가 된 왕 18권 거지들의 싸움 19권 페넬로페와 오디세우스 20권 마지막 잔치 21권 활 시합 22권 심판 23권 올리브나무 침대 24권 저승의 영혼들, 평화 |
Homeros, Ho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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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여, 한 인간의 이야기를 들려다오. 그가 어떻게 방황하고 길을 잃었는지 말해다오. 신성한 도시 트로이를 함락시킨 뒤 그는 수많은 도시를 떠돌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바다 위에서 온갖 고난을 겪었다. 그는 자신의 목숨을 구하고 전우들을 고향으로 데려가기 위해 애썼지만 끝내 구하지 못했다. 그들은 스스로의 어리석음 때문에 파멸했다. 제우스의 딸이여, 이 오래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다오.
---p.7 "나와 함께 머문다면 그대는 불멸의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대는 여전히 아내를 그리워하겠지요.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그녀보다 아름답습니다. 인간 여자가 불멸의 여신과 아름다움을 겨룰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그러자 꾀 많은 오디세우스가 대답했다. "여신이시여, 부디 노여워하지 마십시오. 여신의 말씀은 모두 옳습니다. 슬기로운 페넬로페가 아름다움으로 여신과 견줄 수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오기만을 날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pp.82~83 포세이돈은 분노에 차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내가 없는 사이 신들이 오디세우스에 대한 마음을 바꾸어 버린 모양이군. 하지만 그렇게 쉽게 끝나게 두지는 않겠다. 그가 고통에 진저리를 칠 때까지 더 많은 시련을 안겨 주리라." 포세이돈은 곧바로 구름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삼지창을 움켜쥔 채 바다를 뒤흔들었다. 사방의 바람을 모두 일으켜 세우고 바다와 대지를 안개로 뒤덮었다. 밤이 하늘에서 내려앉았다. 동풍과 남풍, 거세게 몰아치는 서풍, 그리고 북풍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거대한 파도를 일으켰다. 그러자 오디세우스는 무릎이 풀리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괴로이 말했다. "또 고난인가! 대체 이 모든 것은 어디에서 끝난단 말인가?" ---p.85 ‘키클롭스여, 내 이름을 묻지 않았습니까? 이제 알려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약속하신 손님 선물도 주셔야 합니다. 내 이름은 아무도 아닙니다. 가족과 친구들도 모두 나를 ‘아무도 아니’라고 부릅니다.’ 그는 조금의 동정심도 없이 대답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도 아니’는 맨 마지막에 먹어 주마. 네 동료들을 먼저 먹고 나서 말이다. 그것이 내가 주는 손님 선물이다.’ ---p.142 '오디세우스여, 이리로 오세요. 수많은 이야기에 이름을 남긴 이여, 아카이아인들의 영광이여. 이제 배를 멈추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 보세요. 이 길을 지나는 모든 이는 우리 입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노래를 듣지요.' 그 목소리가 어찌나 아름다웠던지, 저는 마음속에서 듣고 싶은 갈망이 사무쳐 눈짓으로 동료들에게 풀어 달라 명했습니다. 허나 그들은 몸을 굽혀 더욱 힘차게 노를 저었고 페리메데스와 에우릴로코스가 일어나 더 많은 끈으로 저를 동여매었습니다. ---p.189 이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그곳에 누워 있던 개 한 마리가 고개를 들고 귀를 쫑긋 세웠다. 오디세우스가 손수 길렀으나 미처 덕을 보지 못한 개, 아르고스였다. 허나 이제 주인이 떠난 터라 그 개는 문 앞에 수북이 쌓인 노새와 소의 거름 더미 위에 버려진 채 누워 있었다. 그러나 그 개는 오디세우스가 가까이 선 것을 알아채자 꼬리를 흔들고 두 귀를 늘어뜨렸다. 다만 주인에게 더 다가갈 기운은 남아 있지 않았다. 오디세우스는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쳤다. ---p.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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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을 살아남은 이야기
『오디세이아』는 약 3,000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탄생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이야기는 파피루스에 기록되었고 중세 시대 작가들의 필사본을 거쳐 오늘날까지 연극과 영화로 재탄생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에서는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의 낡은 갑옷을 입고, 앤 헤서웨이가 남편을 기다리는 페넬로페가 되고, 신들과 괴물과 폭풍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제국이 세워졌다 무너지고 언어가 바뀌고 문명이 변하는 동안에도 왜 이 이야기만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우리는 흔히 서사시의 영웅이라면 악의 세력과 맞서고,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과업을 수행하며, 거대한 위협으로부터 수많은 사람을 구하는 인물일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이 서사시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 보면, 의외로 작고 평범하다. 바로 떠나기 전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삶을 되찾으려는 한 사람의 이야기다. 집에 돌아가고 싶은 한 인간의 이야기 이 영웅에게 가장 어려운 위업은 단순히 ‘살아남는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10년 동안 이어진 트로이 전쟁에 참전했으며 그 전쟁을 끝낸 트로이 목마 계략을 짠 주인공이기도 했다. 수많은 전투를 치르고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었지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또 다른 시련이었다. 그는 바다를 떠돌며 폭풍과 난파, 신들의 분노와 괴물들의 위협을 견뎌야 했다. 오디세우스는 왕이면서도 난파선 위의 떠돌이이고, 전쟁 영웅이면서도 패배자처럼 울부짖는다. 영리한 전략가이자 거짓말쟁이이며, 가족을 사랑하는 남편이면서도 유혹에 흔들리는 인간이다. 때로는 비겁하며, 냉정하고 잔인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오디세우스는 완벽한 영웅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끊임없이 실수하고 방황하며, 상처 입고, 후회하고, 다시 일어서는 평범한 인간에 가깝다. 오디세이아를 읽는 가장 쉬운 방법 이 책의 번역 의도는 ‘간결하고 읽기 편한 번역’이다. 『오디세이아』는 지금까지도 서양 학생의 교육 자료로 사용되는 것은 물론 서양 철학사의 근원을 이룬다. 그러나 그 길이와 낯선 이름들 앞에서 책장을 덮어버린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운문의 형식보다는 서사와 인물의 목소리를 살리는 쪽을 택했다. 산문 형태로 읽기 편하게 번역하면서도 원문의 모든 장면들을 빼놓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오디세우스와 함께 항해를 떠나는 것이다. 삼천 년 전의 독자가 그러했듯, 한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폭풍과 괴물을 만나고, 낯선 땅을 지나고, 신들의 변덕에 휘말리다 보면 어느새 독자 역시 그의 배 위에 올라타 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