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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별의 일
별의 일 · 55캔크리e · 저녁, 일상 · 동전 우주선 · 평행우주 · 야구공이 툭 떨어진 자리 · 여섯 개의 날이 지나다 · 떠나는 시간 · 사리 · 달 그늘 · 시월, 달 · 목동자리 대공허 2부 · 나무의 말 나무 백정 · 전등사 · 자객 · 클리셰 · 수집광 · 삼색제비꽃은 살해됐다 · 믿지도 조종하지도 않아 · 진술서 · 기억 해마 3부 · 얼룩 얼룩 · 기록 삭제 · 타투 · 뒷모습 · 어떤 기억 · 오늘의 운세 · 패스워드 · 덧문 · 표절 4부 · 슬픔의 오랜 친구 분노와 증오는 슬픔의 오랜 친구다 · Sway · 이것이 마지막 버스야 · 귓속은 사막이다 · 비린내 · 격렬한 시간 · 유령 · 빈집 · 골목 · 그런 날 5부 · 기대어 사는 일 서로의 등을 바라보며 잠이 들었다 · 은목서 · 지금은 어디인가 · 기대어 살다 · 꽃의 계절 · 덕분에, 라는 말 · 균형 · 꽉 찬 빈방 · 유리 · 모래폭풍 · 늪 · 봄 낮잠 · 패배감 · 일탈(逸脫) · 종말 해설 대공허 속에서 부르는 노래 _ 성윤석(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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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이 마주쳤던 순간, 그 시간은 무엇이었을까
투수는 포수를 응시했고 야구공은 날아간다 내가 다시 당신을 향해 야구공을 힘껏 던졌는데 그사이 당신은 없고 내 발끝에 공이 툭 떨어진 자리 이 세계란 그 자리에 남아 있는 홀로그램 같은 것이 아니 었을까 ---「야구공이 툭 떨어진 자리」중에서 짧은 밤이 지나고 밝아졌다 축축했던 햇살은 쉽게 태도 를 바꿔 기왓장을 뜨거운 팬으로 달구었다 검정색 자객 복장이어서 쉽게 발각되진 않겠지만 열기엔 괴롭다 몸을 돌돌 말아 용마루 끝 떨어져 나간 취두로 가장해 있지만, 밤은 까마득하다 햇볕에 숙성된 잠이 쏟아진다 꿈도 온다 복수 오자서 손 무 전제 초나라 오나라 어미의 자살 쓸모없는 낱말과 문 장으로 섞이지 않은 채 처마높이로 쌓여 가고 슬그머니 손을 놓친 자객은 데굴 굴러 추녀마루 끝 잡상으로 변신 해 굳었다 ---「자객」중에서 아무것도 아닌, 아닐 우리도 진지할 필요가 있나 노래도, 시도, 수식조차 사라지고 모래폭풍만 남은 낯선 우주의 패닉룸에만 남겨질지도 세상의 종말이란 ‘나’가 없는 일이다 ---「종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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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에서
시인 성윤석은 1991년부터 고인과 인연을 맺어온 오랜 동료로서, 해설 「대공허 속에서 부르는 노래」를 통해 기자에서 목수로, 그리고 마침내 시인으로 이어진 황원호의 생애를 되짚는다. 〉언제나 발칸반도 여행을 꿈꾸는 목수였다. 불의를 보면 참지 않았다. […] 자유롭게 살고 있으면서도 자유를 갈망하며,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길 희망하던 그는 기자로 축구인으로 목수로 살다 시인으로 죽었다. 자칭 타칭 황두목. 우리들의 두목이었던 황두목은 끝까지 자유인이었다. 해설은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맺는다. 황원호는 기자의 눈으로 사건을 보았고, 목수의 손으로 사물을 만졌고, 시인의 말로 우주와 몸과 슬픔을 나란히 놓았다. 이 유고시집은 완결된 미학적 성취를 전시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려 애쓴 흔적들의 모음이다. […] 대공허처럼 아무것도 없는 자리에서도, 한 사람은 끝까지 노래를 불렀다는 것. 그리고 그 노래는 이제 우리에게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