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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청년패스 2007 제5회 올해의 책 선정도서
바리데기
양장
황석영
창비 2007.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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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黃晳暎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강남몽》, 《낯익은 세상》, 《여울물 소리》, 《해질 무렵》, 《철도원 삼대》, 《수인》 등이 있다. 1989년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다룬 《무기
1943년 만주 장춘에서 태어나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재학 중 단편소설 「입석 부근」으로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수상했고, 단편소설 「탑」이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객지》, 《가객》, 《삼포 가는 길》, 《한씨연대기》, 《무기의 그늘》, 《장길산》, 《오래된 정원》, 《손님》, 《모랫말 아이들》, 《심청, 연꽃의 길》, 《바리데기》, 《개밥바라기별》, 《강남몽》, 《낯익은 세상》, 《여울물 소리》, 《해질 무렵》, 《철도원 삼대》, 《수인》 등이 있다. 1989년 베트남전쟁의 본질을 총체적으로 다룬 《무기의 그늘》로 만해문학상을, 2000년 사회주의의 몰락 이후 변혁을 꿈꾸며 투쟁했던 이들의 삶을 다룬 《오래된 정원》으로 단재상과 이산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01년 ‘황해도 신천 대학살사건’을 모티프로 한 《손님》으로 대산문학상을 받았다. 《손님》, 《심청, 연꽃의 길》, 《오래된 정원》이 프랑스 페미나상 후보에 올랐으며, 《해질 무렵》으로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2024년 《철도원 삼대》가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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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7월 1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37g | 148*210*30mm
ISBN13
9788936433581

책 속으로

야야, 정신차리라.
현이는 얼어붙은 듯이 쪼그려 있던 모양 그대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움집 안에 들어가 이불 속에 넣고 셋이서 그애의 발과 손과 다리를 비벼주었다. 한참 만에 잠에서 부스스 깨어나듯 눈을 뜬 현이가 우리를 쳐다보았다. 할머니가 말을 시켰다.
거 추운데 왜 나가 있댄?
오줌 마레와서......
오줌 누군 들오지 거기 있다 얼어 죽을 뻔했구나.
현이는 스르르 눈을 감더니 다시 잠이 들었는지 꼼짝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현이의 손과 뺨을 비비다가 다급하게 말했다.
오마니, 이거 체온이 돌아오지 않소. 물이라두 데워 멕이기요.
할머니는 문간 아궁이에 나가서 냄비에 눈을 담아 끓였다.
더운물을 양은그릇에 담아 코끝에 내밀었지만 그애는 몇모금 혀를 적시는 시늉만 하고는 다시 늘어졌다. 우리는 윗목의 짐을 풀어 언제나 축축한 채로 뻣뻣하게 얼어 있는 옷가지들을 꺼내어 가슴에 품고 비비거나 깔고 앉아 체온을 담은 뒤에 현이의 몸에 덮어주고 이불로 감쌌다. 그동안에 지핀 아궁이로 불이 잘 들었는지 구들돌 위에 깐 골판지가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현이의 몸 위에 검게 얹힌 아주 부드러운 연기 같은 것이 뭔지는 몰랐지만 그애에게 가까이 가서 그걸 떼어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혼자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언니야, 너 떠나려고 하는 줄 내 다 안다.
우리는 이불 속에 하반신을 넣고 모두 앉은 채로 끄덕끄덕 졸다가 잠들었다. 그날밤 현이는 죽었다. 몸이 너무 쇠약해진데다 한기를 배겨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나 세 사람 누구도 정말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그애를 옷가지와 비료포대 여러 장으로 둘둘 말아서 안고는 움집을 나서면서 눈을 사납게 부라렸다.
따라오지 말라!

--- p.75`

출판사 리뷰

자꾸 달아나지 말구 좀 멈춰봐라.
너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칠성이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면서 종종걸음으로 뛰어가다가 멈추가다 했다. 강변에 이르었다. 바람이 소리없이 불었고 모래먼지가 일어났는데 강물 쪽은 시커멓게 보였다. 긴 다리가 걸려 있었다. 다리 입구에 흰옷 차림의 사람이 서 있었다. 내가 가까이 다가서자 어둠에 가려져 있던 얼굴에 빛이 내리듯 낯익은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바리 왔구나!
할마니, 어데서 오십네까?
나는 할머니엑 안기려고 앞으로 걸음을 내딛는데 그녀는 바람이 가득 든 비닐봉지처럼 딱 한 걸음의 거리로 가볍게 물러갔다. 내가 또 한 걸은 내디디면 다시 물러나고.
보구팠는데 안아주지두 않구서리.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래기래, 이승 저승이 달라 벨수가 읎지비. 너가 걱정이 돼서 불렀구나. 이제부텀 나 하는 얘기 잘 들으라. 수천수만 리 바다 건너 하늘 건너 갈 텐데 그 길은 악머구리 벅작대구 악령 사령이 날뛰는 지옥에 길이야. 사지육신이 다 찢게질지두 모른다. 하지만 푸르구 누런 질루 가지 말고 흰 질루만 가문 된다. 여행이 다 끝나게 되문 넌 예전 아기가 아니라 큰 만신 바리가 되는 거다. 할마니가 도와줄 테니까디 어려울 땐 칠성일 따라 내게 물으러 오라. - 본문 124~125쪽에서
사람의 마음도 밥과 같아서 오래가면 쉬게 마련이라 자꾸 폐를 끼치면 나중에 정말 도움이 긴요할 때는 냉정하게 돌아선다고 아버지는 말했고 할머니도 고개를 끄덕였다. 74
나는 두만강을 건너 내가 떠나왔던 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높은 곳에 올라서면 뒤를 돌아보았고, 멀고 가까운 산들이 연기를 올리며 타는 모양을 보았다. 그것은 망망대해에서 외딴 섬에 갇힌 사람들이 멀리 지나가는 배나 다른 땅에 구조를 해달라고 조난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보였다. 연기는 적막한 하늘로 조용하고 불길하게 뭉게뭉게 피어올랐지만 저 한밤의 헛것들이 몰려다닐 때 들리던 우우우웅하던 소리가 온 대지에 깔려 있는 듯했다. 98~9
앳쌔 말하지 말라. 길구 슬그머니 가문 되는 거이야. 세상에 네 처지가 이러루한데 누굴 믿갔나? 앞으로 아무두 믿지 말라. 이 고장두 인심이 점점 무서워지구 있단다. 이거이 다 무엇때문이가? 돈 때문이야, 알가서? 세상은 말이다, 전깃불 훤해지구 돈 돌믄 인정이 사라지게 돼 이서. 전에 조선하구 무역한다문서 돌아치던 젊은것덜 전부...

추천평

「입석 부근」 이후 45년간, 황석영 소설이 없었다면 한국문학은 얼마나 빈곤했을까. 소설가일뿐더러 시대의 풍운아며 어딜 가나 잔칫집의 책임광대 역을 마다 않는 황석영 그가 없었다면 문단과 문단 주변의 삶은 또 얼마나 적막했을까. 그러나 무엇보다 감사한 일은 아직도 그의 왕성한 창작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새 장편 『바리데기』에서 또 한번 무대를 넓히고 새 기법을 선보이고 있으니 독자로서 한껏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 백낙청 문학평론가
한국소설은 재미와 감동이 없다고, 영화에 밀려 위기에 빠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황석영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이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앉은자리에서 『바리데기』를 읽고 나서 한동안 먹먹한 감동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박진감 있는 문장과 사건 전개, 거침없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장면전환은 영화 그 이상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전쟁과 테러, 이데올로기와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분열된 21세기 지상의 고통과 상처를 온몸으로 앓아주고 쓰다듬어주는 여자, 바리. 진정한 이 시대의 거장 황석영은 여린 듯 강하고 아름다운 생명과 구원의 여신을 우리에게 보내주었다.
--- 차승재 싸이더스 FN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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