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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는 일이 자네를 위해서도 아니요, 자네의 부탁 때문도 아니라는 점을 자네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네. 난 그 누구를 위해서 일하지는 않는다네. 무슨 말인고 하니 폐하께서 나에게 공주의 침실 설계도를 만들라는 명령을 내리시지 않는 한, 자네에게 줄 델 카르멘의 성모 마리아 그림을 제시간에 완성할 거라는 말일세.
--- p. 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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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풍자는 단순히 사회적 악이나 정치적 실책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 자체를 풍자함으로서 본성이 다시 갱생하지 않는 것에 더 주력하고 있다. 그것은 이미지 형태를 띠고 있는 인간의 삶에 대한 호소문이다.
--- p. 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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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에게 초월적 현실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전기와 작품 어디에서도 그가 잠시라도 선험적인 경험에 의존했다는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가 알았던 유일한 현실은 바로 그를 둘러싼 세상뿐이었다.
--- p.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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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데 고야에 관하여
최초의 근대화가로 추앙받는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는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예술관뿐만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뛰어난 기법으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이룩했다. 그는 후기 로코코 시대부터 낭만주의에 이르는 역사의 전환기를 살았으며 벨라스케스, 엘 그레코와 더불어 스페인의 3대 거장으로 불리고 있다.
고야가 당대 현실 속에서 통찰한 '근대'는 지옥과 천국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이성과 합리성의 이면에서 그가 목격한 것은 인간의 광기와 야수성이었다. 프랑스 군대의 침략 아래서 신음하는 스페인 민중의 삶은 고야에게 혼돈을 던져 주었다. 그런 와중에서 이루어진 고야의 다채로운 창작활동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음울한 그림으로 귀결되었다. 악몽같은 풍경과 휘두르는 듯한 화필로 인간의 사악한 본성을 폭로한 고야는, 인상파는 물론이고 20세기 현대회화에까지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는 82년의 긴 인생 동안 많은 작품을 제작하여 오늘날 700점의 회화와 900점의 드로잉, 그리고 300여점의 판화작품을 남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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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영혼의 거울』에 대하여
이 책은 '얼굴은 영혼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거울' 이라는 고야의 관점을 재조명하고 있다. 인간의 다양한 모습 속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질적인 개성과 내면의 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
*1부에서는 이탈리아의 미술사가인 마게리타 아부르체세가 쓴 고야의 생애(고야의 생애와 예술)와, 영국의 작가인 올더스 헉슬리의 고야 작품론을 실었다. 청각장애가 빚어낸 음울하고 독창적인 예술세계와 운명이 사납게 몰고 간 그의 험난한 생애를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그의 대표적인 판화작품집인 『카프리초스』를 실었다. 풍자와 해학 속에숨겨진 그의 날카로운 시선을 만난다. *3부에서는 그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마르틴 사파테르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그의 내면세계를 엿보며 '인간' 고야와 대면한다. 이 책은 고야의 글과 그의 작품론뿐 아니라 그의 대표작 69점의 컬러도판과 『카프리초스』판화집 80점의 도판을 모두 수록하여 읽는 내내 고야의 작품세계에 푹 빠질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