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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처입은 어린 영혼
자유를 찾아서 성스러운 숲 몽마르트르 2. 넘치는 혈기 붉은 머리 로자 가문의 명예를 위해 작은 바이올렛 꽃다발 3. 즐거운 인생 물랭 거리 54호실의 손님 아름다운 폐허 4. 안경쓴 개 마드리드 요양원 보호자와 지팡이 신의 뜻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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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 덕분에 로트렉은 길거리의 군중들까지 만나게 됐다. 포스터는 소수의 예술이고 상업 예술일 뿐일까? 재능과 기교로 명성을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예술가에게 저속한 일이란 없는 법이다. 도미에나 마네도 선전물 제작을 꺼리지 않았다. ....(중략)
로트렉은 새로운 일에 몰두했다. 그는 포스터 중앙에 춤추는 라 굴뤼를 군중들과 분리해 넣었다. 그녀 앞에는 발랑탱의 실루엣을 길쭉하게, 회색으로 그려 넣어 둥글고 금발인 라 굴뤼와 대조를 이루도록 하였다. '물랭 루즈' 하면 우선 라 굴뤼가 생각나지 않는가? 또한 발랑탱을 빼놓고 이야기하 수 있을까? 로트렉은 개인들에 대한 기호가 강했다. 개인들을 형상화시킨 모습을 포스터에 구현함으로써 그들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그 구경거리를 상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렇게 개인들에게 상황과 역할을 부여했다. 그것은 당시 관행은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유명 배우들의 이름조차도 광고판에 크게 쓰여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 p.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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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대한 무관심이었을까? 아니면 그의 웃음이나 농담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의 슬픔을 감추는 데 필요했던 것일까? 아마 권태로움에 지쳐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림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었을 터이니 화를 낸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그림이 내 다리를 되돌려주는 것은 아니지. 최선의 선택으로 그림을 그릴뿐인데…….' 이런 자조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두 누에 보이는 것들을 그려야 한다는 필연적인 열망이 그를 다시 캔버스 앞에 서게 했다. 그러면 마음이 가라앉고 즐거움이 찾아온다. 하지만 자조적인 생각들을 잉태하는 고독감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멀리서 들려오는 물소리만으로도 알 수 있는 지하수처럼 숨죽이며 존재하고 있다. --- p.1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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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는 몽마르트르 대로에서 화랑을 운영하는 테오 반 고흐의 형이었다. 33살에 그는 온갖 불행과 단념을 겪어야만 했다. 반 고흐는 이제 스케치를 시작한 지 6년이 되었고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린 지는 겨우 4년이 된 터였다. 그도 로트렉처럼 화가라는 운명에 떠밀려 왔다. 그는 스스로 '진짜 삶'이라 부르는 그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했다! 그도 로트렉처럼 실격자였다. 불구자의 짧을 다리를 보고 웃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운명의 쓰라림과 잔인한 아이러니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 고흐는 고통받는 모든 것을 연민으로 바라보았다. 로트렉은 이와는 반대로 누구도 - 그 자신조차도 - 동정하지 않았다. 로트렉은 자기 자신을 쳐다보는 것처럼 남들을 보았다. 그는 판단하지 않고 분석했다. 그는 감상에 빠지는 것을 피하고 도덕에는 무관심했다. 그는 삶을 그 자체를 간파하기를 원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반 고흐의 그림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로트렉의 그림은 감정에 대한 지식이었다. 반 고흐가 자비심이라면, 로트렉은 명철함이었다. --- pp.60-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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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렉은 그림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술마시는 것도 멈추지 않았다. 젊은 수탉처럼 온갖 난잡한 행동을 하고 돌아다녔다. 그리고 그의 행동을 걱정하는 부르주와 알베르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는 냉소적인 무관심으로 응수했다. 그리고 웃었다. 그는 브뤼앙의 매춘부들, 즐거움을 주는 소녀들이라 불리는 이들을 그렸다. 그의 유화 속에서는 새로운 슬픔이 고통받고 어리석은 여인들의 얼굴에 파고들었다. 하지만 그는 웃었다. 마치 이 슬픈 감정이 슬픔이 아닌 것처럼. 하지만 가끔씩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걱정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는 거야. 왜냐하면 걱정하는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다는 말조차 하지 않는 법이거든." --- p.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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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몸은,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는 말야, 사랑을 위해 있는 것이 아냐. 그러기에는 너무나 멋지거든, 너무나 멋져. 사랑을 하는 데는 아무것으로나 족하지. 아무것으로나, 그렇잖아?"
--- p.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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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몸은, 여자의 아름다운 육체는 말야, 사랑을 위해 있는 것이 아냐. 그러기에는 너무나 멋지거든, 너무나 멋져. 사랑을 하는 데는 아무것으로나 족하지. 아무것으로나, 그렇잖아?"
--- p.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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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랭 루즈>('빨간 풍차'라는 뜻)를 그린 포스터로 유명한 툴루즈 로트렉(1864년∼1901년)이 올해로 사후 100주년이 되었다.뛰어난 심리적 통찰력으로 인상적인 색채와 날카로운 실루엣의 포스터를 그려낸 그는 1890년대 파리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그의 작품이 거리에 붙으면 수집가들은 그의 포스터를 떼어 가기 위해 혈안이 되기도 했다. 미술사적으로 그는 근대 판화를 개척한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1890년대 당시로는 새로운 기술인 칼라 석판 인쇄술 분야를 개척함으로써 풍자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거리 광고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비록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만 판화작가로 활동했지만 350점이나 되는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일생은 불행했다. 귀족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어릴 적 겪은 2번의 사고로 성장이 멈추었고, 작은 키와 혐오스러운 외모로 여성은 물론 가족으로부터도 냉대를 당했다. 그러나 운명에 대한 원망과 체념만으로 일관한다면 평범한 삶이겠지만 원망과 분노를 예술로 표현해냈다면 우리는 그것을 천재의 삶이라 한다. 로트렉은 그런 삶에 철저한 사람이었다. 비록 가슴에 쌓인 원망과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알코올 중독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사는 동안 밝은 성격으로 많은 예술가들과 친분을 쌓았고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창녀와 같은 밑바닥 인생들에게도 깊은 애정을 표시했다. 이 책은 앙리 페뤼쇼라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미술평론가가 쓴 로트렉 평전을 로트렉의 그림들과 함께 엮은 것이다. 막연히 알고 있는 그의 삶을 조금 더 다가가 그의 생생한 육성을 듣게 한다. 또한 그의 150여 컷에 달하는 도판을 통해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미술세계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한 눈에 엿보게 한다. 페뤼쇼의 속도감 있는 문체와 이야기 전개는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로트렉이라는 인물에게 동화되도록 하며, 또한 간간이 소개되는 19세기 후반의 몽마르트르를 중심으로 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이야기는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 속에서 우리는 '물랭 루즈'의 화려한 조명 속에서 열기에 들떠 술을 들이키고 있는 로트렉을 만난다. 원서명은 「LA VIE DE TOULOUSE-LAUTREC」Henri Perruchot. Hachette, Paris 19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