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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관해 철학하기?
삶과 그 시험들 시험에 관하여시간에 관하여 질병에 관하여 부당함에 관하여 죽음에 관하여 절망에 관하여 비극적인 것에 관하여 악에 관하여 소외에 관하여 고통에 관하여 마음과 그 번뇌 영혼의 상태에 관하여 상심에 관하여 화내는 것에 관하여 질투에 관하여 우울에 관하여 향수에 관하여 권태에 관하여 후회에 관하여 불안에 관하여 무관심에 관하여 지혜와 그 가능성 부조리에 관하여 책임에 관하여 존재이유에 관하여 지혜에 관하여 낙천주의에 관하여 명철함에 관하여 행동에 관하여 받아들임에 관하여 초월에 관하여 저항에 관하여 인간과 그 자산 내면의 삶에 관하여 내면의 인간에 관하여 용기에 관하여 마음에 관하여 의지에 관하여 끈기에 관하여 상상에 관하여 신념에 관하여 영혼의 평정에 관하여 위엄에 관하여 “늙는 건 금지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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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 책의 편집자입니다.
2010-01-13
아마, 요즘 독자들은 ‘에세이스트’ 하면 고종석 선생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 않을까. 뛰어난 문장과 감식안의 소유자인 그이의 ‘강추’에 힘입어 번역을 결정하게 된 ‘에세이’ 시리즈였으니, 사실 뭘 크게 고민하랴. 더구나 프랑스 밀랑출판사의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의 인상은 “우와, 표지 진짜 예쁘네!”였다(나중에 밀랑의 편집자가 한국어판 표지가 자기들 표지를 업그레이드해 놓았다는 소감을 전해왔다). 게다가 원고 곳곳에서 마주치는 그윽한 아포리즘은 또 어떻고. “미소는 상처 주지 않으면서 나무랄 줄 안다.” “만약 속된 것이 어른이 되는 유치한 방식이라면, 위선은 유치함으로부터 벗어나는 변태적 방식이다.” “유머는 생각의 미소다.” “중심을 갖기 위해서는 중심을 잃을 필요가 있다. 균형과 중심은 사물이 제자리를 찾도록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자유다.”
그러나 문제는 원제의 뜻을 대체로 살린 번역서 제목이 <걷기의 철학> <와인의 철학> <비밀의 철학> <예비아빠의 철학> <슬픈 날들의 철학> 등인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게 ‘철학 에세이’라는 거였다. 사소한 일상의 언저리에서 건져올린 철학적 사유의 맛이 일품이건만, 오늘날 우리 독서 시장에서 철학 에세이란 그저 논술용 학습 교재쯤이 되어 있지 않던가. ‘지식’이 아니라 ‘생각’을 주는 책으로는 열렬한 초기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는 모양인지, 6개월 만에 10권이나 쏟아낸 이 ‘포즈 필로(Pause Philo)’ 시리즈는 그 어느 장르보다 경쟁이 치열한 서점의 에세이 매대에서 ‘쉼표의 철학’다운 여유를 누리지 못한 채 묻혀버리고 말았다. 멋진 포즈(pose) 한번 취해보지도 못하고…. 하지만 지금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주변의 에세이 마니아들로부터, 왜 이 책의 존재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냐는 반응을 접하곤 한다. 그럴 때면 쓰려오는 속을 뒤로하고, 버릇처럼 또다시 이 책들을 펼쳐든다. “삶에는 이유가 없다. 아름답고 본질적인 모든 것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행복해야만 한다. 이 말은 윤리적 절박함이자 정치적 저항 행위이다. * 윗글은 『시사IN』112호, <아까운 걸작> '자, 다시 한 번 멋진 포즈를' 편으로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아까운 걸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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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이상과 구체적인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비롯된 슬픔과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 또 삶과 세상을 향해 쇠락의 눈길을 보낼 때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그러나 삶의 내용이 그런 슬픔과 절망에서 비롯된 허무나 무의식으로 점철되어 있다면 철학은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무한에 대한 열망의 상실에서 비롯된 슬픔 속에 또 다른 얼굴이 존재한다고 말하며 슬픔에 관해 철학하기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인간의 사고란 무한을 향한 갈망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기에, 거기에서 오는 슬픔 또한 인간으로 하여금 사고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슬픔 속에는 삶의 역동성이 숨어 있다. 그리고 의식은 슬퍼하거나 감동받을 줄 아는 감수성을 통해서 태어난다. 그것은 정제된 의식이며, 철학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고의 발판이 된다. 슬픔이란 미처 체험되지 못한 우리의 무지와 한계에서 비롯된다. 그 점을 이해하는 즉시 슬픈 건 아무것도 없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슬픔 그 자체조차 더 이상 슬프지가 않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