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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든 게 엉망이다. 너무너무 덥고, 몸이 뜨겁다. 숨을 쉬기도 어렵다. 허파가 쪼그라든 기분이다. 목구멍에도 석회가 잔뜩 긴 것 같다. 마치 두꺼운 빵 껍질이 목구멍으로 들어가서, 공기가 드나드는 걸 막고 있는 것 같다. 열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열이 올라갈 때는 늘 전보다 조금씩 더 올라간다. 그렇게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는 끝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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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아득히 멀리 있다. 나는 사람들이 내 말을 듣고 있는 건지 아닌지 알 수 가 없다. 하기야 내 말이면 어떤 말도, 아무도, 한 번도, 들어 준 적이 없다. 게다가...... 게다가 난 아무 할 말도 없다. 아무에게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지금 내 주위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 주위에서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것이 느껴지고, 사람들이 날 만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 나는 느끼고 잇다. 사람들이 나를 돌려 눕리는 것, 내게 주사를 놓는 것, 반창고를 붙이는 것, 정성껏 보살펴 주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난 저항할 수 없다. 전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나는 완전히 마비되었다. 꿈속으로 더 깊이, 거 깊이 빠져 들어가 버릴 것 같다. 더 이상 마우 생각도 하지 않는다면, 그냥 되는 대로 놔 둔다면, 난 어쩌면...... 모를 일이다. 어디선가 무엇인가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음악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 속삭이는 소리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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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당나귀 귀>의 끝 내용과 <난 죽지 않을 테야> 앞 이야기와 이어지지 않는 거죠? 그게 이상해서요. <당나귀 귀>에서… 마지막에 빵집 아저씨가 죽는데… <난 죽지 않을 테야> 앞에서는 편지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던데... 어디가 잘못된건가요? may910514@naver.com
☆ 책을 읽고 그 책 안에서 궁금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홍이영 어린이의 지적에 우선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1 권과 2권을 읽는 사이에 놓인 물리적인 시간을 느끼셨을 거예요. 물론 서로 다른 책이라는 공간의 차이도 있구요. 그런 현실적인 시간과 공간의 흐름처럼 작품 안에서도 흐름이 있답니다. 빵집 아저씨가 그렇게 허망하게 죽고 난 뒤, 레이몽은 어떻게 되었을까? 더 심한 고초를 당하지는 않았을까? .. 이런 생각에 빠지는 것.. 바로 상상력이 작용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뒤에 이어지는 책에서 그런 이야기들을 세세하게 설명했다면 이 작품이 그렇게 호평을 받지는 못했을지도 몰라요. 작가는 책이 나뉘는 순간의, 시간과 공간이 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어요. 그 사이 독자들이 상상의 바다에 빠져들도록 배려한 것이랍니다. 우리는 다음 권에서 갑작스런 편지에 당혹해합니다. 그러나 그 편지가, 레이몽이 그 뒤 얼마나 곤혹 속에서 살았는지 미루어 짐작하게 해줍니다. 학교 측에서는 레이몽을 요양원으로 보내기 위해 아버지를 소환한다는 편지였잖아요. 이제 이해할 수 있겠어요? 다시한번 홍이영 어린이가 가진 책에 대한 사랑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그런 고마움에 더 좋은 책을 만드는 일로 보답하겠습니다. 위의 내용은 문원의 웹사이트에 올린 어린이독자의 질문과 편집부의 답입니다. 독자가 책과 책 사이에서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지 않는 기획과 출판. 도서출판 문원은 더디지만 독자가 누려야할 소중한 몫을 꼭 챙기는 출판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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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막막한 단절이 아닌 삶의 또다른 이름
삶과 죽음, 암담한 현실과 요양센터에서의 즐거운 추억, 그리고 레이몽이 꿈꾸는 이상적인 생활을 번갈아 보여 주는 <이별처럼>은 죽음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인 청소년들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죽음은 세상의 끝, 막막한 단절이 아니라, 움직이고 숨 쉬며 삶을 이어가는 것들의 새로운 한 면이라는 생각을 일깨워 줍니다. 종種의 한 개체가 영위하는 삶이, 그 종 전체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듯, 한 생명은 다른 생명과 맺은 관계를 통해 삶을 이어가게 된다는 것을 에둘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전하는 진정한 행복과 사랑의 메시지입니다. 학대와 소외라는 지독한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인공은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듭니다. 이따금씩 현실로 돌아오지만 스스로 꿈꾸는 세상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제자가 낭송하는 자작시를 읽고 감동해 칭찬할 줄 아는 선생님. 자신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는 인자한 아버지와 가족을 배려하고 살뜰하게 챙겨주는 아름다운 어머니, 그리고 장난꾸러기 여동생. 그러나 행복한 꿈을 한순간에 산산조각내버리고 마는 것은, 부모님의 사소한 다툼이었습니다. 어른인 아버지의 입장에서 견고하게 쌓아올린 행복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별처럼>은 매맞고 버림받는 아이의 삶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부모들에게 전하는 소중한 메시지입니다. 어른의 입장에서, 부모의 입장에서 던지는 작은 말 한 마디, 사소한 손찌검이 한 아이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행복, 진정한 사랑이란, 어른의 입장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과 환경도 두루 이해해야만 견고해진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당나귀 귀> 시리즈, 3년에 걸친 번역 출간 외국의 출판사에서는 한 시리즈를 한권씩 한권씩 수년에 걸쳐 완성했는데, 우리는 한꺼번에 계약하고 한꺼번에 시장에 내놓습니다. 요즘 우리 출판시장, 특히 어린이책 출판시장에서 종종 벌어지는 관행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어떤 시리즈물에서 책과 책이 출간되는 시간 간격을 두는 것은 독자가 책을 손꼽아 기다리는 귀한 체험을 하도록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독자가 책의 내용을 고민하고 그 내용에 대해 상상력이라는 장치를 발동시키는 시간이 충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원은 <당나귀 귀>를 2000년 7월에 초판을 낸 뒤 2002년 10월, 3년에 걸쳐 출간을 마쳤습니다. 중간중간 독자들의 성화를 묵묵히 견디면서 독자들이 따뜻한 온기로 작품을 소중하게 품에 품어 작품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도록 기다려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