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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문학과지성사 200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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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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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참을 수 없을 만큼 | 절하고 싶었다 | 영포(零浦), 그 다음은? | 이런 풍경 | 향(香) | 철골은, 관음은? | 연필화(鉛筆畵) | 겨울, 서귀포 ‘소라의 성’에서 | 서귀(西歸)를 뜨며 | 슈베르트를 깨뜨리다 | 쓸쓸하고 더딘 저녁 | 밤술 | 홀로움 | 2003년 봄 편지 | 먼지 칸타타 | 화성시 남쪽 가을 바다 | 사라지는 마을 | 삼척 추암(湫岩) 노인들 | 만항재 | 허공의 불타 | 겨울비 | 천사와 새 | 연어 꿈 | 사방의 굴레 | 가을 아침 | 실어증은 침묵의 한 극치이니 | 비인(庇仁) 5층 탑 | 그날, 정림사지 5층 석탑 | 누구였더라? | 바다 앞의 발

제2부 시간 속에 시간이 비친다 | 꽃의 고요 | 고통일까 환희일까? | 인간의 빛 | 미운 오리 새끼 | 십자가 | 벼랑에서 | 요한 계시록 | 지옥의 불길 | 흔들리는 별 | 보통 법신(普通法身)

제3부 늦겨울 비탈 | 겨울 저녁, 서산에서 | 여수 구항(舊港)에서 | 죽로차 | 허물 | 정선 화암에서 | 다시 몰운대에서 | 다대포 앞바다 해거름 | 그 돌 | 마지막 가난 | 당진 장고항 앞바다 | 더딘 슬픔 | 부활 | 막비 | 외로움/홀로움 | 호프 ‘통 속으로’ | 안개 속으로 | 이스탄불 그랜드 바자르에서 | 훼방동이! | 카잔차키스의 무덤에서 | 그럼 어때! | 마지막 지평선 | 비문(飛蚊) | 시여 터져라 | 봄비 | 손 털기 전 | 델피 신탁(神託)

해설: 황홀하고 서늘한 삶의 춤_이숭원

저자 소개 1

黃東奎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일명 '국민 연애시'라고 할수 있는 '즐거운 편지'의 작가. 등단작인 '즐거운 편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쉼 없고 경계 없는 사유로 발전을 거듭해온 시인이다. 본관은 제안(濟安)이다. 1938년 평안남도 숙천(肅川)에서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195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일명 '국민 연애시'라고 할수 있는 '즐거운 편지'의 작가. 등단작인 '즐거운 편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쉼 없고 경계 없는 사유로 발전을 거듭해온 시인이다.

본관은 제안(濟安)이다. 1938년 평안남도 숙천(肅川)에서 소설가 황순원(黃順元)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성장했다. 195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에서 영어영문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66∼1967년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한 후 1968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다. 1970∼1971년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1987∼1988년 미국 뉴욕대학교 객원교수로 활동했다.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영문과 명예교수와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58년 서정주(徐廷柱)에 의해 시 「시월」 「동백나무」「즐거운 편지」가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초기에는 사랑에 관한 서정시가 주로 썼지만 두번째 시집 『비가(悲歌)』(1965)부터는 숙명적 비극성을 받아들여 구체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1966년에는 정현종(鄭玄宗) 등과 함께 동인잡지 『사계』를 발행했다. 1968년 마종기(馬鍾基), 김영태(金榮泰)와의 3명의 공동시집 『평균율 1』을 출간하고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열하일기』『전봉준』『허균』 등의 시를 발표하면서 변화를 시도했고 이러한 변화는 1970년대로 이어져 모더니즘으로 자리잡았다.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1975)에 대한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초기의 고뇌에서 자기 삶의 내부로 비극의 비전을 비쳤던 그는 차츰 자기 밖의 세계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수행하면서 민족의 약소함과 황량한 우리 삶의 풍경을 묘사했고 이 참담한 상황을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힘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무력감을 표명했다. ... 그의 사랑은 이웃으로 번지고 드디어는 삼남 - 이 가냘픈 한국과 그곳에서 괴로이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로 확산되었다.”라는 평을 하고 있다.

시집 『악어를 조심하라고?』(1986)는 실험정신이 돋보이는데 이 시집에서는 지적 시선에 의한 상상력의 조형이라는 단계를 뛰어넘어, 시인이 이 세계의 존재성과 거기에 얹혀 살아야 하는 인간의 운명적 구조를 투시하면서 그것들과 친화와 역설의 이중적 얽힘을 그의 언어로써 새로이 구성해내고 있다. 1995년 『현대문학』에 연작시 「풍장 70」을 발표하면서, 1982년에 시작한 연작시가 마감되었다. 황동규 시인의 죽음관에 대해서 대면할 수 있는 이 시집은 독일어판으로도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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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214g | 128*205*20mm
ISBN13
9788932016719

책 속으로

자꾸 졸아든다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다음은 그대 한발 앞서 간 영포.
차츰 살림 줄이는 솔밭들을 거치니
해송 줄기들이 성겨지고
바다가 몸째 드러난다.
이젠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영포 다음은 마이너스 포(浦).
서녘 하늘에 해 문득 진해지고
해송들 사이로 바다가 두근거릴 때
밀물 드는 개펄에 나가 낯선 게들과 놀며
우리 처음 만나기 전 그대를 만나리.
―「영포(零浦), 그 다음은?」 전문

--- p.

사진은 계속 웃고 있더구나, 이 드러낸 채.
그동안 지탱해준 내장 더 애먹이지 말고
예순 몇 해 같이 살아준 몸의 진 더 빼지 말고
슬쩍 내뺐구나! 생각을 이 한 곳으로 몰며
아들 또래들이 정신없이 고스톱 치며 살아 있는 방을 건너
빈소를 나왔다.
이팝나무가 문등(門燈)을 뒤로하고 앞을 막았다
온 가지에 참을 수 없을 만큼
참을 수 없을 만큼 하얀 밥풀을 가득 달고.
‘이것 더 먹고 가라!’
이거였니,
감각들이 온몸에서 썰물처럼 빠질 때
네 마지막으로 느끼고 본 게, 참을 수 없을 만큼?
동체(胴體) 부듯 욕정이 치밀었다.

나무 앞에서 멈칫하는 사이
너는 환한 어둑발 속으로 뛰어들었다.
―「참을 수 없을 만큼」 전문

--- p.

출판사 리뷰

1975년에 출간된 『삼남에 내리는 눈』 이후, 그의 시집 출간은 약간의 편차를 제외하고는 3년 주기의 규칙성을 유지하고 있다. 뚜렷한 변화의 족적을 남기려는 시인의 창조 정신이 각 시집마다 선명하게 각인된다. 예를 들어, 『외계인』(1997)은 그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극서정시의 특징적 단면들이 동양적 사유와 결합되면서 서정의 영역을 확대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보였다.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2000)는 극서정시의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인간의 외로움에 대한 다면적 접근, 외로움의 존재론적 의미에 대한 지적인 탐색을 통하여 “홀로움”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시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2003)는 이 “홀로움”의 측면을 더욱 정제된 형태로 구조화하여 삶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심화하는 한편, 석가와 예수, 원효를 등장시켜 선문답 같은 형식으로 생의 비의(秘義)를 탐색하는 시편을 시도하여 전인미답의 새로운 영역을 선보였다. 이것은 일반적 상식으로 고착되어 있는 예수와 불타의 이분법을 해체하는 작업으로, 예수의 언행을 불타에게 전이시키고 불타의 언행을 다시 예수에게 전이시킴으로써 두 측면의 친근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이번 시집에서는 이 양식이 계승되면서 그 전과는 다른 특징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요컨대 그의 시의 행보는 그 이전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거기다 새로운 요소를 담아 넣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따라서 각각의 개별 시집은 그 이전의 시집과 계승과 극복, 지속과 갱신이라는 두 가지 관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시집은 계승의 측면은 많이 약화되고 창신(創新)의 측면이 전면에 드러나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 시집은 황동규 시의 전개에 상당히 중요한 의미의 축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된다.

의미는 왔다가 간다.
이번 시집을 만든 지난 3년여는 『유마경』을 읽고가 아니라,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엮은 기간이었다. 자아를 긍정해서 자아를 긍정하는 타인을 만나는 선(禪), 타인을 긍정해서 자아를 비우는 『유마경』, 이 속사정은 내가 때늦게 유마를 만났기 때문에 체득하게 된 것이다. ‘때늦게’가 아니었다면 저 무한 반복의 『유마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인가?
이제 ‘유마의 병상(病床)’을 떠난다. 혹시 다음 시집은 예컨대 지금 읽다 던지고 읽다 던지곤 하는 들뢰즈를 제대로 읽도록 하는 마음의 상태를 만드는 것이 되지나 않을지.
―황동규, 「시인의 말」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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