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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 미드나잇
애리조나 드림 라디오 고쳐지다 신은 외로움을 모른다 자전거사신의 문제 괜찮아질 거야 틈 좌뇌찾기 사랑에 눈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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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의 우연이 빚어낸 새로운 질서
-<자전거사신기> 작가 송태욱 인터뷰 그는 춘천에 산다. 춘천에서 만화를 그리고, 책을 읽고, 자전거를 탄다. 춘천을 한 바퀴 도는 데 자전거로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익숙한 길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걸 좋아한다. 그동안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좁은 골목, 나무 한 그루, 작은 표지판은 그의 뇌 속으로 들어가 알 수 없는 연산과정을 거쳐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한다. 한 코를 집어 올리면 나머지가 줄줄이 딸려 올라오는 그물처럼 복잡한 인연으로 얽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 송태욱에게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전거사신기>는 어떻게 구상한 건가? 처음 만든 작품은 ‘괜찮아질 거야’예요. 김윤아의 음침한 음악을 듣다가, 만일 이걸 듣다가 사고가 나서 꼼짝도 못하고 이 음악만 계속 들어야 한다면 정말 끔찍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 죽어가면서 끔찍한 음악을 반복해서 듣는 사람의 이야기를 착안했고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던 길에 버스 사고로 죽는 유부남으로 발전했어요. 처음부터 버스 사고를 소재로 옴니버스로 만들자는 생각을 한 건 아닌데, 사고는 왜 났을까? 그 사고를 간발의 차로 피한 사람은 어땠을까? 그 뉴스를 접한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하나의 사고와 연관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되었어요. 왜 하필 버스 사고를 소재로 택했나?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요. 그 버스를 운전한 기사는 3일 동안 감금되어 있다가 겨우 빠져나왔는데 딴생각을 하다가 노선을 이탈하게 되고, 그 실수를 만회하려고 과속을 하다가 여러 우연들이 겹쳐서 사고를 내죠. 사고 차량을 921번으로 한 이유는 제가 잠시 일산에 살았는데 종종 홍대까지 타고 다녔던 버스예요. 그냥 익숙해서 한번 썼는데, 나중에 다시 고칠 수도 없고… 버스회사에서 항의하는 건 아니겠죠? (웃음) 이야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각 작품에는 중심이 되는 감정이 있어요. 아내가 떠난 이유를 찾는 남자의 이야기 ‘신은 외로움을 모른다’는 외로움, 어린 시절 병든 엄마에게 심한 말을 했던 기억을 못 잊어 괴로워하는 아이가 나오는 ‘자전거사신의 문제’는 미안함, 친한 친구에게 남자친구를 빼앗긴 여자의 이야기 ‘라디오 고쳐지다’는 배신과 화해, 한 발 차이로 사고를 면한 여자가 지지부진한 연애를 끝내는 ‘애리조나 드림’은 성장… 이런 식으로요. 극단적인 사건을 통해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을 다양하게 배치해봤어요. 사건이 진행되는 방식은 우연인데, 이면을 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는 작품이 많다. 우주에선 중력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다른 것처럼, 사람들 사이에서도 시간은 상대적으로 흐른다고 생각해요. 그런 물리적인 현상하고 일상을 연결해 이야기를 만드는 게 재밌어요.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신비롭고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요. 우연처럼 만들어진 이야기들을 들여다보고 연결해주고 그걸 필연으로 만들려고 하는 노력을 계속 하거든요. 재밌는게,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를 뻗어냈는데, 나중에 보면 다 연결이 돼요. 지나가는 사람으로 나왔던 캐릭터가 다른 이야기에선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요. 의도한 건 아닌데 저절로 그렇게 되더라구요. 무의식이 항상 촉수를 뻗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신비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그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도 신비로워요. 그래서 만화 그리는 게 재밌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