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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흰 것들에게 말하는 일이 백지에 있다
흰 것들에게 말하는 일이 백지에 있다/꽃마리/바위와 소나무와/인셉션/두근두근 네 인생/횡단보도/우산을 두고 내렸다/바람의 자리/아득히 먼 곳/비밀/거미집/기둥들/폭포의 시작/바람이 불 무렵/백야 2부 우리의 어디가 사랑이었나 우리의 어디가 사랑이었나/바오밥 나무/새/환절기/동백꽃이 피었습니다/2월의 비는 짧게 오고 짧게 간다/안개의 순간/하루/내일의 염원/술, 노래, 밥, 눈물/닮은꼴/블랙스완 1/라라라/삼월 속의 삼월/통도사 홍매 3부 환상통 블랙스완 2/수련 소묘/낙엽이 지는 곳/등 뒤로 손 내미는 바람/무작정/더디게 오는 것들은 뿌리를 먼저 키우기 때문이다/바람의 열두 방향/환상통/물안개/새/안갯속/유언/강가에 앉아/오지 않고 가지도 않는 사람에게/낙화의 방향 4부 비의 마음 어제의 일/연밥 위의 잠자리는 나였어요 거짓말 아니에요/추신/몰라도 아는 것, 알아도 모르는 것/개밥바라기별/어떤 고백/비의 마음/봄날에 삼월에/바람들이 모이면/물망초/어떤 하루/벚꽃 엔딩/일곱 살/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어/거울론/어깨를 반으로 접으면 날개가 펼쳐진다 |
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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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밤에도 낮에도 내가 나를 지우는 기억으로 부는 거라면 버려진 화병은 나의 무용함을 버티는 방식으로 어딘가에 부서져 있을 것이다 이토록 온전한 세상에 나의 꽃마리 ---「꽃마리」중에서 저녁이 지기도 전에 그림자가 먼저 스러지고 없을 때 고요한 새벽이 돌아와 비가 떨어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지구가 평평하다고 말하고 떠난 사람이 생각났다 나는 둥근 길을 걸어 귀가했다 ---「아득히 먼곳」중에서 없어진 사람이 없어진 팔다리처럼 아프다 아무것도 없어진 것이 없다는 증거이다 당신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창백한 얼굴을 들키지 않았을 뿐 맹물만 마셨어도 우리의 혈관이 이리도 붉게 짙어진 것은 ---「환상통」중에서 옛날 일 오듯이 비 오는 날 삶은 옥수수를 먹고 겉과 속이 달라서 좀 더 달콤한 수박을 먹고 수박씨 같은 웃음을 뱉어내요 그래도 괜찮다고 옥수수알처럼 가지런히 웃습니다 ---「비의 마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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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되는 사랑
시인은 2019년 5월 [샘터]를 통해 시를 발표하면서 시작(詩作) 활동을 이어왔다. 기존의 문단 보다는 sns에 주로 발표하면서 많은 독자들로부터 가슴에 와 닿는 깊은 사유와 통찰의 시로 평가 받으며, 호응을 얻고 있다. 1부 ‘흰 것들에게 말하는 일이 백지에 있다’에는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첫 순간들을 포착한 15편의 시가 놓여져 있다. ‘검은 먹물 든 내 눈에 당신의 맑은 눈동자가 와서 눈을 뜨기도 한다’처럼 두렵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도 하고 ‘우리는 서로 원하는 것을 모르지만’ ‘아무 것도 없는 빈 방을 찾아냈답니다’처럼 서로의 사랑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 계속되는 사랑 2부 우리의 어디가 사랑이었나‘에는 시인이 세계의 사물과 인간의 관계 맺음 그리고 계속되는 사랑에 관한 시 15편을 담았다.’얼마나 비를 맞아야 너처럼 노래할 수 있을까 얼마나 바람을 길러야 너처럼 날갯짓할 수 있을까’‘이보다 더 좋은 날을 알지 못하네 당신 기다리기에’에서처럼 시인은 절절한 사랑을 제시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건 무엇보다 사랑이 맨 앞자리에 와 있음을 시인의 세련되고 절제된 언어가 상기시킴으로써 인간이 인간에 대해 가지는 감정의 격을 높여주고 있다. ▶ 잃어버린 사랑 3부 환상통에서는 사랑의 번민 괴로움을 담은 시 15편을 담았다. 실타래처럼 풀리는 마음의 격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치고 가라앉고 적막과 고요를 불러들인다. ‘닿지 않는 인연 때문에 가끔 파도가 되어 흰 포말을 쏟아내지 않는다면 어떻게 살 수 있겠니’‘떠도는 안개를 모아 매듭을 지어 보려고 내 머리카락으로 안갯속에 그물을 쳐본 적도 있다’처럼 시인은 상실의 감정을 뛰어난 비유로 치환시키고 있다. ▶ 그리운 마음 4부 비의 마음에서는 그리움을 아프게 얘기하면서도 치유와 성숙을 노래한 시 16편을 담았다. ‘노을이 번질 때 즈음엔 이미 다 쓴 페이지는 붉게 봉인되겠지만 끝없는 추신에 추신이 이어져 이번 해에도 부치기는 어렵겠지’‘모래알들 조금 더 세다가 가겠습니다 쓰다가 만 시라도 당신은 모두 읽을 수 있겠죠’처럼 간결하면서도 그리움의 언어가 확장되는 기이한 경험을 갖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