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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Prologue
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 고스트라이터 굿 타임 레디-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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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더 많이 부어서 가지를 푹 꽂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지금은 2센티밖에 안 되겠는데 여기에 나무를 세울 수 있을 리가….”
남국 씨가 참견하다 내 눈총을 받고 그대로 멈췄다. “푹 꽂긴 뭘 푹 꽂아? 지금 베니스 비치에서 모래 뺏기 놀이라도 하는 줄 알아요?” ---p.21 시리즈 공개 이후 진짜 무당 아니냐는 댓글과 신들린 연기라는 호평 일색이고, 제작 당시에도 모두가 감탄을 금치 못했으며, 감수를 위해 촬영 현장에 계셨던 만신 선생님도 종종 놀라시는 눈치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무당이 된 건 아니지. ---p.43 기이한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도랑의 구정물이 찰박거렸다. 동시에 눈앞이 희미하게 밝아지기 시작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음험한 존재가 다가온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발바닥이 붙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세상에….” ---p.55 내 머릿속에 〈보이지 않는 이웃들〉 5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만사를 힘으로만 해결하는 남국 씨가 귀신들을 모아 밀봉한 항아리를 박살 내서 우리 둘이 수십 명의 귀신들에게 포위당한 상황이었다. 그때 나는, 그러니까 이미치는 아이라이너로 양쪽 광대에 눈을 그렸다. 눈이 네 개인 방상시는 창을 들고 나례의 선두에서 악귀를 쫓는 대신(大神)이다. 두 뺨에 어린아이의 낙서 같은 눈을 그린 채 귀신들을 물리치는 내 모습은 가장 널리 알려진 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 짤 중 하나였다. ---p.71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하나둘 복도로 나왔다. 머뭇거리던 아이들은 개어놓은 자기들의 옷을 보고 내 앞으로 다가와 서로 손을 잡았다. 너무나도 어리고 맑은 영혼들이었다. 나는 자꾸만 울컥하는 바람에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아이들은 그렇게 한참 내 노래를 듣다가 꾸벅 허리 굽혀 인사했다. 그러고는 홀가분한 걸음걸이로 미리 깔아둔 하얀 천을 따라 걸어 나갔다. 복도를 지나 계단 위로. 고통에서 벗어나 안식으로. ---p.152 내가 무슨 진짜 무당도 아닌데 상처받은 영혼들을 달래는 그런 능력이 있단 말이야? 불쌍한 아이들의 영혼을 달래려는 내 진심이 통한 건 다행이지만 이게 된다고? 책이랑 동영상에서 본 걸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인데? 〈보이지 않는 이웃들〉 시청자들이 신들린 연기라고 칭찬한다 해도 내가 진짜 신이 들린 건 아니잖아! --- p.16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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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연기를 했을 뿐인데
내가 진짜 퇴마사라고?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 진짜 귀신들 LA 코리아타운의 밤을 홀리는 힙한 무당의 엉뚱하고 유쾌한 귀신 퇴치 소동극 LA 출신의 단역 배우 스텔라 초이. 유명 OTT 드라마 〈보이지 않는 이웃들〉 시리즈에 젊은 무당 ‘이미치’ 역할로 캐스팅되어 갑자기 ‘글로벌 스타’가 된다. 스텔라는 촬영 중 CG 없이도 나뭇가지를 세우고, 이상할 정도로 만신 선생님의 가르침을 선명하게 기억한다. 신들린 무당 연기 덕분에 ‘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이라는 애칭까지 얻게 됐지만 스타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잠시, 스텔라의 주변에선 자꾸 기이한 일들이 벌어진다. LA 코리아타운 지하도에 나타난 귀물들과 맞서 싸우고 거대해진 사이비종교 교주를 물리친 다음, 귀신 때문에 갇혀 지내던 십대 소녀까지 구출하게 된 스텔라. 이 모든 게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믿고 싶었지만 퇴마의 재능은 이미 수준급이다. 능력을 깨달은 스텔라는 더욱 강력해진 악령과 한판승부를 준비한다. “와라, 이 허깨비들아! 나는 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이다!“ 독특한 캐릭터와 과감한 B급 정서로 질주하는 심사위원을 웃게 한 역대급 수상작 『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은 ‘제1회 오팬하우스 오리지널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공모전 심사위원들이 작품의 진가를 먼저 알아보았다. 서미애 작가는 “유머러스한 분위기와 B급 정서에서 느껴지는 경쾌함”을, 김보영 작가는 “귀신들마저도 유쾌”한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수상작을 정하는 최종 회의에서도 모든 심사위원들이 ‘재미있다’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독특한 주인공 캐릭터가 이 작품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조예은 작가는 “독특한 캐릭터와 과감한 스토리라인이 매력적”이라 평했고, 김혜정 작가는 “살아 있는 캐릭터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추동력이 된다”며 극찬했다. “한글과 영어가 혼재된 간판”과 옥외광고판에서 춤을 추는 케이팝 아이돌, “30년 전 흥행작의 리메이크 영화 포스터”가 공존하는 LA 코리아타운을 배경으로 금줄을 치고, 부적을 붙이며, 천도제를 지내는 젊고 섹시한 무당의 모습은 이제껏 보지 못한 낯선 즐거움을 선사한다.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붙잡는 스텔라의 대안가족 ‘수집기’ 케이오컬트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스텔라는 그저 연기라고 생각했던 무당 역할이 타고난 재능임을 받아들이기까지 좌충우돌의 과정을 거친다. 처음 귀신을 목격했을 땐 마약으로 인한 환시일 거라 생각하고, 성공한 배우로 우뚝 서 깜짝 카메라의 주인공이 된 거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원혼을 위무하고 악령을 해치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악령은 더 강해지지만, 그때마다 스텔라 역시 새로운 조력자를 만나가며 자신의 재능을 깨닫고 힘을 키운다. 사이비 종교 교단에서 일하다 마침내 도망친 중년의 여성, 오랫동안 연락을 끊었던 아버지, 귀신에게 붙잡혀 2년 가까이 세상 밖에 나오지 못했던 십 대 소녀와 갑자기 등장한 떠돌이 강아지까지. “식구가 별건가요. 먹을 식에 입 구. 밥을 같이 먹으면 식구라던데요.”라는 대사처럼 스텔라는 악령과 싸우며 하나씩 ‘식구’를 늘려나간다. 혈연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의 상처를 알아보고 기꺼이 곁을 내어주는 이들의 모습은 그 어떤 악의 힘보다 강하고 따뜻하다. 무당의 본질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잇고,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하는 데 있다. 스텔라는 타고난 신기가 있는 인물이지만 그전에 타인의 상처를 먼저 알아보고 이해하는 남다른 공감 능력을 가졌다. 산 사람이든 죽은 존재든, 그 마음을 읽고 아픔을 끌어안을 줄 안다. 이 다정한 재능이야말로 유쾌한 소동극을 오래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다. 힙한 무당과 독특한 귀신, 정신없이 몰아치는 과감한 스토리, 작품 전반에 깔린 유머와 온기. 『코리아타운의 핫 칙 샤먼』은 지금 가장 뜨거운 케이오컬트 흐름 위에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잡는 작품이다. 그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당신도 이 마지막 굿판에 기꺼이 함께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