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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_이 책으로 아이 건강의 중심을 잡으세요
1장 흔하지만 만만치 않은 감기 01 감기의 진실 가장 흔하지만 가장 모르는 감기 / 기침에 콧물, 설사까지 / 콧물을 빼줘도 계속 코가 막혀요 / 감기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 주사 한 방이면 감기 끝? / 감기 권하는 사회 / 콧물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 닥터 강의 조언 02 손발은 찬데 열이 나요 왜 툭하면 열이 날까요? / 얼음주머니를 써도 될까? / 열이 나면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할까? / 아이가 경련을 일으켜요 / 닥터 강의 조언 03 설사하는 아이 설사가 멈추지 않아요 / 탈수에 빠지지 않으려면 / 의사에게 기저귀를 보여주세요 / 닥터 강의 조언 2장 너무 커도 문제, 작아도 문제 01 아이 가슴에 멍울이 있어요 우리 아이가 혹시 성조숙증? / 성조숙증 때문에 아이 키가 안 크면 어쩌죠? / 여자아이에게 성조숙증이 많은 이유 / 성조숙증인지 어떻게 알죠? / 호르몬 치료, 꼭 필요할까요? / 닥터 강의 조언 02 아이가 키가 작아요 뭘 먹이면 키가 클까요? / 성장곡선 살펴보기 / 성장호르몬의 시대 / 성장호르몬의 명암 / 닥터 강의 조언 03 우리 아이가 뚱뚱해요 심각한 소아비만 / 살이 안 찌는 게 이상하다 / 소아비만이 더 위험해요 / 들어오는 열량 줄이기 / 나가는 열량 늘리기 / 닥터 강의 조언 04 아이가 밤에 소변을 봐요 옆집 애는 벌써 소변을 가린다던데 / 잘못된 대책이 증세를 키웁니다 / 변비 치료가 답이다 / 닥터 강의 조언 3장 어른이 되면 정말 괜찮아질까요? 01 아토피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완치가 없는 아토피 / 피부에 자극을 주지 마세요 / 보습을 유지해주세요 / 스테로이드를 발라주세요 / 아토피를 예방하는 생활습관 / 닥터 강의 조언 02 알레르기성 비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혹시 우리 아이도 알레르기성 비염? / 알레르기의 행진은 지옥의 행진 / 비염과의 집요한 싸움 / 이제는 코에다 뿌리세요! / 진드기 다리 하나, 그다음 진드기 다리 두 개 / 닥터 강의 조언 03 천식, 진단이 중요하다 쌕쌕 숨소리가 난다고 모두 천식은 아니에요 / 천식은 누가 잘 걸릴까? / 천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 닥터 강의 조언 4장 의사로서 유감입니다 01 모유 수유의 재구성 모유 수유의 신화 / 모유 수유의 빛과 그늘 / 노르웨이와 한국, 정책적 배려의 차이 / 분유와 모정은 무관하다 / 닥터 강의 조언 02 비타민제, 꼭 먹여야 할까? 뱃사람에게 생기는 병 /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 / 알약 한 알의 편리함 / 좋은 것도 넘치면 나쁘다 / 닥터 강의 조언 03 예방접종, 하는 게 좋다 불주사의 추억 / 백신 불신의 시대 / 예방접종은 계속돼야 한다 / 아이의 건강을 우선순위로 / 예방접종과 자폐증의 관계 / 닥터 강의 조언 04 항생제와 아이들 항생제를 계속 먹여도 될까요? / 인류의 수명을 늘린 일등 공신 / 슈퍼박테리아의 공포 / 왜 노르웨이에서는 항생제를 안 쓸까? / 감기에도항생제를 처방하는 이유 / 아이의 면역력을 믿으세요 / 닥터 강의 조언 나가며 _최고의 육아는 없습니다 2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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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주사를 맞으면 감기가 더 빨리 낫는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주사를 놔달라고 사정하는 환자들도 꽤 많다. 감기주사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대개 해열제가 들어 있다. 하지만 해열제를 주사로 맞는다고 해서 먹는 약보다 효과가 더 빠르거나 좋지는 않다. 게다가 해열주사는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 「감기의 진실」
감기로 인해 사람이 아픈 것은 감기바이러스가 면역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감기바이러스는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서 이 전쟁에서 이기려면 면역계가 바이러스 퇴치에만 전념해야 한다. 그런데 학교에 가면 그게 어렵다. 학교생활을 하는 와중에 만나는 다른 균들까지 감시해야 하고, 선생님 말씀을 듣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데 에너지를 쓰다 보면 면역계의 전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결국 코의 방어선이 뚫리고 이제는 바이러스가 아닌 세균들까지 밀려든다. 세균이 부비동으로 들어가면 축농증이 생기고, 귀로 기어 올라가면 중이염을 일으킨다. 기관지를 침범하여 염증을 일으키면 기관지염이라고 하고, 기관지염이 진행되면 폐렴이 된다. 이틀만 푹 잤으면 해결될 일이 일주일 정도는 입원해야 하는 큰일이 돼버린 것이다. 그래서 말하려고 한다. 개근상을 없애자고. 이를 위해 개인과 사회가 부담하는 비용이 너무 크다. --- 「감기의 진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이 엄마가 당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왔는데, 엄마 얼굴을 보니까 새파랗게 질렸다. 그때 의사의 심정은 어떨까? 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치를 취함으로써 어머니의 당황스러움을 진정시키려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평소에는 하지 않을 과잉 진료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해열주사라도 놓으려 할 텐데, 이게 애들한테 권할 만한 치료법은 아니다. 안전성도 떨어지고 쇼크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리면 열을 내리는 게 무조건 능사라고 생각지 말고, 마음을 편히 가지시라. 그래야 아이도, 의사도 마음을 놓을 수 있다. --- 「손발은 찬데 열이 나요」 저는 환자의 아토피가 심하다면 일단 약을 ‘세게’ 쓰는 쪽을 택합니다. 진물이 심해서 연고 바르기가 어려우면 우선 ‘수水 치료’를 권하고요. 그러고 나서 스테로이드 연고나 스테로이드 로션을 바르게 합니다. 2~3일 후 좋아진다면 스테로이드 연고를 약한 것으로 바꿉니다. 연고를 바를 때도 많이 바른다고 좋은 것이 아니에요. 조금씩 잘 펴서 바르면 됩니다. 아침, 점심, 저녁, 자기 전에 바르는 정도를 권합니다. 상태가 좋아지면 횟수를 줄이고 바르는 양도 줄입니다. 더이상 양을 줄일 수 없으면 로션에 섞습니다. 연고의 강도를 낮추기 위한 방법이죠. 상태가 더 괜찮아지면 이틀에 한 번씩 발라줍니다. 이렇게 횟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아이 상태가 다시 나빠진다면, 바로 전에 바른 양이 아이에게 맞는 것으로 보고 그만큼을 꾸준히 바릅니다. --- 「아토피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들은 자식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며 게으르고 나태한, 심지어 미개한 사람 취급을 당하기 딱 좋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을 해도 모유를 먹일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통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최대 약 5퍼센트의 여성이 여기 해당합니다. 질병이나 특정한 약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요. 더욱이 우리나라는 모유 수유는 물론 모성에 대한 보호가 아직 선진국 수준에 한참 못 미칩니다. 출산 후에도 직장생활과 가사노동을 감당하다가 너무 힘들고 체력이 달려 눈물을 머금고 모유 수유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죠. 물론 이들은 소수입니다. 그러나 소수가 마음 놓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사회, 소수의 사정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회 아닐까요? 의학의 이름으로, 모성의 이름으로, 또는 그 밖의 어떤 이름으로든 사회 구성원에게 뭔가를 억지로 강요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라도 사회적 압력으로 인해 눈치를 보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죄책감을 느낀다면 이는 곧 다수의 폭력입니다. 도그마가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 「모유 수유의 재구성」 지나치면 좋을 게 없다는 진리는 비타민에서도 통한다. 특히 알약 형태로 들어가는 합성비타민은 과잉 섭취할 경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비타민 A, D, E는 지용성이라 우리 몸에 축적될 수 있어서 부작용이 더 심한데, 비타민 A가 지나치게 많으면 졸리고 관절이 아프며 털이 빠지고, 뇌의 압력이 올라가며, 심지어 폐암 발생률도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타민 D가 과잉이면 탈수와 구토, 변비, 근육 쇠약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비타민 E가 과잉일 경우 혈액 응고를 지연시킨다. 수용성이긴 해도 비타민 C는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소변에 결정이 만들어져 소변이 혼탁해지고, 소변이 산성으로 변해 돌이 생기기 쉽다. 신장결석이 거의 애 낳는 것만큼의 통증을 유발한다는 걸 상기한다면 합성비타민에 의존하고픈 마음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 「비타민제, 꼭 먹여야 할까?」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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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걱정 마세요, 정확히 알고 있으면 괜찮습니다
서민 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는 《서민과 닥터 강이 똑똑한 처방전을 드립니다》가 탄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의 건강도 ‘중심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정도 건강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아이가 심각한 증상을 보여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고,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증상에도 서둘러 병원에 감으로써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부모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의 건강에 관해 중심을 잡고 있다면, 육아가 그렇게 불안하기만 하진 않을 것이다. 사람을 제품에 비유한다면, 아이는 신제품에 해당된다. 오래된 제품은 고장 날 확률이 높은 데 비해, 어린아이는 이런저런 병에 걸려도 가만 놔두면 저절로 낫는다. 부모가 평소에 병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고서 아이가 아플 때 이를 바탕으로 제대로 판단할 수만 있다면, 아이와 부모 모두 덜 고생스럽고 현명하게 병에 대처할 수 있다. 아이들이 흔하게 걸리는 감기, 얼마만큼 알고 계세요? 일 년에 평균 6~8번은 걸릴 정도로 가장 흔한 질병인 감기에 관해서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1부 ‘흔하지만 만만치 않은 감기’에서는 감기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를 짚어준다. 드라마를 보면 감기로 열이 펄펄 끓는 사람을 얼음주머니를 갈아주며 밤새 간호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처치다. 피부에 찬 게 닿으면 혈관이 수축하고 열이 외부로 나가질 못해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방해한다. 물수건이 체온을 떨어뜨리는 비결은 물수건 자체가 열을 빼앗는 게 아니라, 이마에 묻은 물이 증발해 날아가면서 소위 기화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니 열이 났을 때는 얼음주머니가 아닌 미지근한 물에 적신 물수건으로 이마뿐만 아니라 배나 가슴 등 넓은 면적의 부위를 닦아주는 것이 좋다. 또한 주사를 맞으면 감기가 빨리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대게 주사에는 해열제가 들어 있을 뿐으로, 주사가 먹는 약보다 효과가 더 빠르거나 좋지는 않다. 감기는 독감과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아예 다르기 때문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으니 감기에 잘 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도 큰 착각이다. 알레르기에 처방하는 스테로이드에 부작용이 있을까 걱정이에요 ‘고질병’ 취급을 받는 알레르기성 질환도 평생 가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관리나 치료법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3부 ‘어른이 되면 정말 괜찮아질까요?’는 알레르기성 질환인 아토피, 천식, 비염에 관한 내용으로, 그 어떤 건강식품이나 기구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라고 말한다. 스테로이드 약과 함께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아토피의 경우 피부 보습에 신경 쓰고, 피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항상 손톱을 짧게 깎아준다. 비염이나 천식에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관리와 함께 스테로이드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가 출시되었고, 아토피에도 복용하는 형태가 아닌 연고제로 바를 수 있어 부작용 걱정이 줄어들었다. 아이가 아프면 최대한 침착하게 관찰하세요 저자들은 평소 소아과 질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것만큼이나 실제로 아이가 아플 때 이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열이나 콧물은 몸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몰아내려는 우리 몸의 방어기전이다. 그러므로 감기가 다 나았는데도 콧물이 안 떨어진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기침이 2주 이상 갈 때다. 만일 2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일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에 가야 한다. 그리고 이때 “아무리 명성이 높고 시설이나 장비가 화려하다고 해도, 청진을 하지 않는다면 의사를 의심하자. 청진기 없이 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진단할 수 있는 의사는 없으니까”(본문 20쪽). 그런데 만약 신생아가 감기에 걸렸다면 무조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 신생아는 생후 5개월간은 엄마로부터 받은 항체 덕분에 외부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낼 수 있는데, 신생아가 감기 증상을 보인다면 감기가 아닌 다른 질환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석 달이 안 된 신생아가 열이 났을 경우는 뇌수막염일 수도 있으니 또한 신속히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 아이가 고열과 함께 몸을 떨며 열성경련의 증상을 보이면, 아무래도 당황할 수밖에 없겠지만 메모를 하면서라도 꼭 아이의 증상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의사가 아이의 병을 진단할 때 그 정보가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열성경련이 15분 미만에 그쳤는지, 30분이 넘도록 지속되었는지에 따라 경련인지 간질인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아이가 설사를 할 때도 열을 동반하거나 설사에서 피나 점액성 물질이 섞여 나오는 경우에는 바로 병원에 가봐야 한다. 이때는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니 아예 기저귀를 챙겨 가거나 사진으로 기저귀를 찍어서 의사에게 보여주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병원에서는 의사와 제대로 대화하세요 이 책의 2부 ‘너무 커도 문제, 작아도 문제’에서는 정확한 증세를 보이는 질병이 아닌, 의사의 주관에 따라 진단이 내려지는 아이의 ‘성장’과 관련된 질환을 다루고 있다. 아이가 또래에 비해 키가 지나치게 작으면 그때부터 부모의 잔걱정이 그칠 줄을 모른다. 성조숙증의 기미라도 보이면 혹시 사춘기가 빨리 와서 성장이 멈추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뒤져가며 기본적인 정보를 수집하고 호르몬주사라도 맞혀야겠다며 병원을 찾는다. 문제는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가 정확하지 않을 때가 많다는 점이다. 부모들은 불완전한 지식을 맹신하며 강박관념을 갖고서 병원을 찾게 되고, 이 상황에서 의사가 조금만 자기 지식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오히려 의사를 의심하거나 다그치기까지 한다. 아이들이 앓는 많은 종류의 질환은 한 번 보고는 그 경과를 알기 어려운 질병인 경우가 많다. 예컨대 성조숙증이나 성장 문제로 병원을 찾는다면, 그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질환이 원인인지는 최소 4~6개월에 걸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아이를 진찰해봐야 알 수 있다. 그러나 부모들이 급한 마음에 당장 ‘뭔가’를 해달라고 조르면, 의사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별도 검사 없이 4개월 후에 환자의 상태를 다시 진찰하면 될 일을, 부모의 불안감을 지워주기 위해 굳이 뇌 MRI 촬영을 실시하고, 성장 호르몬주사를 한 대 맞는다고 해가 될 건 없으니 주사를 처방한다. 수십만 원의 검사비가 들었지만 부모들은 아이에게 ‘뭔가’를 해줬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정직한 의사로 살아가는 일은 유감스럽게도 의사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부모가 올바른 정보를 갖고서 의사와 차분히 대화를 나눌 준비가 되어야 양심적인 의사가 살아남을 수 있다. 모유 수유를 못해서 아이에게 미안해요 저자들은 4부 ‘의사로서 유감입니다’를 통해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는 부모와 의료진의 노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의 지원도 보강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유 수유의 재구성〉은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들을 위한 진상서다. 아이의 건강과 엄마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쌓는 데 모유 수유만큼 좋은 것이 없겠지만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별로 없는 점을 감안할 때, 사정상 모유 수유를 할 수 없는 엄마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굳이 모유 수유가 아니더라도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분유와 모정은 무관하다. 예방접종이 정말 효과가 있나요? 백신 불신의 시대에 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예방접종, 하는 게 좋다〉). 최근 백신의 부작용 등을 이유로 백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긴 했지만, 백신은 ‘집단 면역’으로서 사회 전체로 보면 그 의미가 크다. 백신 덕분에 풍진, 홍역, 소아마비 같은 병들이 과거의 질환이 될 수 있었다. 백신 반대 운동이 활발히 진행된 영국과 웨일스 지역에서는 최근 다시 홍역 감염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과도한 백신 개발과 일부 백신의 부작용이 백신을 반대하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백신까지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보다 정부에서 애초에 백신을 허가할 때 그 비용 대비 효과가 충분한지 충분히 검증한 후 이를 승인하면 백신에 대한 불신이 줄어들 수 있다. 백신의 비싼 가격도 백신 접종을 꺼리게 하는 이유가 되곤 하는데, 이 또한 국가가 나서서 꼭 필요한 백신의 경우 그 비용을 상당 부분 지원해야 한다. 감기에도 항생제를 먹여야 하나요? 〈항상제와 아이들〉에서는 우리나라가 ‘항생제 최대 남용 국가’라는 오명을 쓰게 된 원인을 파고든다.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병원이 44.4퍼센트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는데, 항생제는 많이 사용할수록 세균의 내성을 키우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노르웨이에서는 중이염에 페니실린조차 처방하지 않는데, 우리만큼이나 항생제 남용이 심한 미국에서는 중이염 환자들에게 페니실린보다 훨씬 강력한 항생제를 처방하며 이마저 더 이상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는 유독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는 걸까? 저자들은 항생제가 남용되는 원인을 사회적 제도에서 찾는다. 의사들이 진료하고 받는 ‘의료 수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하루에 최소한 50?60명의 환자를 진료하지 않으면 병원을 경영하기 어렵다. 하루 8시간의 진료 시간에 그만큼의 환자를 진찰해야 한다면 한 명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이 채 못 된다. 그러다 보니 환자에게 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여유는 없고, 빠른 쾌유를 원하는 환자들을 위해 항생제를 처방하고 마는 것이다. 아이의 건강을 우선순위로 두는 사회를 꿈꾸며 저자들은 결국 우리 아이의 소중한 건강은 부모는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도적으로 이를 뒷받침해주었을 때 지켜낼 수 있다고 말한다. 《서민과 닥터 강이 똑똑한 처방전을 드립니다》는 아이와 부모, 그리고 사회 모두에게 건네는 똑똑한 처방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