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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구성
제1부 ‘내 눈은 몇 개 있어야 할까’는 어린이들의 학교생활과 고달픈 일상을 다룬 동시들을 주로 모은 것이다. 어린이들은 ‘쉬는 시간은, 맛있다/아무 양념이 없어도 맛있다’면서 ‘단 1초도 아까워/급식도 허겁지겁 먹어치우고/운동화를 끌면서 달려 나’가기도 하고(김은영의 「배고픈 시간」), ‘문방구 게임기를 힐끔/떡볶이 가게도 힐끔/골목에서 오토바이 튀어나오나 힐끔/맨홀 뚜껑 열려 있나 힐끔/바람에 간판 떨어지나 힐끔/무서운 형들이 따라오나 힐끔’거리느라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내 눈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이다(이묘신의 「내 눈은 몇 개 있어야 할까」). 이런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것은 ‘시험지옥’에 빠진 듯 공부를 강요당하는 현실이다. ‘수업도 시험도는/몰라도 앉아서 풀어야 하는 섬’이고(김은영의 「섬 타령」), ‘얼른 끝내고 자고 싶은데/준서처럼 나도 졸린데/준서 엄마가 옆에서 계속/혼을 내’며(박혜선의 「연필의 고민」), 기적이 뭔지 아빠에게 설명을 듣고는 ‘으음, 내가 수학 100점 맞는 거?’라고 이해하기도 한다(이혜영의 「기적이란」). 그렇게 공부에 지쳐 고달프게 살아가다 보니 어린이들은 이런 공상을 하기도 한다. 신기한 리모컨이 있다면 ‘체육 시간은/슬로비디오처럼 오래오래/수학 시간은/빨리감기로 짧게 만들 거’고(박신식의 「신기한 리모컨이 있다면」), ‘과목들이 빽빽한/시간표 속에/창문 하나 달고 싶다.’고(박혜선의 「창문 하나 달고 싶다」). 제2부 ‘낙타 혹 속에는’은 자연을 노래한 동시들을 모은 것이다. 시인들이 가꿔 놓은 동심의 숲에는 ‘발자국을 남기고 싶을 때//나뭇가지에서/살풋/땅으로 내려’오는 새들이 있고(한상순의 「발자국」), ‘봄부터/조금씩 부풀어 올라//한여름엔/어마어마한 초록풍선//한자리 심심해서/두둥실 날아가고 싶은’ 느티나무가 있다(양재홍의 「「느티나무」). 또한 그곳에는 ‘광주시 북구 금곡동 무등산 자락에서/김창수 아저씨가/여름 내 구슬땀 흘리며/자식처럼 가’꾸어 ‘서울 구의동 590번지에 사는/내가’ 참 맛있게 먹는 그 수박이 있으며(최윤정의 「그 수박」), ‘우리 동네를 덮고도 남을 만큼/크고/넓’은 ‘꽃이 두고 간 발자국’인 꽃향기가 있다(박혜선의 「꽃향기」). 시인들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능숙한 솜씨로 다채롭게 그리고 있어 시를 읽는 재미가 여간 크지 않다. 제3부 ‘얼만큼 사랑해?’는 사물이나 자연을 관찰하고, 깨달음을 주는 동시들을 모은 것이다. 할아버지 큰 귀속에 있는 보청기는 ‘새들 노래, 바람 노래/다 옮겨 놓는/마음이 넉넉한 귀’이고(한상순의 「보청기」), 시골 할머니 집 마당 위에 뜬 별들이 달리는 차를 자꾸 따라와서, 나중에 깜빡 잠들었다 눈 떠 보니 ‘빌딩 위에 반짝이는 화려한 별/아파트 창문마다 걸려 있는 수많은 별’로 바뀌었다(최윤정의 「별이 바뀌다」)는 식의 발상과 시적 진술은 신선하고 새롭다. 전적으로 관찰력의 힘이다. 또한 엄마가 사진을 찍을 때 ‘아무리 예쁜 꽃이어도/멋진 풍경이어도/그저 배경일 뿐//주인공은 언제나 나’라고 하거나(이혜영의 「주인공은 언제나 나」), ‘새 집/새 친구/새 선생님은/금세 친해지는데//새 엄마는…….//새 옷/새 신발/새 장난감은/금세 ‘새’가 사라지는데//새 엄마는…….’이라고 하는 것이(박신식의 「새엄마」) 묘한 대조를 이루면서 가족 관계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 제4부 ‘햇살저금통’은 상상력이 돋보이는 동시들을 모은 것이다. 시인의 눈에 비친 ‘흙은/지구의 살//돌은/지구의 뼈//물은/지구의 피//사람은/지구에 놀러온 별’이고(양재홍의 「지구와 사람」), 태양광전지는 ‘땡그랑/땡그랑/소리도 없이/아침부터 저녁까지/햇살 모으는/햇살저금통’이다(박신식의 「태양광전지」). 그리고 비는 ‘하늘에서/땅까지/길이를 재는 자’이고(박혜선의 「비는」), ‘별은/먼 우주에 떠 있는 섬’이어서 ‘밤마다/등댓불을 켜놓는다.’고 했는데(김은영의 「별」), 그 우주적 상상력이 놀랍기만 하다. 『창문 하나 달고 싶다』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역량 있는 시인들의 수준 높은 동시들이 실려 있어 시를 읽는 즐거움을 한껏 전해 준다. 어린이들이 이 동시집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 어린이들의 언어 및 정서 발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