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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o Shimamoto,しまもと りお,島本理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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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앞으로 평생 없으리라. 나와 그의 인생은 완전히 갈렸고, 어디선가 다시 겹쳐질 가능성은 아마도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 p.7
죽고 싶을 정도로 싫은 일은 그냥 내던져버려도 괜찮아. 너보다 마음고생이 심한 사람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너도 참고 힘내라, 그런 말은 아무 의미가 없지. 개인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상대화된 행복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 --- p.79 “졸업을 앞둔 감상이라는, 그런 엉터리 같은 말은 하지 말아요. 그날 뒤로 나는 계속 같은 장소에 있었어요. 그리고 선생님에게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고요. 그런데도 선생님은 착각이라고 할 건가요?” --- p.109 편의점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불쑥, 죽어버리면 된다는 아주 확실한 의지가 샘솟았다. 그때, 아직 부옇게 안개 낀 동네와 희붐한 하늘에 넘쳤던 황금색 아침 햇살이 더없이 아름다웠던 것을 기억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새벽을 보기는 처음이라고, 멍한 머리로 느꼈다. 기묘하지만 행복한 느낌이었다. --- p.203 처음으로 돌아가자, 하고 생각했다. 마이너스 1도 아니고 플러스 1도 아닌, 하물며 0.1도 남기지 않은 완벽한 0으로 돌아가자.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 하야마 선생님을 잊을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기억하지 않기 위해서. --- p.218 “이럴 거면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리는 게 차라리 낫겠어요. 부탁이니까 나를 망가뜨려요. 그리고 돌아갈 수 없는 데까지 데리고 갔다가 내버려요. 선생님은 그럴 의무가 있다고요.” --- p.387 전철이 다음 역에 도착했을 때, 다시 외로움이 밀려왔다. 자신을 억누를 수 없어 전철에서 내리고 말았다. 아까 그 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이제 두 번 다시는 내릴 일이 없을 그 역에. 시간이 흐른 뒤에 그러기에는 괴로움이 너무 크다. --- p.393 “그런가. 나이에 관계없이 사랑은 할 수 있는 거잖아. 구도 씨, 그거 아마, 아직 어려서 사랑과는 다른 거였던 게 아니라, 아직 어려서 사랑한다는 걸 미처 몰랐던 거 아닐까?” --- p.39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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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학년 봄, 이즈미는 고등학교 연극부 고문이었던 하야마 선생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는다. 고교 시절 특별한 감정을 품었던 선생님의 전화에 마음이 설레는 이즈미. 하지만 기대도 잠시, 연극반 후배들의 졸업 무대를 도와달라는 하야마 선생님의 말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정말, 그 일 때문에 연락한 건가요”라고 묻는 이즈미에게 선생님은 “오랜만에 너랑 얘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놓는다. 연극부 연습을 계기로 선생님에 대한 이즈미의 마음은 다시 커져만 가는데……. 서투르기 때문에 더욱 순수하고 가슴 아픈 사랑. 과연 그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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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18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후보
-2005년 『책의 잡지』 선정 상반기 베스트 1위 -2006년 일본서점대상 6위 -일본 누적 판매부수 60만 부 기억의 편린이 한데 모여 빚어내는 파격적인 영상미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나라타주’는 내레이션(narration)과 몽타주(montage)의 합성어이다. 내레이션에 맞추어 화면의 시점과 장소를 자유롭게 전환해 줄거리를 구성하는 기법으로, 주로 옛일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사용된다. 일찍이 데뷔 당시부터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비상한 글재주로 문단의 놀라움을 산 시마모토 리오는 『나라타주』에서도 그 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가슴 아픈 첫사랑의 기억을 담담히 소환해낸다. 일상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감성적인 문체 저자 시마모토 리오는 시간의 흐름을 그리는 데 능숙하다. 책에서는 감수성이 폭발하는 여고생 시절의 혼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소외감, 아버지에게서 느껴지는 막연한 거리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초조함 따위의 감정이 말없는 강물의 흐름처럼 잔잔히 이어진다. 불안하기만 했던 이즈미의 여고 시절 기억은 어느 날 하야마 선생님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불현듯 현실로 되살아나고, 잊으려 노력해도 끝내 잊을 수 없는 아련하고 강렬한 사건의 시작을 예고한다. 그와 동시에, 첫사랑에 가슴 아파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애틋함이 독자의 마음을 점점 세차게 두드리기 시작한다. 순수한 광기, 새하얀 젊음이 있던 그 시절의 추억 소설은 후반부에서 옷을 갈아입는다. 평범하다고만 생각했던 인물들의 피상적 관계가 임계치를 벗어난 순간부터 어두움, 불안, 약점, 사악함 같은 내면의 갈등이 폭발적으로 터져나온다. 전반부에서 느껴지는 비교적 잔잔한 흐름에 비해 파격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소설의 후반부는 예고된 결말만큼이나 격정적이다. 어쩌면 그런 것이 첫사랑일 테다.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불태우고야 마는, 불확실하면서도 숙명인 것만 같은 감정에 사로잡힌 인생의 어느 한 순간 말이다. 그 시절 우리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미숙한 감정이었던 게 아니라 “아직 어려서 사랑한다는 걸 미처 몰랐던 거 아닐까?” 이즈미와 하야마 선생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단 한 번의 강렬한 사랑. 특별했던 그 첫사랑의 기억이 시종일관 몽타주 같은 섬세한 영상과 일상적인 내레이션으로 담백하면서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지금 그 사랑이 당신을 부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