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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면접장
2. 비디오 칼리지 3. 인턴을 위한 기초 소양 교육 4. 도서관 이용법 5. 찬찬의 특별 강의 6. 암시? 엠,시! 7. 새벽 네 시에서 네 시 반 8. 삼보를 따르다 9. 이름 없는 감각 10. 아즈하로 가는 불리한 노선 11. 한 터미널 시민의 생애 12. 이견들 13. 에코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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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과 말풍선을 넘어
『혜성을 닮은 방』은 여러 모로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난 만화다. 장르 구분이 비교적 확실한 분야인 만화에서 어느 한 장르 속에 쉽게 속할 수 없는 작품이고, 기존 만화의 형식적 틀을 답습하지도 않는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지우면서 두 세계를 넘나드는 작품답게 페이지의 구성이나 칸, 말풍선을 운용하는 만화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아, 등장인문과 그들의 언어는 페이지를 무대 삼아 자유롭게 움직인다. 심지어 이 만화에서 말풍선은 ‘소통에 필요한 도구’로 판매된다. 이야기 역시 단선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누나는 무이의 생각을 녹음하기 위해 그를 따라다니지만 그것이 꿈속인지 현실인지는 분명치 않다. 에코도서관은 무이의 현실이지만 그것은 또한 모기와 삼보 등 다른 친구들은 알지 못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또 혜성(방)을 타고 움직이는 무이의 현재를 보여주다가, 혜성을 갖기 전 기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로 돌아가기도 하는 등 현실과 꿈의 세계, 현실과 상상의 사물들,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병치된다. 다양한 문화가 접목된 상상의 세계 만화 속에서 무이를 계속 따라다니는 노래가 있다. 무이를 어디론가 인도하는 듯한 이 노래 <아, 이파랑Ay, Este Azul>은 아르헨티나 가수인 메르세데스 소사가 부른 실제 노래다. ‘아르헨티나 민중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소사는 아르헨티나 현대사의 질곡 속에서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한 가수. 밥 딜런이나 존 바에즈, 스팅에 이르기까지 많은 음악인들과 교류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왔다. 작가 김한민은 2002년부터 군복무르 대신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페루 북부의 도시 치클라요에서 자동차 정비 분야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메르세데스 소사의 노래를 비롯해 유팡키의 음반 「돌과 길」, 이과수 폭포의 한 지점인 ‘악마의 목구멍’ 등 『혜성을 닮은 방』에 등장하는 남미적 요소들은 작가의 이런 경험이 녹아든 것이다. 작가는 남미뿐 아니라 특정 국가나 지역, 문화에 이야기가 한정되지 않도록 여러 문화의 색채를 불어넣어 무국적의 이야기, 그래서 더욱 상상적인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2008년을 여는 새로운 감수성, 새로운 상상력 최근 국내 만화 출판계의 경향은 전통적인 코믹스와 더불어 마지막 컷의 반전을 노리는 개그 웹툰, 감성적인 카툰에세이 등이 주류를 이뤘다. 이와는 달리 큰 스케일, 긴 호흡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뚝심을 발휘한 『혜성을 닮은 방』은 서구에서 ‘그래픽 노블’이라 부르는 말 그대로 ‘소설’같은 작품. 이 책의 출간은 기존의 만화 독자만이 아니라 소설, 만화, 영화 등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 제대로 된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던 독자들에게 또한 서구, 일본 등지의 작가주의 만화를 접하면서 국내 작가의 작품을 기다려온 독자들에게 가장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픽 노블’은 영미권, 유럽 등 서구 만화에만 해당되는 이름이라고 생각해왔던 이들에게 한국 만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