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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먼 옛날 장길손이라는 큰사람이 살았어.
몸집이 어찌나 컸던지 머리는 하늘에 닿고 무릎 아래로는 구름이 흘러 다녔지. 몇 십리 길도 두어 발자국이면 거뜬했다니 얼마나 대단해. --- p.8 헌데 이를 어째. 큰일이 난 거야. 장길손이 몸을 들썩일 때마다 해를 가렸고, 그림자가 백 리까지 뻗쳤지. 그늘이 지는 곳마다 모조리 흉년이 들고 말았어. 뿐만 아니야. 장길손이 팔다리를 휘저으니 바람이 불어. 바람이 어째나 거셌는지 나무가 뽑히고 닭이며 돼지며 죄다 사방으로 날아갔지. --- p.16 죄다 게워 내서 편안해졌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설사가 쏟아지네. 흘러 내려간 설사는 태백산맥을 이루었어. 이때 똥 한 덩이가 멀리 튀었는데, 바다를 건너가 제주도가 되었다고 해. --- p.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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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이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익살 넘치게 담아낸 설화 그림책
‘큰사람 장길손’는 우리나라 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이야기하는 여러 창세 설화들 중에서도 익살이 가득 있는 설화입니다. 장길손은 몸집이 하도 커서 머리는 하늘에 닿고, 두 걸음에 몇 십리를 갑니다. 춤을 추면 해도 가가릴 정도입니다. 한숨을 쉬면 큰바람이 일지요. 장길손은 몸집이 크다보니 먹는 양도 엄청 납니다. 그러다보니 항상 배가 고픕니다. 항상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니지요. 먹을 것을 찾다, 남쪽지방에서는 장길손이 실컷 밥을 먹게 됩니다. 배부른 장길손은 흥에 겨워 춤을 추다가, 큰 몸집이 해를 가려 그만 남쪽 지방에 흉년이 들게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쫓겨나죠. 배고픈 장길손은 돌이며, 흙이며, 나무며 닥치는 대로 먹습니다. 그러니 배탈이 날 수밖에요. 결국 먹었던 돌이며, 흙이며, 나무들을 모두 토해내고 똥오줌을 싸고 눈물을 흘립니다. 근데 이것이 거대한 백두산이 되고 태백산맥이 되고, 두만강 압록강이 되고, 멀리 제주도까지 만듭니다. 바로 세상을 만든 것입니다. 바로 똥오줌, 눈물로 세상을 만든 겁니다. 나중에는 자기 몸까지 바칩니다. 줄거리를 보면 멋지게 세상을 창조하는 여느 창조신들과는 다르지만, 해학 익살이 가득 있는 이야기입니다. ‘큰사람 장길손’은 신화 속 존재인 장길손이 보통 사람들을 생각하고 소통하는 마음이 담긴 순박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살아있는 입말체와 새로 만들어낸 캐릭터가 돋보이는 그림책 《큰사람 장길손》의 글은 오랫동안 옛이야기를 공부한 작가가 우리가 익숙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입말로 맛깔스럽게 풀어냈습니다. 그림은 그리는 책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이형진 그림작가의 작품입니다. 이형진 그림작가는《큰사람 장길손》에서 착하고 순박한 장길손 캐릭터를 머리 모습이나 옷이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모습이 아닌 전혀 독창적인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장길손이 자기 몸을 바쳐 만든 땅에서 옛날부터 지금까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표현해 감동과 신화시대부터 현대까지 시간을 이어주고 마지막 장면은 인상 깊습니다. 맛깔스런 입말체 글과 그림이 조화를 이루며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는《큰사람 장길손》을 읽으면, 분명 옛이야기의 재미에 흠뻑 빠질 것입니다. 또한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고 더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것입니다. 도토리숲 ‘우리 민속설화’ 시리즈는 도토리숲에서 새롭게 펴내는 ‘우리 민속설화’ 시리즈는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신화나 옛이야기 보다는 많이 소개되지 않는 신화, 설화를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앞서 많이 나온 신화와 전래동화에서 벗어나 덜 알려졌지만 우리가 알았으면 하는 설화, 민속, 무속 이야기를 전문가와 작가와 함께 완성도 높은 시리즈로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