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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름이 ‘많이있어’라고?
집 잃은 고양이 루돌프와 이름이 많은 고양이 많이있어의 첫 만남 주인에게 사랑 받으며 살던 집고양이 루돌프는 생선 가게에서 빙어를 훔쳐 달아나다가 트럭에 올라타게 된다. 트럭은 루돌프를 태우고 넓은 도로를 쉬지 않고 달렸다. 루돌프가 도착한 곳은 도쿄라는 낯선 도시의 변두리. 그곳에서 떠돌이 고양이 많이있어를 처음 만나게 된다. 루돌프는 처음에 “많이있어”가 이름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름이‘많이 있다’고 한 걸 이름이 “많이있어”라고 생각해 버린 것이다. 많이있어는 그 동네에서 웬만한 개와 싸워도 이길 정도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루돌프는 힘 있는 자들이 으레 그렇듯 많이있어도 약한 자나 괴롭히는 형편없는 고양인 줄 알았다. 그런데 함께 지내면서 지켜보니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이 넓은 그리고 인간의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교양 있는 고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짜 교양 있는 고양이, 루돌프와 많이있어 루돌프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을 때까지 많이있어와 함께 지내며, 글을 배우기로 한다. 매일 학교 운동장 모래밭에서 글공부를 하는 루돌프와 많이있어. 그렇게 공부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절망하지 않은 자에게 하늘이 내려준 선물처럼 동네 상가 벽에 버스 여행에 관한 포스터가 붙는다. 여행지는 다름 아닌 루돌프의 고향, 기후. 관광 버스에 몰래 올라타서 여행지인 기후에 도착했을 때 내리면 그토록 그리웠던 주인 리에가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가기 삼일 전날 밤. 많이있어가 블도그에게 물렸다. 루돌프에게 마지막 선물로 고기를 먹이고 싶었던 많이있어는 힘 없는 고양이 괴롭히기로 동네에서 유명한 블도그지만 자존심을 버리고 부탁을 하러 간 것이다. 하지만 많이있어는 블도그의 비열한 방법에 당하고 만다. 다행히 그동안 알고 지내던 학교 선생님의 도움으로 많이있어를 구한 루돌프는 기후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날 새벽, 많이있어의 복수를 계획하고 불도그를 찾아가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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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교양이 있다고?
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를 쫓아 교양의 의미 속에 숨어 있는 삶의 정답까지 찾아보자 인간의 글을 아는 고양이 많이있어는 루돌프가 인간 세계에 대한 엉뚱한 추측을 늘어놓을 때마다 교양이 없다고 면박을 준다. 교양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이냐는 루돌프의 질문에 교양이 뭔지 모르는 걸 교양 없다고 한다며 알 수 없는 대답을 한다. 많이있어가 말하는 교양이란 뭘까? 교양으로 가는 첫걸음으로 루돌프는 많이있어에게 글을 배운다. 글만 읽고 쓸 줄 알면 교양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글을 배우고 나니 배움이라는 게 끝이 없다. 또 많이있어는 루돌프에게 배움에는 때가 있으니, 하루도 게을리 하지 말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이른다. 그렇다면 많이 아는 것이 교양의 전부일까? 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를 쫓아 교양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그 의미 속에 숨어 있는 삶의 정답까지 찾아보자. 교양 있는 고양이를 통해 들여다본 인간 사회 이 책은 우리 자신의 모습이지만 낯설고 신기하게 느껴질 만큼 철저하게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 사회를 바라본다. 그래서 일까? 이야기가 끝나고 마지막 지면을 통해 고양이가 쓴 글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한 것 뿐이라는 작가의 고백은 사실처럼 와 닿는다. 고양이는 숙제가 없어서 좋겠다고 부러워하는 초등학생 주인 리에. 자기 머리도 검으면서 검은 고양이가 불길하다고 말하는 급식실 아줌마. 기억력이 그리 좋지 못해 보이는 당직 선생님. 루돌프의 눈에는 인간도 그리 썩 진보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교양 있는 고양이의 엉뚱함과 재치는 여유를 갖고 좀더 너그럽게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너무 여유를 부리다가는 큰코다칠지도 모른다. 저자는 거칠 것 없이 술술 나아가는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으로 무장하여 결코 독자가 한없이 여유를 부리게 놔두지 않는다. 교양 있는 고양이가 썼다는 이 글 덕분에 작가는 제 27회 고단샤아동문학 신인상을 받고, 일본도서관협회가 초등학교 어린이에게 권장하는 책이 되었다. 집고양이와 떠돌이 고양이 그리고 인간 사회의 약자와 강자 주인에게 어리광을 부리며 살던 고양이 루돌프는 트럭에 실려 낯선 도시에 오게 되면서 하루아침에 떠돌이 고양이 신세가 된다. 자신을 안고 사랑스러워 볼을 비비던 초등학생 주인 리에를 생각하면 서글퍼진다. 원래부터 떠돌이 고양이였을 것 같은 많이있어 역시 예전에는 누구네 집의 고양이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떠나고, 홀로 남겨졌다. 떠돌이가 된 많이있어는 주인과 함께 살 때 자신에게 고기를 얻어먹으려고 아부를 하던 집고양이들을 찾아가 먹이를 나눠 달라고 부탁하지만 외면당하고 만다. 그리고 약자에게 강자고 강자에게 약자인 냉혹한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함을 깨닫는다. 인간의 보살핌을 받는 집고양이에서 떠돌이 고양이가 된 루돌프와 많이있어의 모습은 마치 우리 사회에서 특권을 누리는 기득권 계층과 그렇지 못하고 소외된 계층을 동시에 보는 듯하여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고양이의 모습 또한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 내 것을 나누고, 약자를 배려하는 넓은 마음 아무리 배가 불러도 자기 밥그릇에 남은 밥을 배고픈 떠돌이에게 나눠주지 않는 집고양이와 다르게 많이있어는 자신이 집고양이였을 때 남는 밥을 다른 고양이에게도 기꺼이 나눠주었다. 나눠준다고 해서 내 몫이 줄어드는 건 아니니깐. 떠돌이 개와 싸움을 하면서도 앞으로 떠돌이로 살아갈 상대의 처지를 생각해서 치명적인 상처는 주지 않는다. 그런 면들이 바로 많이있어가 다른 고양이와 다르고, 우리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끝날 때 쯤 독자는 교양이란 뭘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 던져 보며 가지지 못한 자와 함께 나누고, 자신보다 약한 자를 배려하는 넓은 마음을 배우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