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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머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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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in Heidegger (1889~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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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숲에서 존재의 숲으로
하이데거가 20세기 사상의 거장임은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그러나 그의 사상은 학계에서도 제대로 이해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몰이해 내지 오해 속에서 그가 존재망각을 넘어서기 위해 평생 걸었던 존재사유의 길 자체가 망각의 늪에 빠지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를 하이데거의 존재사유의 속살로 직접 안내하는 최고의 책《숲길》의 번역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오늘날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경제논리 시대에 사람들은 철학의 종말과 인문학의 쇠퇴를 유행가사처럼 읊조린다. 그러나 인문학 자체는 책임이 없는가? 하이데거는 이미 오래 전에, 사유해야 할 것으로서의 존재의 진리를 사유하지 않은 인문학 자체에 책임이 있다고 질타한다. 그에 따르면, 형이상학으로서의 철학은 이미 플라톤 이래로 존재망각의 길로 들어섰고, 근대는 마침내 존재의 빛이 사라진 밤, ‘궁핍한 시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세계의 밤이 초래한 위험을, 물질문명의 과대한 풍요로움과 기술문명의 현란한 질주에 담긴 위험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 위험을 자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그릇된 사유방식부터 고쳐야 한다. 즉 사유해야 할 것을 제대로 사유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하이데거에서 사유한다는 것은 인간이 의식의 숲에 갇혀 객체로서의 세계를 표상하고 욕구하는 방식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행위가 아니다. 의식의 숲에 갇혀 있는 한, 사물은 언제나 왜곡된 방식으로 의식의 좁은 창에 투영되어 나타날 뿐이다. 하이데거는 의식의 좁은 숲에서 존재의 광활한 숲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존재의 숲은 우주만물이 서로 하나로 어우러져 화동하는 가운데 환히 드러나 있는 개방된 존재의 열린 장이다. 인간이 사유한다(denken)는 것은 사태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존재의 개현방식에 순수하게 응대하여 그것을 초연히 받아들이고 감사하는(danken) 행위이다. 철학이란, 존재의 말 걸어옴에 초연히 응답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하이데거는 그 사유에 못지않게 사용하는 언어 자체가 접근하기 어렵다. 그의 사유를 전문가들조차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 주된 요인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역자는 그 난해한 언어를 우리가 비교적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주었다. 10여년에 걸친 번역자의 노력의 결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