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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짜릿짜릿 가슴뭉클한 판타지 동화!
지원이와 병관이'시리즈로 잘 알려진 김영진 작가의 신작. 주인공 인해와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남긴 기억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면서도 앞으로 또 새로운 기억을 쌓으며 한발한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 줍니다.
2015.10.20.
유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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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추억, 그리고 쌓아가야 할 기억
도서2팀 김규영 (kimgyuyoung@yes24.com)
아주 어릴 때, 우리 할아버지는 중풍을 앓고 계셨습니다. 어린 저를 한팔로 안고 버스 정류장 2개 정도 거리의 친척집으로 향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나요. 제가 꽤 우량아였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하시던 그 모습이요. 하지만 몸이 온전치 않으셨던 할아버지는 땀을 비오듯이 흘리시며 중간중간 많이 쉬셨습니다. 아마 포기하고 싶으셨겠지만, 이미 중간 정도까지 걸어가신 상태라 다시 되돌리기도 벅차셨을 거예요. 예쁘지도 않고 마냥 귀엽기만 했던 뚱뚱한 손녀를 친척에게 데려가 자랑하고 싶나 봅니다. 친척집 문이 열리고, 그때 저희 작은할머니가 "아니, 여기까지 안고 오신 거에요?!"라고 소리지르시던 그 목소리까지 기억이 생생하네요.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지만 제가 기억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많지가 않습니다. 초등학교 입학하던 해, 저와 같은 방에서 주무시다 평화롭게 눈을 감으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처음엔 아무 것도 모르고 할아버지가 저와 장난을 치는 것인 줄로만 알았죠. 할아버지를 이제 앞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아버지에게 전해 들었을 때, 어린 나이지만 정말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기억이란 아름답기도 하지만 때론 잔인합니다.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겠죠. 늘 사랑을 베풀어주던 사람들이, 또 애완견이 나를 떠나가기도 합니다. 또 좋아하던 친구를 두고 이사를 가야 하기도 하고요. 늘 기억에 얽매인다면 아마 항상 행복할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아이가 자라나면서 좋은 기억을 겹겹이 쌓아가면서도 또 때로는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하겠죠. 때로는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말은 비단 연애에서만 적용되는 얘긴 아닐 것입니다. 다소 쉽기만 한 주제가 아닌데 작가는 이 심오한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에서 흥미진진한 판타지 동화로 그려냈습니다. 그림체가 친숙하여 저자 이름을 찾아보니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의 작가 김영진씨네요. 선명한 색채와 상상력 가득한 그림으로 추상적이고 어려운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모험처럼 풀어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마음이 한뼘 더 자라나길 바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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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딛고 기억을 쌓으며 성장하는 아이들
《이상한 분실물 보관소》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영진 작가는 출산한 딸에게 줄 미역국과 흰밥, 나물 반찬이 든 보퉁이를 안고 거리를 헤매던 치매 할머니의 사연을 듣고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누구에게나 이렇듯 잊고 싶지 않은 기억, 잊을 수 없는 기억,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이 있게 마련입니다. 인해에게는 아마도 바쁜 엄마 아빠를 대신해 자신을 돌봤을, 하지만 지금은 세상에 없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그것인 듯합니다. 말랑이는 그 기억의 결정체인 셈이지요. 인해가 분실물 보관소에서 만난 사람들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기억을 잃어버린 이들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그러니까 나를 나이게 하는 기억을 말이지요. 인해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건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남긴 ‘선물’ 덕분입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고 도우려는 마음, 그러니까 ‘공감과 배려’의 마음이지요.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은 인해에게 그밖에도 많은 소중한 기억을 남겼을 것입니다. 그 기억은 인해가 평생을 살아가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기억에만 꽁꽁 묶여 있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인해가 이루리아 분실물 보관소에 온 것은 아마도 그 기억의 속박에서 풀려나기 위해서인 듯합니다. 인해는 이곳에서 새로운 기억을 얻어 가게 됩니다. 엄마 아빠도 할머니 못지않게 인해를 사랑해 왔다는 기억이지요. 이 새로운 기억은 인해의 등을 떠밀어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로써 인해도 할머니와 함께한 기억 위에 새로운 기억을 쌓으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지요.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뀐다! 《이상한 분실물 보관소》는 인해와 말랑이를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의 서장입니다. 그리고 전작 ‘나로와 펄럭이’ 시리즈와 함께, 김영진 작가가 벽돌을 쌓듯 하나하나 쌓아 가고 있는 ‘이루리아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비록 ‘나니아 연대기’나 ‘오즈의 마법사’의 세계에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그림책으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지요. 아직 그림책에서는 누구도 해 보지 않은 시도이기에 작가 스스로도 이 세계의 전모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김영진 작가가 이 세계를 통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아주 명확합니다. 바로 어린이들이 지닌 마음의 힘이지요. 나로가 상상력으로 제 세상을 바꾸었다면, 인해는 공감과 배려로 제 세상을 바꾸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타날 또 다른 아이는 또 다른 마음의 힘으로 제 세상을 바꾸어 가겠지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도 자신이 지닌 마음의 힘을 발견했으면, 그리고 그 힘으로 세상을 바꾸어 갔으면 하는 것이 작가의 바람입니다. 나로와 인해라는 두 주인공의 이름에도 그런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나로 인해 세상이 바뀐다! 아이들이 이 이름을 오래 기억해 줬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