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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된 남자
해설 - 듀나(SF 작가·평론가) |
Alfred Be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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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세계와 문명이 끝없이 존재해왔고,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두가 자신이 이 시공간 속 오로지 단 하나뿐인 존재라는 오만한 착각을 품었다. 자신이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하며 재현될 수 없는 존재라 믿어 의심치 않는 인간들 역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있어왔다. 앞으로도 더 존재할 것이다…… 무한히 존재할 것이다. 이것은 그러한 시대를 살았던, 그러한 인간의 이야기…… 파괴된 남자의 이야기다.
--- p.7 ‘의사 놈 말이 맞아. 드코트니 때문에 비명이 나오는 거야. 그놈이 무서워서가 아니야. 나 자신이 두려워서지.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야. 내면 깊은 곳에선 이미 알고 있었어. 드코트니 그 망할 자식을 만난 순간부터, 이놈을 죽여야 한단 걸 말이야. 살인의 의미를 품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거야.’ --- p.18 “정말 그렇게 생각해? 1급 에스퍼가? 나보고 그걸 믿으라고? 당신 같은 능력자가 어떤 사람을, 어떤 집단을, 세계 전체를 속일 수 없다는 걸 나더러 믿으란 소리야?” 테이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무리 당근을 흔들어봤자, 그런 전형적인 수법에는…….” “날 들여다봐. 피핑을 하라고.” 라이히가 끼어들었다. “시간을 아껴야지. 내 정신 속에 뭐가 있는지 직접 읽어봐. 자네의 재능. 나의 재력. 무적의 조합이야. 딱 한 명만 죽이고 그만두겠다는 게 이 세상엔 그나마 다행인 일인 거지.” --- p.35 이제 누군가 이곳에 들어와서 경호원들을 발견한다면 라이히는 ‘파괴’로 직행하게 된다. 일을 마치기 전에 경호원들이 깨어나도, 라이히는 ‘파괴’로 직행하게 된다. 지금부터는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모든 것은 ‘파괴’와의 마지막 도박이었다. 마지막 남은 이성을 내려놓은 라이히는 보석으로 장식된 문을 열고 허니문 스위트룸으로 들어갔다. --- p.90 “우리에겐 우리만의 코드로 된 명예가 있지요……. 겁쟁이들이 다른 겁쟁이들을 위해 만든 가짜 규칙 같은 거랑은 전혀 다릅니다. 모든 사람은 자기만의 명예와 윤리를 갖고 있고, 그걸 스스로 지키는 한 누구에게도 손가락질받을 수 없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의 윤리를 싫어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을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할 권리는 없습니다.” 파월은 슬픈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라이히, 당신은 두 사람으로 되어 있군요. 하나는 휼륭하지만, 다른 하나는 썩어 문드러졌어요. 당신이 온전히 살인자이기만 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겁니다. 하지만 반은 쓰레기이고 반은 성인(聖人)이라서 더 나쁜 거예요.” --- p.132~133 “하지만…… 살인은 더 이상 중요한 일이 아니야. 더 심각해. 훨씬 심각해. 그리고 위험해…….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을 만큼.” 파월은 걸음을 멈추고 타오르는 눈빛으로 라이히를 노려봤다. “내가 널 죽여버릴 수만 있다면!” 파월이 울부짖었다. --- p.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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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노벨상 ‘휴고상’ 제1회 수상작이자 사이버펑크와 뉴웨이브의 선구적 작품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클라크와 함께 SF 거장으로 불리는 앨프리드 베스터 그의 귀환을 애타게 바라온 팬들을 위한 선물 같은 복간작 *** 영화감독 박찬욱이 〈복수는 나의 것〉 제작 시 영감을 받은 바로 그 소설 *** SF 평론가 듀나의 날카로운 분석과 빛나는 해설이 더해져 더욱 특별해진 걸작 “SF계의 영원한 고전” - 아이작 아시모프 압도적 속도감, 폭주하는 서사, 인류를 향한 철학적 메시지 SF 팬이라 자부하는 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신화적 작품 아이작 아시모프·스티븐 킹·윌리엄 깁슨·그렉 베어 등 수많은 SF 거장의 찬사를 받은 ‘거장들의 거장’ 앨프리드 베스터의 제1회 휴고상 수상작 『파괴된 남자』가 23년 만에 복간되어 찾아왔다. 존재 그 자체로 SF의 특이점이자 사이버펑크와 뉴웨이브의 시작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앨프리드 베스터는 탁월한 SF 작가인 동시에 미국 대중문화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DC 코믹스의 집필 작가이기도 하다. ‘아이작 아시모프와 아서 클라크를 싫어하는 작가는 있어도 베스터를 싫어하는 작가는 없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매우 큰 사랑을 받았으며, ‘앨프리드 베스터에게 주기 위해 휴고상을 만들었다’는 풍문마저 돌 정도로 SF계에서 그 위상이 높다. 국내 앨프리드 베스터의 팬층도 두텁다. 그의 작품이 재출간되기를 기다리는 SF 커뮤니티와 SNS의 반응은 여전히 뜨거우며, 이러한 애정을 증명하듯 2003년 출간된 구판 『파괴된 남자』의 중고 또한 최고가 10만 원 남짓에 판매되고 있다. 그의 작품에 반한 박찬욱 영화감독은 복수 3부작으로 유명한 〈복수는 나의 것〉의 가제를 ‘파괴된 사나이’로 지었을 정도로 큰 영감을 받았으며, 앨프리드 베스터의 또 다른 SF 작품 『타이거! 타이거!』의 영화화 판권을 수소문하기도 했다. 복간된 이번 『파괴된 남자』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SF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해도연 SF 작가·번역가가 새롭게 번역하고, 작품을 깊게 읽고 날카롭게 분석하기로 이름난 듀나 SF 작가·평론가가 해설을 썼다는 데 있다. SF ‘덕후’들이 힘을 모아 더욱 완성도 있는 번역에 깊이 있는 해설을 곁들였으니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79년 동안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 살인! 모든 생각이 읽히는 세계에서 완전범죄는 가능한가 사이버펑크와 뉴웨이브의 시초가 된 SF 누아르 인류가 진화해 텔레파시와 정신 조작 능력을 가진 에스퍼들이 탄생한 미래 사회, 거대 기업 제국 모나크의 총수 벤 라이히는 매일 밤 ‘얼굴 없는 남자’가 등장하는 악몽을 꾸고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벤 라이히는 꿈속 얼굴 없는 남자의 정체가 모든 사업 분야에서 모나크를 앞서고 있는 라이벌 기업 회장 드코트니라 생각하고는, 그를 살해한 뒤 전 태양계를 지배하기로 굳게 결심한다. 그러나 문제는 마음을 읽는 능력이 있는 에스퍼 경찰들이 한시도 쉬지 않고 세상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세계에서는 무려 79년 동안이나 그 누구도 살인에 성공한 적이 없다. 벤 라이히는 탁월하고도 악랄한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이 불가능한 범죄를 성공시키고 정신 조작 신문에서도 살아남을 계책을 꾸미기 시작한다. 이처럼 누구도 막을 수 없을 듯한 악당 벤 라이히에게 적수가 등장하니, 바로 심리분석가이자 에스퍼 경찰인 링컨 파월이다. 링컨 파월은 사람의 무의식으로 파고들어 본인조차도 모르는 속마음을 알아내고, 정신 공격까지 가할 수 있는 1급 에스퍼다. 그러나 그런 그도 벤 라이히를 체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인류에게 도움이 될 때만 능력을 사용한다는 ‘에스퍼 서약’으로 인한 제약부터 동료 에스퍼의 배신까지, 곳곳에 장애물이 가득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천재적 두뇌를 가진 거침없는 악당 벤 라이히와 신념을 굽히지 않는 에스퍼 영웅 링컨 파월, 둘의 대결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질주하며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특이점’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간다. 치밀한 정신분석학적 사유, 공감각적 자극을 제공하는 신비로운 타이포그래피 경이로운 실험적 SF 속 불꽃놀이처럼 터지는 재미 앨프리드 베스터는 DC 코믹스의 〈배트맨〉 〈슈퍼맨〉 시리즈 집필 작가로 활동한 전설적 스토리텔러다. 그는 명성에 걸맞게 도파민 터지듯 폭주하는 재미를 안겨주는 동시에 인간의 사악함과 나약함, 무의식 속에 깃든 선량함과 강인함, 그리고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까지 던져준다. 책 말미에는 듀나의 날카로운 분석과 해설이 더해져 있어 이 빛나는 SF 고전의 즐거움을 그야말로 200퍼센트 즐길 수 있다. 듀나는 해설에서 “군더더기 없이 질주하며 독자들에게 페이지를 넘기기를 강요하는 책”이라고 극찬하면서 소설의 재미가 “베스터만의 스타일”에서 온다고 설명하고, “이 소설은 만화, 라디오, 텔레비전 각본의 짧고 민첩한 대사와 화면 전환 그리고 실험적 타이포그래피로 구성된다. 그 매체에 남았다면 평범했을 재료들을 베스터는 소설로 만들어 특별한 스타일로 구현해냈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앨프리드 베스터만의 특징은 바로 문체 자체에 있다. 폭죽 터지듯 현란해 ‘불꽃놀이’란 명칭이 붙은 그의 문장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속도감으로 빠르게 읽힌다. 등장인물 또한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악당 벤 라이히와 영웅 링컨 파월, 두 주인공의 종횡무진 지적 추적극은 마치 DC 코믹스의 히어로나 악당 캐릭터를 영상으로 보는 듯한 쾌감이 들 정도다. 플롯 또한 예상 불가능한 반전과 충격적 전개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며, 책 속에 담겨 있는 정신분석학적 사유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덮고 난 후까지도 깊은 여운에 잠기게 한다. SF 팬이라면 현대 SF의 창시자이자 대부로 추앙받는 앨프리드 베스터의 이 신화적 걸작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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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영원한 고전. - 아이작 아시모프 (SF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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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조차 할 수 없다. - 칼 에드워드 세이건 (천문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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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스토리텔링에 화려하고 거친 상상력, 위트 넘치고 세련된 도시적 감각을 결합한 작가. - 윌리엄 깁슨 (SF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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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재즈 거장, 즉흥 연주의 천재. - 그렉 베어 (SF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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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깁슨이 장난감 총을 쏘고 있을 때 베스터는 사이버펑크를 쓰고 있었다. - 제임스 러브그로브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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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터는 독자에게 지적 노동과 몰입을 요구한다. 그가 보여주는 스타일의 혁신은 마음을 뒤흔든다. - 닐 게이먼 (환상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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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될 만하다.” - 토머스 핀천 (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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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터는 황금시대의 작가부터 뉴웨이브의 작가를 거쳐 온갖 독설을 입에 담고 살았던 사이버펑크 작가군을 넘어 현재의 작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가에게 사랑받는 몇 안 되는, 내가 알기로는 유일한 작가다. - 최용준 (SF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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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로까지 표현되곤 하는 베스터의 소설적인 특수 효과는 병적일 정도로 날카로운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구축한 간결한 플롯 및 현란하고 리얼리스틱한 미래 사회의 묘사와 어우러져, 형언하기 힘든 SF만의 독특한 감동을 독자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킨다. - 김상훈 (SF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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