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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여는 시 | 엄마 그리워 제1부 엄마 엄마 혼자만 남았구나 내 이름 부르는 엄마 목소리 엄마 무덤 앞에 앉아 엄마, 예쁜 지갑 사 올게요 가을에 떠난 엄마 엄마! 꽃구경 가요 엄마 호롱불 밝힙니다 엄마가 준 선물 엄마 마음은 부처님 마음 엄마! 가지 마! 엄마가 미안해 엄마 그리워 엄마의 눈물과 아이스케끼 엄마와 함께 큰 소리로 울었다 엄마가 할머니 되면 제2부 사랑 님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공원의 낡은 의자라고요 도시에서 살고 싶은 요염한 여자 당신이 한번 웃을 때 짙게 화장했어요 젊은 청춘으로 도망치고 싶다 당신의 기도가 이루어지소서 예쁜 꽃 피우겠습니다 그리워서 밤하늘 별 헤아리며 사랑받고 싶어요 얼굴 검은 연탄이에요 사랑은 간격이 필요한 거야 가을바람에 띄우는 사랑의 편지 침상 너머 하얀 눈 내리고 봄바람이고 싶어요 당신이 그리워 꽃을 피웠습니다 부럽도록 아름답구나 사랑의 속삭임 들려온다 당신의 그 모습을 나는 사랑한다 아! 나의 봄은 갔습니다 옷가슴 풀어헤치는 바람이고 싶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가을이 오면 제3부 부부 뒤돌아보지 않고 훨훨 날아간다 아내와 마주 앉은 식탁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더라 마누라 사랑이 영원할 줄 착각하고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상처 주는 말 하지 마세요 당신과 나는 다르다고요 네 아내가 부처님이다 대화의 장벽은 높아만 가고 마네킹 부부의 대화 부딪치는 소리 들린다 타인으로 살아가는 까닭 당신이 실수할 때마다 당신은 가난한 귀족 노동자 누가 당신의 이웃이고 가족이냐? 선반에 밥그릇 두 개 덩그러니 당신 가는 곳에 내가 간다 제4부 죽음과 이별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 나의 직장은 길거리 청소부 두 눈 감고 하늘 향해 누웠다 묘비를 세우고 비문을 쓴다 독수리에 내 몸 던져주리! 다정한 목소리만 남기고 떠났다 내가 가야 할 길이 따로 있는데 노란 치마저고리 벗어버리면 당신의 삶에 전하는 편지 1 당신의 삶에 전하는 편지 2 문수암 부처님이 바라보니 산등성이마다 철쭉꽃으로 피고 하루살이의 삶은 누가 그때를 아랴 당신 곁에 있을 때 영혼이 맑아지고 영원으로 떠나는 거야 이별의 노래 구슬프구나! 애완견의 죽음 세상이 이처럼 아름답다니 오늘 하루를 사랑하고 불치병이 찾아오면 내가 누구인가 재앙의 날 이르면 송학천의 사망 소식 제5부 일반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까? 천민자본주의 사회와 돈 양성평등의 후유증 말 한마디 화살처럼 날아오더니 화염에 휩싸일 때 자유민주주의가 좋다더니 속옷까지 벗어던진다 무관심 사회 되었네 선거철이 지나가면 자란도의 꿈 교실의 붕괴 1 교실의 붕괴 2 모래사막 그냥 두어라 담배 연기 천민자본주의와 잡초밭 파리만 떼 지어 날아온다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 시골 할머니의 하루 고향의 모습 눈에 보이네 산골 외딴집 해설 연륜으로 꽃 피워낸 그 사유 너머 | 이훈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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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그리워
내 어릴 때 고향은 경남 고성읍 동외리 좀도둑이 모여 살던 도둑 골 동네. 어둠이 짙어 오면 깊은 산골짜기에 호롱불 하나 깜박인다. 6.25 전쟁통에 아버지 잃고 엄마와 나 둘뿐 도둑놈이 버리고 간 부엌과 방 하나뿐인 초가 오두막집에 둥지를 틀고 흙벽에 쥐구멍이 숭숭 뚫려 들쥐가 밤낮으로 드나들며 뛰놀았는데 잠들면 내 새끼발가락 깨물었다. 추운 겨울이면 군불 지필 땔감이 없어 엄마의 가슴에 안겨 냉방에 벌벌 떨며 겨울밤 보냈다. 보리죽으로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끼 먹었고 어린 나이에 배고파 울면 익지도 않은 풋보리 이삭을 두 손바닥으로 비벼서 후후 불고 풋보리 알갱이 내 입에 넣어주시며 소리 없이 눈물 흘리시던 어머니. 하나 있는 자식을 위해 싸구려 화장품 바구니 머리에 이고 하루에도 수십 리 시골길 걷는다. 떨어진 내 검정 고무신은 바늘과 굵은 실로 꿰매어 주셨다. 밤이 깊어도 어머니 오시지 않고 겨울밤 문풍지 울리는 바람 소리와 가랑잎 구르는 소리 무섭게 들려오는데 캄캄한 방에 혼자 호롱불 밝히며 엄마 보고 싶어! 엄마 보고 싶어! 엄마 언제 와? 사립문 바라보며 큰 소리로 울었다. 그때 내 나이 다섯 살이었다. 먼 길 떠나신 어머니 그리워 엄마 혼자만 남았구나 명절날만 되면 객지에서 내 자식 아니 오나 동구洞口 밖 신작로新作路만 쳐다보시던 엄마. 가난하던 시절 자식들 주렁주렁 낳아 시집 보내고, 장가보낸다고 힘들었지. 명절이 되니 손주들까지 데리고 와서 집안은 떠들썩하고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구나. 도토리처럼 작은 산골 외딴집에서 외로움을 운명처럼 짊어지고 사는 늙으신 엄마. 내일이면 자식들 하나둘씩 이산가족처럼 동서남북으로 흩어지고 내년에도 다시 볼 수 있을까? “엄마! 오래오래 사세요.” “애들아! 잘 가거라.” 조그만 보자기마다 당근이며 시금치며 배추를 몇 묶음씩 고이고이 싸주시면서 “아프지 말고 부부끼리 오순도순 잘 살아라.” 밤이 되니 자식들 제 살길 찾아 모두 떠나고 뒷산 노루 새끼 울음 구슬프게 들리더니 쓸쓸한 산골 빈집에 엄마 혼자만 남았구나! 내 이름 부르는 엄마 목소리 누군가로부터 내 이름 불리우고 싶다. 세상에 처음 태어나던 날 어머님이 기뻐하시며 처음 불러 주시던 내 이름을 내 이름 불러 줄 사람 없나요? 나도 당신 이름 불러줄게요. 내 이름을 불러 줄 때가 너무 행복했다. 어릴 때 학교 갔다 오면 부엌에서 밥을 하다가도 사립문 쳐다보며 어머님은 큰 소리로 내 이름을 불렀지. “애야!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했냐?” “동무들과 싸우지 않고 즐겁게 놀았냐?” “예, 어머님! 예, 어머님!” 다정하게 날 부르던 어머님 목소리 귀에 쟁쟁한데 이젠 들을 수 없구나. 내 이름을 불러 줄 때가 너무 행복했다. “아빠! 아빠! 맛있는 거 사줘.” “뭘 먹고 싶어?” “짜장면이나, 붕어빵.” 틈만 나면 아빠 이름 부르며 맛있는 거 사 달라고 졸랐던 어린 딸아이 목소리 어린 딸아이 목소리 귀에 쟁쟁한데 이젠 들을 수가 없구나. 내 이름을 불러 줄 때가 너무 행복했다. “여보! 설거지 좀 해줘, 여보! 거실과 방 청소 좀 해줘.” 땀 흘리며 쓸고 닦고 쓰레기 버리기와 방 청소를 했다. “여보! 고마워, 당신이 최고야” 아내의 다정한 목소리 귀에 쟁쟁하지만 이젠 들을 수 없구나. 내 이름을 불러 줄 때가 너무 행복했다. 수없이 내 곁을 스쳐 간 선생님도 어릴 때 동무도 내 이름 다정하게 불러 주었지. 길을 가다가도 누군가 내 이름 불러 주면 그에게로 달려가고 싶다. 어디선가 내 이름 부르는 반가운 목소리 사방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네. 내 이름 불러 주던 그 다정한 목소리 모두 어디로 갔는가? 엄마 무덤 앞에 앉아 추석이 오면 부침개와 막걸리 한 병 들고 혼자 뒷산 언덕길 오른다. 억새꽃 무더기 사이로 들국화 향기 바람 타고 달려오는데 까치가 건너편 미루나무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즐거이 노래한다. 무덥던 여름 지나가고, 아침저녁 가을바람 서늘한데 엄마 무덤 앞에 자리 펴고 앉아 막걸리 한 잔 따르며 “한 잔 드시고 뭉게구름 따라 은하수 나라 훠이훠이 가십시오.” 산과 들에 꽃은 피었다 지고 추석은 해마다 찾아오지만 한 번 가신 우리 엄마 돌아올 줄 모르네.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우리 엄마 보고 싶어 앞산 비둘기 한 마리 퍼덕이며 날아간다. 휘영청 밝은 달밤에 어린 자식 혼자 두고 상여 소리에 꽃가마 타고 하늘나라 가신 엄마 건너편 산골짜기에서 슬픈 목소리 날 부른다. “엄마 없이 너 혼자 어떻게 살래?” “불쌍한 내 새끼!” “어린 자식 혼자 두고 가려고 하니 발걸음 놓이지 않구나!” 엄마, 예쁜 지갑 사 올게요 추석 명절이라고 머나먼 객지에서 조촐한 선물 꾸러미 사 들고 고향집 홀로 된 엄마 찾던 내 새끼. 물밀듯 밀려오는 귀성객 틈새로 다림질한 옷 차려입고 사립문 들어서면 그리움과 반가움에 눈시울 붉어진다. 가슴 울컥한 마음 소매 옷깃 훔치며 “돈 못 번다고 기죽지 마. 좋은 직장 아니어도 괜찮아.” 살벌한 도시 모퉁이에서 잘살아 볼 거라고 발버둥치는 금쪽같은 내 새끼. 너희 먹이려 밤새워 만든 음식 무거운 짐 내려놓고 실큰 먹고 힘내거라. “엄마! 내년에 올 때 명품 가방 사 올게요.” “예쁜 지갑 사 올게요.” “말만 들어도 고맙다. 너희 몸 건강하니 배부르고 행복하다.” 풍선처럼 부풀어진 보름달이 대낮처럼 환한 밤 세상 풍파 도란도란 이야기 자정을 넘기는데 회사 출근해야 한다며 생존 경쟁 살벌한 광야로 황급히 떠났다. 내 새끼 떠난 자리에 적막이 감돌고 내 마음 아는지 모르는지 보름달은 혼자 두둥실 서쪽 하늘 떠간다. 가을에 떠난 엄마 내 나이 다섯 살 때 엄마가 집을 떠났습니다. “엄마 어디 가는 거야. 가지 마!” 엄마 치맛자락 움켜쥐고 울먹이던 작은 손 뿌리치며 단풍이 물든 오솔길로 혼자 쓸쓸히 갔습니다. 한 벌 뿐인 하얀 치맛자락 펄럭이며 그렇게 갔습니다. 원망의 눈초리 흩뿌리며 서늘한 가을바람 머리카락 휘날립니다. “나도 엄마 따라갈 거야!” 울음소리 허공으로 던져버리며 작은 손가방 어깨 걸치고 돌아오지 못 할 길 유유히 갔습니다. 산모퉁이 돌아 들려오는 산새 울음소리 구슬픕니다. 엄마 떠난 텅 빈 하늘에 한바탕 왁자지껄 참새떼 날고 들국화 활짝 피어 억새꽃 손짓하면 하얗게 야윈 몸 하늘 향해 흐느낍니다. “저 여자 네 엄마 아니야!” 술주정뱅이 아빠의 날카로운 목소리 눈물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더니 슬픔이 켜켜이 쌓이고 서러움이 가슴 깊이 엉겨 붙었습니다. 굴참나무 단풍잎이 울긋불긋 가을바람에 물들고 그리움에 마음졸이며 가을밤 깊어 갑니다. 엄마 없는 외톨이 아이라고 귀뚜라미 밤새도록 찌르르 찌르르 엄마의 따뜻하고 포근한 품이 그리워 보름달은 불 꺼진 창가에 밤새도록 서성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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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일부
연륜으로 꽃 피워낸 그 사유 너머 이훈식 「시인. 서정문학 발행인」 남덕현 시인님의 첫 시집 출간을 먼저 축하드린다. 오랫동안 교육자로 그 신성한 사명을 감당하면서 문학의 열정을 갈고 닦아 오신 연륜의 열매가 늦게나마 세상에 빛을 보게 됨을 다시 한번 축하드린다. 남 시인님의 시들의 텃밭은 부처 같은 어머니요, 고향이요, 불교적 사유가 자양분이 되어 시마다 깊은 경륜이 행간을 채우고 있음을 본다. 신이 할 일이 너무 많아 이 땅에 어머니를 보냈다는 말처럼 시집 제목부터 제1부를 장식하고 있는 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사모의 정은 골수 깊이 박힌 애모요, 삶의 마디마다 무릎 세우게 했던 사랑이었음을 본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거쳐오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평탄치 않았던 각박한 세상의 아픔들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시는 시인의 단면도요, 시는 시인의 생사관이요, 시는 시인의 눈높이임을 부정할 수가 없다. 제1부에서 제5부까지 시들은 억지로 꾸미거나 덧칠하지 않은 시인의 품성의 결과물인 것을 보게 된다. 삶의 희로애락을 서정적이고 불교적인 사유로 그려낸 시어들이 그간 얼마나 진솔하게 삶을 바라보고 살아오셨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제1부 엄마 엄마는 마음의 본향이고 우리 정서의 밑바탕이며 아플 때나 기쁠 때나 제일 먼저 떠오른 게 엄마이다. 6.25 전쟁의 수난사 속에서 겪어 왔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그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의 엄마는 이 세상 전부였고, 소망이었으며 사랑이고, 울음이었음을 본다. 엄마라는 이름을 대신할 수 있는 명사는 없다. 그 각박하고 힘든 시간과 방향을 잃지 않고 견뎌온 세월이 시어로 녹아 있다. 산과 들에 꽃은 피었다 지고 추석은 해마다 찾아오지만 한 번 가신 우리 엄마 돌아올 줄 모르네.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우리 엄마 보고 싶어 앞산 비둘기 한 마리 퍼덕이며 날아간다. 휘영청 밝은 달밤에 어린 자식 혼자 두고 상여 소리에 꽃가마 타고 하늘나라 가신 엄마 건너편 산골짜기에서 슬픈 목소리 날 부른다. ― 「엄마 무덤 앞에 앉아」 중에서 “보고 싶어 보고 싶어 우리 엄마 보고 싶어” 무덤 앞에서 남은 자들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보고 싶다는 말속에는 뼈마디에 새겨진 아픔이요, 슬픔이고 이렇게 잘 견디며 살고 있다는 고백이며, 자식 두고 눈 감았을 엄마를 헤아리며 이젠 하늘나라에서 편히 계시라는 염원이 깃든 단발마이다. 엄마한테 어떤 미사여구가 필요한가? 앞산 비둘기 한 마리 퍼덕이며 날아간다는 에둘러 표현한 시어가 글썽이는 눈물로 읽힌다. 산과 들에 꽃은 피었다 지지만 다시 못 오실 엄마, 엄마는 시인에게는 삶의 근원적 정서요, 삶의 핏줄이었음을 본다. 산사山寺에 무엇 하러 가는가? 부처님께 무슨 할말 있는가? 스님의 염불과 목탁 소리 골짜기마다 마을마다 가슴 울림으로 퍼져 나가고 자비심의 꽃으로 활짝 피어나니 어리석음을 벗어나라고 연등불 밝힌다. 엄마 마음은 부처님 마음. 엄마는 배고파도 자식 먼저 주고 엄마는 헐벗어도 자식에게 좋은 옷 입힌다. ―「엄마의 마음은 부처님 마음」 중에서 엄마의 마음은 부처님 마음이라는 것은 이 땅에 불법佛法이신 부처가 온 것은 생사병로의 문제만큼 치열하게 다룬 것이 바로 자비심慈悲心이다. 자비심은 단순히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실제로 그 고통을 도와주거나 함께 하려는 마음이다. 엄마는 굶어도 자식이 먹는 것을 보면 배불러 하신 분이다. 거미 중에 어미 거미의 모성애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새로 태어난 새끼들은 엄마의 육신을 파먹으면서 자란다. 자식을 위해 스스로 소신공양하는 어미 거미, 그게 바로 우리 부모이다. 엄마가 할머니 되면 눈이 어두워 글을 잘 못 읽더라도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렴 네가 어릴 때 처음 글을 배울 때 벽에다 가나다라마바사 글씨 카드를 붙여놓고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가르쳐줄 때 네가 글자를 한 자 한 자 읽을 때마다 엄마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던 것처럼 엄마가 할머니 되면 자주 아파 병원에 가더라도 못 본 체하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 「엄마가 할머니 되면」 중에서 붙잡을 수 없는 세월에 연로하신 엄마가 할머니가 되면 시력도 나빠지고 거동도 불편하고 모든 기력이 떨어지면서 병마의 시달릴 테니 네가 어렸을 적 생각해서라도 못 본 체하지 말아 달라는 시어들이 가슴을 저미게 한다. 남 시인님의 시어들이 은유나 함축보다 더 애절하게 가슴에 닿는 것은 진솔한 작가의 생생한 고백이기에 가능하다. 요즘 난해한 시들이 얼마나 많은가. 시어는 시인이 살아온 고백이요, 가슴에 묻어두었던 애절함이다. 그래서 엄마의 은혜는 하늘 같고 한도 끝도 없는 사랑임을 시로 펼쳐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