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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김성동 | 굿모닝, 오륀쥐
공선옥 | 영감님이 뿔났다
한창훈 | 다시, 구멍에 대하여
이남희 | 천국행 KTX
안재성 | 나 돌아갈래
임영태 | 영호 씨의 코드는 저질 국민이다
김상영 | 뼈대 있는 집안
이시백 | 몰입(沒入)
김곰치 | 악몽
윤동수 | 내 말을 믿지 마라!
조헌용 | 금이 나왔다
유응오 | 유 기자의 ‘특종’
최용탁 | 뭘 잃어버렸다고?
유영갑 | 은평리 이장 선거
김현영 | 기쁘다 구주 오셨네!
유시연 | 미국놈 만세다
박구홍 | 세상에서 펄벅과 박경리님을 가장 사랑하는 어느 귀부인의 경우
정용국 | 여민락(與民樂)
박숙희 | 양아치, 큰형님을 만나다
김종성 | 낯선 손님
강기희 | 저거, 홍식이 아녀?
박선욱 | 달인

저자 소개 4

KIM, SUNG-DONG,金聖東, 호:시은(市隱)

1947년 음력 11월 8일 충청남도 보령에서 태어났다. 내림줄기 있는 유가에서 어릴 때부터 우국지사 유학자 할아버지한테 한학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해방 바로 뒤 뒤죽박죽과 한국전쟁 소용돌이 속에 아버지와 큰삼촌은 우익한테 외삼촌은 좌익한테 처형당하고 ‘아버지’와 ‘집’을 빼앗긴 채 유·소년기를 줄곧 전쟁난리와 이데올로기가 남긴 깊은 흉터 속에서 헤맸다. 1954년 옥계국민학교 입학, 1958년 서대전국민학교로 전학, 1960년 삼육고등공민학교 입학, 1964년 서라벌고등학교 2학년 2학기로 편입했고 1965년 3학년 1학기에 자퇴서를 내고 도봉산 천축사로 출가·입산해서 지효
1947년 음력 11월 8일 충청남도 보령에서 태어났다. 내림줄기 있는 유가에서 어릴 때부터 우국지사 유학자 할아버지한테 한학 가르침을 받고 자랐다. 해방 바로 뒤 뒤죽박죽과 한국전쟁 소용돌이 속에 아버지와 큰삼촌은 우익한테 외삼촌은 좌익한테 처형당하고 ‘아버지’와 ‘집’을 빼앗긴 채 유·소년기를 줄곧 전쟁난리와 이데올로기가 남긴 깊은 흉터 속에서 헤맸다. 1954년 옥계국민학교 입학, 1958년 서대전국민학교로 전학, 1960년 삼육고등공민학교 입학, 1964년 서라벌고등학교 2학년 2학기로 편입했고 1965년 3학년 1학기에 자퇴서를 내고 도봉산 천축사로 출가·입산해서 지효대선사(智曉 大禪師) 상좌(上佐)가 됐다. 법명 정각(正覺). 산문(山門) 안에서는 산문 밖을, 산문 밖에서는 산문 안을 그리워했다.

1975년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 공모에 원고지 120장짜리 단편소설 「목탁조(木鐸鳥)」가 당선되어 활자화됐으나, 불교계를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전체 승려를 모독했다는 조계종단 몰이해로 만들지도 않은 승적을 빼앗겼다.

1976년 늦가을 하산했다. 1978년 ‘한국문학 신인상’ 현상공모에 중편소설 「만다라」가 당선되었다. 이듬해 이를 장편으로 고쳐 펴내어 문단과 독서계에 커다란 메아리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섬세하고 빈틈없이 느긋하게 독장치는 ‘조선 문체’로 한국 근·현대사 생채기와 구도(求道) 나그넷길에서 ‘있어야 할 까닭’을 더듬어 찾는 문제작들을 널리 알려왔다. 1998년 [시와 함께]에 고은 선생 추천으로 시 「중생」 외 10편을 발표하며 시작(詩作)활동도 하였다. 1983년 해방전후사를 밑그림으로 하는 장편소설 『풍적(風笛)』을 [문예중앙]에, 1960·1970년대 학생운동사를 다룬 장편소설 『그들의 벌판』을 [중앙일보]에 이어싣다가 좌익 움직임을 다룬 속뜻과 반미적 속뜻이 문제되어 각각 2회·53회 만에 중동무이되었다. 1983년 중편소설 「황야에서」로 ‘소설문학 작품상’을 받게 되었지만 문학작품을 상업적으로 써먹으려는 주관사 측 속셈에 맞서 수상을 뿌리쳤다.

소설집으로 『피안의 새』(1981), 『오막살이 집 한 채』(1982), 『붉은 단추』(1987), 『그리운 등불 하나』(1989), 『민들레꽃반지』(2019), 『눈물의 골짜기』(2020) 등을, 장편소설로 『만다라』(1979), 『집』(1989), 『길』(1991), 『꿈』(2001), 『국수(國手)』(2018) 등을, 우의(寓意)소설로 『김성동의 죽고 싶지 않았던 빼빼』(1981), 『염소』(2002) 등을, 산문집으로 『부치지 않은 편지』(1981), 『그리고 삶은 떠나가는 것』(1987),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1990), 『김성동 생명에세이』(1992·원제 『생명기행』),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상권(1993), 『김성동 천자문』(2004·2022), 『현대사 아리랑-꽃다발도 무덤도 없는 혁명가들』(2010), 『한국 정치 아리랑』(2011), 『염불처럼 서러워서』(2014) 등을 냈다.

신동엽창작기금(1985), 행원문화상(1998), 현대불교문학상(2002)을 받았고, 단편 「민들레꽃반지」로 제1회 리태준문학상(2016), 소설집 『민들레꽃반지』로 요산김정한문학상(2019)을 받았다.

김해 신어산 백룡암, 영동 천태산 영국사, 설악산 백담사, 너브내 나루터 닷곱방, 남양주 대궐터 봉영사, 광릉수목원 곁 봉선사, 광릉내 곁 우사암(牛舍庵), 양평 고읍내(古邑內) 까대기, 오대산 진부 토굴, 양평 청운면 우벚고개 비사란야(非寺蘭若), 용문산자락 덕촌리(德村里). 25년 동안 열한 군데를 풍타낭타(風打浪打)하다가 2021년 ‘조선의 별’이었던 김삼룡 선생 옛살라비인 충주에 바랑을 풀며 충주 얼안 해방동무들과 ‘역사기행’을 꿈꾸다가 2022년 9월 25일 우리 곁을 떠났다.

김성동의 다른 상품

孔善玉

1963년 전라남도 곡성 출생.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하고 1991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2년 여성신문학상, 1995년 제13회 신동엽창작기금수여, 2004년 제36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부문 올해의 예술상, 만해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의 모습과 가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뤄온 작가 공선옥.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표현해 내는 소설가이다. "근대에 태어났지만 전근대적인 삶을 살았다"고
1963년 전라남도 곡성 출생.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중퇴하고 1991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중편 '씨앗불'을 발표하며 작가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2년 여성신문학상, 1995년 제13회 신동엽창작기금수여, 2004년 제36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 제2회 올해의 예술상 문학부문 올해의 예술상, 만해문학상, 요산김정한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의 모습과 가난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다뤄온 작가 공선옥.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표현해 내는 소설가이다.

"근대에 태어났지만 전근대적인 삶을 살았다"고 전하는 작가의 음성은 유년시절 아버지는 밖으로 나돌고, 세 자매가 생존을 위해 뛰어야 했던 상황에서 둘째 딸의 책무를 지닌 채 "같은 연배 또래들이라고 해서 같은 시대를 사는 것은 아님"을 깨닫는다. 참외 파는 소녀이기도 했으며, 입학만 한 상태에서 무학점 학생으로 남아야 했고, 빚에 쫓겨 다니는 아버지, 몸이 불편한 어머니의 병간호가 작가 공선옥에게 주어진 삶의 조건이었다.

공장을 떠돌며 위장 취업자가 아닌, 대학생 출신 생계 취업자였으며, 나중에는 고속버스, 관광버스, 직행버스를 전전하며 안내양을 하던 어느 날 “나의 궁핍한 시절이 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며 작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소설가 공선옥은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목마른 계절」 「우리 생애의 꽃」 등 개성있는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며 가진 자에게는 눈물의 슬픔을, 없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기쁨을 안겨 주는 작가이다.

화려한 정원에서 보호받고 주목받는 꽃보다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바람 부는 길가에서 피었다 지는 작은 꽃들에게 눈길을 보내온 작가는 작품 속에서 주로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의 삶, 특히 여성들의 끈질긴 생명력과 모성을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2002년 『멋진 한세상』이후 5년만에 내놓은 소설집 『명랑한 밤길』역시 그녀의 작품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소설집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중심이 아닌 변방에서 버둥거리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독자 커뮤니티 문학동네에 일일연재되어, 화제를 모았으며, 가장 아픈 시대를 가장 예쁘게 살아내야 했던 젊은이들의 고뇌를 생생하게 그려내었다. 스무 살 시기의, ‘사람들이 많이 죽어간 한 도시’에서의 쓸쓸함과 달콤함에 관한 이야기이다. 『영란』에서는 가족의 빈자리를 견디며 꿋꿋이 살아가야 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일궈낼 수 있는 삶의 행복한 순간을 유려하고 따뜻하게 그려냈으며, 『꽃 같은 시절』은 삶의 터전을 위협받는 사람들, 철저하게 이 사회의 '약자'로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꽃 같은 싸움을 담고 있다.

소설집 『피어라 수선화』, 『내 생의 알리바이』, 『멋진 한세상』, 『명랑한 밤길』, 『나는 죽지 않겠다』, 장편소설 『유랑가족』, 『내가 가장 예뻤을 때』, 『영란』, 『꽃 같은 시절』,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등이 있다.

공선옥의 다른 상품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이력을 얻은 다음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국작가회의 관련 일을 하고 대학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수시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에서 세상에 나왔다. 세상은 몇 이랑의 밭과 그것과 비슷한 수의 어선 그리고 넓고 푸른 바다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일곱 살에 낚시를 시작했고 아홉 살 때는 해녀였던 외할머니에게서 잠수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사십 전에는 기구할 거라는 사주팔자가 대략 들어맞는 삶을 살았다. 음악실 디제이, 트럭운전사, 커피숍 주방장, 이런저런 배의 선원, 건설현장 막노동꾼, 포장마차 사장 따위의 이력을 얻은 다음에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국작가회의 관련 일을 하고 대학에서 소설 창작 강의를 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수시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

현대상선 컨테이너선을 타고 두바이와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갔으며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승선해 베링해와 북극해를 다녀오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그 항해를 떠올리며 먼 곳으로 눈길을 주곤 한다. 그리고 문득 고향으로 돌아갔다. 원고 쓰고, 이웃과 뒤섞이고, 낚시와 채집을 하며 지내고 있다.

1992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동안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한 변방의 삶을 소설로 써왔다. 소설집 『바다가 아름다운 이유』, 『가던 새 본다』, 『세상의 끝으로 간 사람』, 『청춘가를 불러요』, 『나는 여기가 좋다』, 『그 남자의 연애사』, 장편소설 『홍합』, 『열여섯의 섬』, 『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꽃의 나라』 등이 있고, 산문집 『내 밥상 위의 자산어보』, 『내 술상 위의 자산어보』, 『한창훈의 나는 왜 쓰는가』 등을 냈으며 어린이 책으로는 『검은 섬의 전설』, 『제주선비 구사일생 표류기』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요산문학상, 허균문학작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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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나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7년 『문학동네』 하계문예공모에 단편소설 「여자가 사랑할 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냉장고』가 있다. 1999년 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김현영의 다른 상품

저자 : 이남희
1958년 부산출생으로 충남대학교 철학과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중학교교사로 일했다. 1986년 <여성동아>에「저 석양빛」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소설집으로『지붕과 하늘』,『개들의 시절』,『사십세』,『플라스틱 섹스』가 있고 장편소설로『바다로부터의 긴 이별』,『산 위에서 겨울을 나다』,『음모와 사랑』,『황홀』,『세상의 친절』,『청년 우장춘』등이 있다. 현재 창작활동에 전념하면서 일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글쓰기 방법에 관한 강연도 하고 있다.
저자 : 안재성
1960년 경기도 용인 출생. 장편소설로『사랑의 조건』,『황금이삭』등이 있고 역사다큐멘터리로『경성트로이카』,『이관술 1902-1950』,『청계피복노동조합사』,『이현상 평전』등이 있다. 1989년 장편소설『파업』으로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진보작가 모임 '리얼리스트100'의 동인으로 활약하며 비정규직철폐와 대운하반대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
저자 : 임영태
1958년 경기도 전곡 출생으로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운 나라의 사람들」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장편소설『호생관 최북』,『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문 밖의 신화』,『비디오를 보는 남자』,『달빛이 있었다』,『다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할 수 있을까』,『여기부터 천국입니다』가 있으며 소설집으로『무서운 밤』이 있다. 1994년 장편소설『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로 제18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3쪽 | 425g | 153*224*20mm
ISBN13
9788962030013

책 속으로

소설가 김씨가 급하게 화학주 담긴 잔만 뒤집고 있는데, 아는 보살이 왔다.
“오렌지라고 발음하면 오렌지를 안 판대요.”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오륀쥐라고 해야 된대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두 오륀쥐 발음이 나게 혀를 끊어내는 수술을 한다고 난리여요, 시방.”
“농담이 심하시네요. 썰렁하게.”
“정말이라니까요. 오륀쥐라고 하지 않으면 오렌지를 팔지 말라는 대통령 특별명령이란 게 떨어졌다니까요, 시방.”
하도 어이가 없어 김씨가 잔만 뒤집는데, 보살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김씨를 바라보았다.
“앞으로는 소설도 영어로만 써야 된다는데…… 어떡하지요?” --- 김성동 「굿모닝, 오륀지」중에서

한강과 낙동강을 잇고요, 영산강과 금강을 잇고요, 마침내는 4대 강이 하나의 강이 되지요. 즉 부산과 서울, 광주와 목포가 하나 되는 일이에요. 지역통합이 딴 게 아니죠. 자주 만나게 하고 통하게 하면 돼요. 여기서 또 끝이 아니죠. 물줄기는 북으로 갑니다. 감히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통일운동이란 말예요. 한반도 전체의 대사업이란 말예요. 총칼이 아닌, 평화의 불도저란 말예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이 한반도에 펼쳐진단 말이죠. 대동강이 흘러와 부산 사람, 목포 사람이 그 물을 마신단 말이죠. 그렇잖아요. 잘 아시잖아요.
하느님과의 독대는 그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자 의무감이요, 신탁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대통령이었다. 일개 목사나 평신도의 기도와 한 나라 대통령의 기도가 어떻게 같을 수 있나. 매일 새벽마다 그가 손을 모으기만 하면, 막바로 역사적인 기도가 행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하느님마저 가르치려드는 듯이 기도의 꼴이 되어가는 것을 그는 몰랐다. ---김곰치 「악몽」 중에서

“국민성공시대를 열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무엇보다도 국민의 ‘격’을 높여야 합니다!”
시제품 사리를 어금니로 씹은 국민식생활부 장관은 갑자기 외쳤다. 아침마다 동료 국무위원들의 눈총을 받는 것도 지긋지긋했다. 가시방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돌파구가 필요했다. 국무회의니만큼 국민을 팔아먹는 게 최고였다. 국민을 위한다는 데 누가 뭐라 하겠나. 짐작대로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위원들의 눈길이 그에게 쏠렸다.
“그래요, 그것 땜에 우리가 대선에서 이겼잖아요.”
“성공시켜주겠다는 데 싫어할 놈……아니, 국민이 있겠어요? 한 방에 꼴까닥 넘어갔잖아요.”
“모든 국민이 성공하는 나라 얼마나 삼삼합니까!”
국무위원들은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그리고 얼씨구나 하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맛대가리 없는 설렁탕에서 벗어나게 해줘 고맙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래, 좋은 수가 있습니까?”
대통령이 물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국민의 격을 높여야 합니다! 아니, 온 나라의 격을 높여야 합니다!” ---윤동수 「나그네」중에서

그러자 우리 주인마님께서 기다렸다는 듯이 만면에 미소를 띠며 대답하셨습니다.
- 저는 자연의 일부인 땅을 너무도 사랑해요. 대지와 토지는 땅 아니겠어요? 펄벅과 박경리님은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분들이십니다. 부동산을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분들이시잖아요? 이분들은 아마도 저보담두 훨씬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계실 거예요. 근데 이분들한테는 상도 주고 존경도 하면서 왜 나만 가지고들 그러시는지 알다가도 모르겠군요. 그래서 저도 이번 기회에 책을 한 권 낼까 합니다. 제목도 정해뒀어요. 궁금하세요? 그래요. 그렇게 관심이 지대하시니깐 지금 공개해드리죠, 뭐. 엇흠, 케액 켁(목청 가다듬고)……제목은, 바로……『택지』입니다. 『대지』와 『토지』를 이은 부동산 3부작! 부동산의 결정판! 『택지』! 아낌없는 박수 부탁해요~" ---박구홍 「세상에서 펄벅과 박경리님을 가장 사랑하는 어느 귀부인의 경우」중에서

“우리 외식 할까. 영양 보충 좀 하자.”
화장실에서 나온 이 기자는 아내가 성이 났건 말건 모른 체하고 겉옷을 챙겨 입는다.
“아빠, 돼지갈비.”
“한우 잘하는 집에 가서 등심 먹자.”
이 기자는 아내를 돌아보며 말하고는 한쪽 눈을 감았다 뜬다. 작은아이가 눈치 빠르게 이 기자 옷소매를 붙잡는다. 아내는 마지못한 듯 따라 나온다. 가까이에서 장구와 꽹과리 소리가 들려온다. 큰길에 나가보니 경찰이 교통정리를 하는 가운데 머리에 띠를 두른 학생들이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수막이 너덜거리고 걸개그림에는 성난 황소가 콧김을 뿜어내는 장면이 나온다.
― 광우병이 웬 말이냐, 국민건강 무너진다
― 한우 농가 다 죽으면 식량자주 무너진다
현수막에 쓰인 글귀가 선명하다. 이 기자는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들더니 어딘가 통화를 한다.
“일 터졌어, 김 기자, 카메라 갖고 나와.”
“접수했어, 지금 가고 있는 중이야.”
이 기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는 행렬을 따라간다. 그때 성조기를 본 작은 아이가 손뼉을 치며 소리친다.
“미국놈 만세.”
아내가 급하게 작은아이 입을 틀어막는 것을 뒤돌아보며 이 기자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그래 미국놈 만세다.’

--- 유시연 「미국놈 만세다」중에서

출판사 리뷰

작가들도 뿔났다

현역 작가 22명이 광우병 파동, 대운하 사업, 영어 몰입교육 등 현 정권의 위태로운 정책을 통렬하게 꼬집은 정치풍자 콩트집『초중딩도 뿔났다』를 출간해 화제다. 거듭되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한 모습을 보고 작가들도 뿔이 난 것이다. 이와 같은 시도는 1988년 4월경, 5공 정권의 비정통성과 폭력성을 질타했던 최초의 정치콩트집이 출간된 이래 20년 만에 다시 재현되는 셈이다.

화남출판사에서는 민심에 상처를 준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비판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자 지난 3월부터 정치풍자 콩트집을 기획하였다. 기획 수립에서 원고 청탁과 출간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은 꼬박 석 달여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 문제에 대한 작가들의 공감대는 그 폭이 컸고 원고 마감도 신속한 편이었다. 콩트의 내용은 현 정권의 오만한 발상과 무모한 정책으로 인해 빚어진 세간의 온갖 농담과 우스갯소리를 바탕으로 풍자와 해학의 옷을 입힌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 『초중딩도 뿔났다』의 기획 단계는 물론이거니와 작가들과 기획자 간에 풍부한 의견을 교환하는 단계에서부터 출판사 주변 인물들의 반응은 자못 각별했다. 편집자와 디자이너, 영업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교사와 공무원, 종교 지도자, 학원 강사, 노동자, 학생 등 다양한 계층과 직업군에 이르기까지 콩트집의 기획 의도에 십분 공감하는 모습을 발견한 일은 매우 신선한 경험이었다.
편집부에 들어온 콩트 원고 가운데 하나를 초등학생과 중학생 아이, 그리고 40대 가정주부에게 읽혔을 때 그들이 만화책을 보듯이 쿡쿡 웃을 정도로 콩트에 대한 관심과 웃음의 전염성이 크다는 사실을 목격한 것도 기획자에게는 큰 용기를 준 대목이었다.

20년 만에 출판가에 다시 등장한 정치풍자 콩트

정치풍자 콩트집이 1988년 이래 또 다시 2008년 오늘의 출판가에 등장하게 된 것은 당대의 정권이 민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5공 시대엔 폭압과 기만적 술책으로 국민을 짓눌러 민심이 떠난 까닭이고, 현 정권은 말로만 ‘머슴론’을 펼치면서 국민을 대기업의 일개 사원쯤으로 여기며 우격다짐으로 끌고 가려고만 하는 고약한 CEO처럼 상전 노릇을 하고 있어 민심이 사나워진 까닭이다. 머슴의 잘못된 정치 논리로 인해 배가 이미 산으로 가는 중이므로,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타고난 문인들이 나서서 현 상황에 대한 ‘고언(苦言)’을 풍자문학의 형태로 제기하게 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임명된 주요 내각 인사와 여권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하고 구린 행태는 너무나 어이가 없고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투성이였다. 대운하가 그렇고, 강부자 내각의 후안무치와 국정 운영을 엉망으로 만드는 비전문성과 졸속 행정, 각종 실정들이 그렇다. 북한과 의사소통 한번 제대로 못한 채 엉거주춤하는 남북 외교의 어눌함이 눈에 보이는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협상의 파행이 급기야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온갖 비리 의혹을 눈감아주면서도 오직 경제만 살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뽑아준 국민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가장 자신 있다는 경제 문제에서조차 시종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를 비롯한 내각의 주요 인사 및 측근들의 불법과 몰상식은 임계점을 넘은 상태에 이르렀다.

광우병 파동이 촛불시위 촉발 - 10대들의 아름다운 반항

캠프 데이비드 협상은 이성이 마비된 퍼주기 외교의 절정을 이룬다. 그 결과, 쇠고기 협상을 엉망으로 만든 대통령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수만 명의 촛불시위로 나타났다. 인터넷상에서 벌이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 서명에 참여한 인원은 이미 13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서명에 동참한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자, 탄핵 서명을 주도한 사이트에서는 숫자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기현상마저 일고 있다. 일국의 대통령 체면을 배려한 네티즌의 섬세한 조치에서 유난히 정 많은 우리의 민족적 기질마저 발견하게 된다.

쇠고기 협상은 정부의 수반이 국민의 먹거리와 식생활 문제를 도외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광우병 위험이 충분히 예견되는 30개월 된 소를 수입하겠다는 계약을 전격 체결한 뒤, 국민들이 이를 비판했건만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싸게 먹을 수 있게 했다”며 자화자찬하거나,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되지”라며 마치 비아냥대는 듯한 발언을 예사로 늘어놓아 민심을 더욱 들쑤셔 놓기만 했다.

쇠고기 협상에 대한 발표가 있은 뒤 10대 초등학생들이 청계광장에 나와 촛불시위에 동참한 게 벌써 수십 차례다. 현 정권은 교복 입은 초·중·고등학생들마저 나라와 정권 걱정을 하게 만들었다. 눈 맑은 소년 · 소녀들이 마음껏 뛰놀고 근심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텐데 어찌된 셈인지 이 나라 위정자들은 아이들에게 고통스런 현실과 불안한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 정권의 추악한 뉴스는 그러고도 계속 진행 중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모교를 방문해서 나랏돈으로 격려금을 지급한 사실이 톱뉴스로 떠올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자녀 학교까지 가서 장관은 2천만 원, 차관은 1천만 원, 실·국장들은 5백만 원짜리 봉투를 만들었다고 하는 기가 막힌 소식이 신문 사설에까지 실렸다. 그들은 “관행이었지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라는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쇠고기 협상을 진행함에 있어 국민에게 묻고 이해를 구하지 못해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쇠고기 협상이든 대운하든,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간 까닭에 국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하기만 하다.

대통령의 반성문이 단지 국면 타개책에 불과했다는 것은 국책 연구기관 김이태 연구원의 양심선언으로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첨단환경연구실에 근무하며 국토해양부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김 연구원은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 강 정비 계획의 실체는 곧 운하 계획”이라며 “국토의 대재앙을 막기 위해” 양심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국민을 무시한 정권은 국민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

풍자와 해학의 촌철살인 - 현역 작가 22명이 온몸으로 쓴 콩트 문학 한마당

콩트집에 참여한 문인은 작가 김성동, 이남희, 공선옥, 한창훈, 임영태, 안재성, 윤동수, 김현영, 김곰치, 조헌용, 최용탁, 이시백, 김종성, 유영갑, 박숙희, 유응오, 김상영, 박구홍, 강기희, 유시연, 시인 박선욱, 정용국 등 총 22명이다.

작가들은 각각 영어 몰입교육, 대운하 및 건설정책, 대한민국 1% 부자 내각 인사들이 벌이는 불법·탈법적인 행태 및 서민들의 고충을 헤아리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식의 소아적 발상, 강부자 고소영 내각으로 불리는 이명박 정부 측근 인사들의 주특기인 땅 투기 및 주식투기, 쇠고기 전면 개방 등 첨예한 관심사인 현안의 모순과 실정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초중딩도 뿔났다』에는 이 모든 총체적 난맥상에 대해 모처럼 작가들이 한 목소리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한 예사롭지 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정치 콩트집이라는 내면의 일관성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은 작가들의 문학적 발언은 풍자와 해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남다른 예민함과 시대의 중심을 꿰뚫어보는 안목으로, 권좌의 중심에서 거들먹거리는 1% 부자 내각의 온갖 행태, 실용주의적 발상을 내세우는 대통령의 온갖 말실수 등을 꼬집은 내용이 촌철살인의 웃음을 유발하지만 기실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작가의 속 깊은 메시지를 발견하는 게 이 책을 읽는 묘미일 것이다. 더불어, 한 편 한 편의 콩트와 기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김용민 화백의 그림을 통해 짜증나는 현실을 한 방에 날리는 통쾌함과 기발한 매력을 발견하는 기쁨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매력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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