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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이를 찾습니다
감나무 한 그루 목수 배 서방 동갑내기 언니 날고구마 한 개 까치가 쪼아 먹은 배 한 알 사라진 닭 두 마리 일순이의 꿈 연이은 불행 울어도 웃는 일순이 일순이는 떠나고 그리운 일순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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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굵직한 고구마만 골라서 순식간에 울퉁불퉁 보따리를 꾸렸는데 일순이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얼른 주워 챙긴 어른 주먹만 한 고구마 서너 알 말고는 모두 잔챙이만 골랐습니다. 허리를 굽히고 여기저기를 뒤적이며 잔챙이라고 부르는 어른 손가락만 한 고구마만 고르느라 여간 더디게 보따리를 채우는 게 아니었습니다.
“너는 왜 굳이 잔챙이만 고르느라 애쓰니?” 동직이 아저씨도 의아한 듯 물었습니다. 그러자 일순이는 손가락처럼 가늘고 길쭉한 고구마를 들어 보이며 공손히 대답했습니다. “요런 게 우리 동생들 먹이기에는 알맞거든요. 큰 것보다 훨씬 더 포실포실하고 한 손에 들려 주기도 좋고요.” 동직이 아저씨는 일순이를 지그시 바라보며 혼잣말을 했습니다. “옛말에 맏이는 부모맞춤이라더니.” - 본문 50쪽 “이순아 너 마침 언니 고무신을 신고 나왔구나. 잘됐네. 이 운동화 벗어 줄 테니 그거 이리 내라.” 허리를 굽혀 감색 운동화의 새하얀 끈을 풀어내며 일순이는 또 말했습니다. “버스길까지 가려면 아직도 한참인데 새 운동화 신어 봐야 발뒤꿈치 생살만 부르트지 뭐.” 사양 한번 안하고 금세 배시시 웃으며 운동화를 받아 신는 이순이가 어찌나 한심하고 얄밉던지요. 고무신으로 바꿔 신은 일순이는 그제야 마음까지 편안해졌다는 듯 활짝 한번 웃어 보인 뒤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아주 가벼운 걸음걸이로, 갑자기 없던 기운이라도 솟아난 사람처럼 일순이는 점점 동구 밖으로 멀어져 갔습니다. - 본문 110쪽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