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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제1부 석포리 가는 길 제2부 서안에서는 사람이 빛난다 제3부 부론에서 길을 잃다 제4부 그 여자는 시간을 건너뛴다 해설 시간의 슬픔과 소멸의 아름다움 김병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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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남사 솜양지꽃 물속 같은 세월 지키고 있다
그 조용한 시간의 켜 속에 길고 느린 그림자 절집 오른다 허물고 다시 세우기를 거듭하는 절집 시간이 소멸로 가는 정적 깊게 쌓는다 느린 그림자 정적에 들어 움직이지 않는데 봄 석남사에는 꽃잎이 시간을 밟는다 - <봄>전문 --- p.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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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대를 잘못 읽었다. 모든 사물들의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있다. 시대의 뒤안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다. 충혈되어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안으로 피 흘리게 마련이다. 내출혈로 벙그는 시대의 꽃숭어리들, 나는 그것들이 두렵다. 충혈된 시대의 모순은 모순이 아니다.
충혈은 절망이며 희망이다. 절망이 절망을 향해 가고 희망이 희망을 향해 가나 그 끝은 혼돈과 광기의 공간이다. 내 시는 거기서 일어선다. 충혈된 시가 충혈된 시대를 건널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