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아름다운 우리말을 살린 동시집
김미영 시인은 1996년 《아동문예》로 등단한 이래 『잠자리와 헬리콥터』『손수건에게』 『불량식품 먹은 버스』 등 세 권의 동시집을 펴냈으며, 이번에 네 번째 동시집 『흙탕물총 탕탕』을 출간하게 되었다. 이번 동시집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이제까지 보여 주었던 작품 세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시를 보여 주고 있다. 멀미약!/안 먹어도 돼.//참/즐거운 멀미거든.//믿을 수 없다고?//그럼 얼른/꽃밭으로 가 봐. ―「꽃멀미」 늘/하품만 한다고//머리통/쥐어박지 마세요.//늘/품고 있는 게 있다고요,/에디슨처럼.//‘꼴통!’이란 말/정말 듣기 싫어요.//이렇게 불러 주세요, 아빠./‘늘품!’ ―「늘품」 독자들은 시의 제목을 보고 좀 어리둥절해할지 모르겠다. ‘꽃멀미’, ‘늘품’은 처음 들어 보는 생소한 단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멀미’와 ‘늘품’은 국어사전 속에 들어 있는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꽃멀미’는 ‘꽃의 아름다움에 취해 일어나는 어지러움’을 뜻하고, ‘늘품’은 ‘앞으로 좋게 발전할 품질이나 품성’을 말한다. 이렇게 뜻풀이를 하고 나니 시의 내용이 확연히 이해될 것이다. 「꽃멀미」는 꽃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즐거운 멀미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보여 준다. 또한 「늘품」에서는 늘 머리통을 쥐어박고 ‘꼴통’이라고 나무라기만 하는 기성 세대에 대해 어린 세대의 간절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동시집에는 「손톱달」「나비잠」「먼지잼」「보득솔」「마중물」「방짜」「진솔」「새물내」「꼭지숟갈」「미르 「짬짜미」「나비물」「꽃다지」「도래샘」「도랑치마」「똘기」「몽니」「자리옷」「보늬」「숲정이」「샘바리」「다솜」「모꼬지」「도르리」「미세기」「띠앗」「제비초리」「대궁」「길품」「자드락길」「살피」「구메구메」「버캐」등의 제목을 단 시들이 실려 있다. 이렇듯 김미영 시인은 「잊혀져 가는 이런 아름다운 우리말을 찾아내어, 그 독특한 의미와 느낌을 살려 시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동시집에서 찾아볼 수 있는 김미영 동시의 특징은 무엇일까? 첫째는 천진난만한 어린이 마음이 담겨 있다. 엄마,/내 붕붕차가/꿀꺽꿀꺽/비를 먹고 있어요.//쑤욱쑥/자라고 싶은가 봐요.//아빠 차처럼/크~은/트럭이 되고 싶은가 봐요. ―「비 오는 날」 나처럼/과자랑 사탕을/너무 좋아하는 개미들//-어, 이빨 썩으면 어쩌지./개미네 마을에도/치과가 있을까?//치과 의사 선생님은/돋보기안경을 끼고/이빨을 치료하겠지.//썩은 이을 뽑아내는/핀셋은/얼마나 쪼그말까. ―「나처럼」 「비 오는 날」에서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화자의 마음이 붕붕차와 트럭에 빗대어 담겨 있다. 따라서 어린이다운 천진난만한 말과 생각이 웃음을 자아낸다. 반면, 생계 수단일지도 모르는 ‘트럭’을 통해 화자의 어려운 형편을 보여 주며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나처럼」에서는 썩은 이를 치료 받는 개미를 통해 치과를 두려워하는 어린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돋보기안경을 끼고 핀셋으로 썩은 이를 뽑아내는 개미네 마을 치과 의사선생님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이 시 역시 천진난만한 어린이 마음과 생각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 두 번째 특징은 남다른 상상력이다. 달을 보고 ‘하나님도 손톱을 깎는구나. 톡~ 하늘 마당까지 튀었네.’(「손톱달」) 하고 상상하는가 하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옆으로 쫙 끼얹는 물을 보고 ‘물이 날개를 활짝 폅니다.’(「나비물」) 하고 노래한다. 또한 헌 양말 한 짝 물고 가는 생쥐를 보고 참 따뜻한 침낭을 얻었다는 생각을 한다. 김미영 시인은 이처럼 사물이나 자연 현상을 무심히 보아 넘기지 않고,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하여 참신한 시상을 펼쳐 보이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동심을 바탕으로 한 해학이다. 밥알이 삐져나오고/말소린 새는데,/혀만 신났다./-대문 열렸다./하루 종일 들락날락 ―「앞니 빠진 뒤」 히잉 힝/따가닥 따각/민우랑 함께/신나게 놀다가,//비잉 빙/휘~청/민우랑 함께/벌을 선다. ―「민우의 의자」 시를 읽기만 해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시인 특유의 해학이 시적 재미를 높여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