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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나는 오후의 햇살에 탐닉한다
우리 가족을 소개합니다 / 늦은 오후에서 저녁 사이 풍경 / 유빈이를 위한 첫 번째 선물 / 우리 집은 공사 중 /그림을 걸다 / 낡은 보일러 파이프를 바꾸며 / 지붕과 굴뚝 / 낙서마저 사랑스러운 / 명작은 재생산되고, 삶과 죽음은 반복된다 / 내가 좋아하는 사진 / 초여름 늦은 오후의 산책 / 기러기가 쉬어가는 곳 / 아는만큼 따뜻해진다 2장 - 나는 오후의 향기에 탐닉한다 몸이 건강해지다 / 씨앗을 뿌려야겠다 / 텃밭에 꿈을 심다 / 애호박으로 만든 된장찌개와 김치 / 고추, 김치 속으로 스며들다 / 흑인 피부색 같은 비옥한 토양 / 채소 농사, 열매 맺다 / 더불어 잘 사는 것 / 부추꽃에 반하다 / 아침에는 딸기를 따 먹어요 / 텃밭이 준 과분한 수확 / 인내가 필요해 / 마음 좋은 이웃 할아버지, 미스터 톱스 / 식물에게도 사랑이 필요하다 / 고추를 땄습니다 / 오이 피클 한 단지에…· / 가을이면 생각나는 호박죽 3장 - 나는 오후의 나른함에 탐닉한다 꽃, 팝콘을 뿌린 듯 화사하게 / 꽃샘추위에 고개 숙인 수선화 / 봄비 추억 / 원피스가 마르는 동안 / 뒷마당에서 찍은 증명사진 / 나를 매혹시킨 사진과 카메라 / 햇살에 눈이 부셔 눈물이 흘렀다 / 머리카락 기부 / 하루 종일 빨래를 말리다 / 셀프 인터뷰 / Blogger’s Letter / 추천사 My small indulgence in leisurely afternoons· / 추천사 자연친화적인 그녀의 인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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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마르는 동안 내게는 여성성이 몇 퍼센트가 있는지, 매튜에게 남성성은 몇 퍼센트나 있는지 잠시 생각해 봤다. 간혹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조촐한 동네 파티에 가면 매튜는 종종 게이의 타깃이 되고, 나는 레즈비언의 관심을 끌었다. 누구든 호감은 유쾌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 원피스가 마르는 동안 중에서 한국에서 만난 블로거 온에어 onair님이 “봉조 씨는 성공한 거야”라고 말씀하기에, “저는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요”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밥을 먹다가 문득, 성공에 대한 정의를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 이렇게 사람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는 것이 성공이 아닐까 하고.” --- 더불어 잘 사는 것 중에서 내게 있어 ‘오후’라는 시간은 하루 24시간의 어느 한 부분으로 단절되어 존재하는 시간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른 아침 해가 뜨면서 시작되는 바쁜 일상에서, 오후는 하루의 ‘쉼표’이자 분주하고 고된 삶을 지탱해 주고 위로하는 시간이다. --- Blogger's Letter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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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강봉조의 예민한 손끝에서 머무는 슬프도록 치열한 시간
일상을 살아가는 유형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즐기는’ 사람, 또 하나는 ‘견디는’ 사람이다. 일상을 견딤에 있어서도 대립되는 유형이 있는데 그것은 ‘능동적으로’ 견디는 것과 ‘수동적으로’ 견디는 것이다.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에서 온전히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는 중요하지 않은, 오직 그 시간을 가지기 위해 치열하게 정성을 다하려는 사람 중에 강봉조가 있다. <나는 오후에 탐닉한다>는 시카고에서 손수 농사를 짓고, 100년이 넘은 집을 작품 만들듯 온갖 정성을 다해 수리하면서 일상을 능동적으로 견뎌내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진작가 강봉조의 작업일지이다. 예민한 손끝, 삶을 버무리다. 강봉조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했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지리교육학 학생들 사이에 끼어 처음 떠난 해외여행 비행기 안에서 그녀의 인생이 바뀌었다. 지금껏 본 허접한 책과 달리 오색찬란하고 풍부한 컬러의 기내지가 그녀를 사진가의 삶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녀의 사진이 국내의 잡지에 조금씩 소개될 즈음에 돌연 미국행을 선택, 바람이 머무는 도시 시카고의 어느 마을에 보금자리를 트고, 흙을 만지며 자신을 일구고 있다. 강봉조의 사진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쉽게 잊을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인 수선화, 벽에 비친 원피스의 그림자, 일하다가 잠시 장갑을 던져 놓은 창가는 예민한 저자의 시선을 잘 말해준다. 아내와 엄마이기 전에 한 사람으로서 만들어가야 하는 삶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간, 남들과는 다른 속도로 흘러가는 그녀의 시간이 궁금하다. 매일 반복되지만 매번 특별한 강봉조의 ‘오후 강봉조의 예민한 감성은 매일 오후, 정원과 텃밭에서 마법처럼 발휘된다. 소박한 부추꽃에 마음을 빼앗기고, 고추를 키워 김치를 담그면서 문명의 이기와 생명에 대한 안쓰러움을 느끼는 일도 다반사다. 심지어 100년도 넘은 집을 2년이 넘도록 천천히 수리하고, 낡은 파이프를 교체하면서도 집이나 사람이나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인생의 진리를 얻기도 한다. 강봉조의 오후는 매일 반복되지만 매번 똑같지는 않았다. 성장하고 열매 맺고 눈과 바람도 맞으며 시들어 죽기도 하는 정원과 텃밭을 보면서, 강봉조는 삶과 사람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하게 됐다. 그것은 봄이 되면 싹이 움트는 수선화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온 특별한 발견이었다. 꽃과 채소들은 날마다 자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강봉조의 일상도 매일 조금씩 다르게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