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낱말의 짜임을 배워요
‘딸기’와 ‘김밥’이라는 낱말을 한번 살펴볼까요? 둘 다 순우리말 낱말이고, 먹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두 낱말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딸기는 ‘딸’과 ‘기’로 나누면 뜻이 없어져 버리는 ‘쪼갤 수 없는 낱말’입니다. 반면에 김밥은 ‘김’과 ‘밥’으로 나눠도 각각의 낱말이 뜻을 지니는 ‘쪼갤 수 있는 낱말’이지요. 우리말에는 딸기, 이불, 거울처럼 더 작은 부분으로 쪼개지지 않는 낱말과, 김밥, 잠옷, 돌다리처럼 쪼갤 수 있는 낱말로 나누어집니다. 따라서 낱말의 짜임에 대해 알아볼 때에는 낱말을 쪼개어 뜻이 살아 있는지, 아니면 뜻이 사라져 버리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 책에는 39개의 우리 토박이말 낱말이 실려 있습니다. 이 가운데 14개의 낱말은 쪼갤 수 있는 낱말이고, 25개는 쪼갤 수 없는 낱말입니다. 쪼갤 수 없는 낱말들이 모여 쪼갤 수 있는 낱말을 이루는 과정을 이야기로 보여 줌으로써, 맥락적 상황 속에서 낱말을 익힐 수 있습니다. 개+똥+벌레 → 개똥+벌레 → 개똥벌레 두꺼비+씨름 → 두꺼비씨름 물+구슬 → 물구슬 낱말의 짜임을 아는 것은 낱말의 형성 원리를 아는 것이기도 합니다. 낱말을 익힐 때마다 낱말의 짜임을 생각해 보면, 좀더 쉽게 낱말 뜻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낱말을 활용해 어휘를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낱말의 뜻을 짐작해요 쪼갤 수 있는 낱말들은 대개 말을 쪼개 보면 그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가령, 돌다리는 ‘돌’과 ‘다리’로 쪼개어져, 돌로 만든 다리를 가리킵니다. 잠옷은 ‘잠’과 ‘옷’으로 쪼개어지며, 잠잘 때 입는 옷이라는 뜻이지요. 이 책에는 순수한 우리 토박이말을 골라 실었습니다. 쪼갤 수 없는 낱말들은 하나같이 우리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낱말들입니다. 두꺼비, 씨름, 바늘, 밥, 나무, 바다, 눈물, 단지, 모두 일상적에서 흔히 쓰여서 그 뜻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낱말들이 합쳐진 두꺼비씨름, 바늘밥, 나무바다, 눈물단지 등은 어떤가요? 이 낱말들은 다소 생소하고 낯설어 뜻을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요즘 흔하게 쓰이는 낱말이 아닌 데다가, 낱말과 낱말이 만나 새로운 뜻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난 낱말들로 골라 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낱말들의 뜻을 파악하려면, 낱말을 쪼개어 두 단어가 어떤 어떤 상황을 연출해 내는지 유추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쪼갤 수 있는 낱말이 만들어진 기원을 옛이야기 형식으로 풀이해 줍니다. 두꺼비 두 마리가 씨름을 했는데, 하루가 지나도 일주일이 지나도 일년이 지나도 승부가 나지 않았대. 밥 먹고 와서 씨름하고 똥 누고 와서 씨름하고 잠 자고 와서 씨름해도 승부가 나지 않았대. 지금도 어디서 둘이 씨름하고 있을걸. 지긋지긋한 두꺼비씨름. -본문 중에서 *두꺼비씨름 두꺼비가 짝짓기할 때 붙어서 씨름하듯, 승부가 나지 않는 다툼을 가리키는 말. 처음엔 생소하게 느껴지지만, 낱말을 쪼개어 말이 생겨난 기원을 이야기와 그림으로 새겨 보면 기발한 뜻에 감탄하게 됩니다. 책 뒤쪽에 이 책에 실린 우리말 풀이를 실어서 국어사전처럼 낱말 뜻을 익히고 배울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다양한 토박이말을 배움으로써, 우리말의 아름다움도 새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낱말이 품은 이야기를 상상해요 이 책은 시골에 사는 한 가족을 주인공으로 삼아, 13가지 쪼갤 수 있는 낱말 이야기를 26장면의 그림에 담았습니다. 조원희 작가의 상상력의 담긴 기발하고 따뜻한 그림은 우리말이 생겨난 기원을 원리적이면서도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작가는 인물의 동작과 표정을 통해 책 곳곳에 위트와 유머를 표현했습니다. 개똥을 나뭇가지에 꿰어 던지는 모습이나, 나무들과 손 잡고 나무바다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 등에서 작가만의 개구진 상상력이 느껴집니다. 자유로운 상상력의 발현 덕분에 이 책에서는 현실과 판타지 세계의 경계가 무의미합니다. 물구슬을 가로채 달아나는 개구리와 친구가 되기도 하고, 두꺼비가 씨름하는 상황이 곧 내 옆 친구의 다툼으로 연결됩니다. 또 풀빵을 먹고 오리발을 내미는 오리가 얄미우면서도 허둥대며 도망치는 모습이 우습게 느껴집니다. 이 책에서는 원경과 클로즈업을 오가는 과감한 구도가 돋보입니다. 과감한 구도는 낱말이 품은 의미를 강렬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해 줍니다. 크레용 선을 살린 정겹고 밝은 색감의 그림은 우리 토박이말의 속성과도 잘 어울려 보다 즐겁고 친근하게 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