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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t Jacqu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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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희 candy@yes24.com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죠?”
강의하러 온 저자에게 한 초등학교 여학생이 던진 질문이다. 저자는 이 질문을 접하고, 어린 학생에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 하나 마련해주지 못한 이 사회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느꼈고, 궁극적으로는 프랑스 교육 제도의 비인간성에 대하여 반성하게 되었다. 『과학의 즐거움』은 이러한 각성에서 출발한 책이다. 교육 문제는 비단 우리 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화 선진국 프랑스에서도 어른들은 요즘 아이들이 도대체 “문제 의식이 전혀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해한다. 학교 수업은 진도를 맞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아이들의 머리에 제대로 정돈되지 못한 지식과 정보만 주입하고 있으며, 선생님이란 존재는 “그저 전문적인 지식의 제공자”일 뿐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타인과의 투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그리고 나중에 실업자가 되지 않기 위해 갖가지 수단과 방법을 전수시키는 곳일 뿐이다. 생물학 국가박사학위를 받은 통계 학자이자 집단 유전자의 권위자 알베르 자카르 교수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부터 바칼로레아(프랑스의 대학입학 자격시험) 준비반 학생까지 두루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처음에는 교과 과정과 관계된 주제로 평이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어느 선에서는 학생과 선생님이라는 벽이 허물어지고 성, 정치, 낙태 같은 이야기로까지 나아갔다고 한다. 어느 순간부터 더 이상 유전학을 전공한 고고한 `과학자'가 아니라, 자신이 겪은 경험과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를 나누려는 나이 지긋한 인생 선배로 변모되는 흐뭇한 광경이 매번 연출된 셈. 교수는 이렇게 학생들과 만나며 나눔의 신비를 체험하게 되고, 아울러 기존 사회 안에 안전하게 편입될 수 있게 타인과 전투할 태세를 만들 뿐인 현 교육에 심각한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과학의 즐거움』은 바로 그러한 만남의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과학의 즐거움』은 상대성이론이나 카오스 이론처럼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드라마틱한 과학이론에 대한 책도 아니고, 기이한 천재과학자의 삶을 조명한 책도 아니다. 과학 교사들이 참고하면 수업이 한층 풍성해질 수 있게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소박하게 꾸려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 책이 단지 참고서 이상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은 주고받음의 과정을 통해 성숙한다. 바로 그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신비의 열쇠이다. 교육이란 아이들에게 이런 주고받음의 놀이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수학이든 물리학이든 역사든 철학이든 가르치는 것의 목적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주고받음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다” 같은 필자의 교육관 때문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