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머리말
『고대일록』에 대하여 1권 2권 3권 4권 정경운 연보 |
|
이름 없는 의병들의 전쟁, 임진왜란
『고대일록』은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2권엔 저자가 의병 소모유사와 종사관으로 활동하면서 겪은 전쟁 체험을 바탕으로 전쟁 양상, 임금·장수·고관들의 행적, 왜적의 동태, 백성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3·4권엔 전쟁이 끝난 선조 말엽부터 광해군 초기까지 피폐해진 백성들의 삶, 왕위 계승을 둘러싼 정국의 혼란상, 당파 간의 권력 다툼, 향촌 선비사회의 갈등, 남계서원 복원 노력 등이 서술돼 있다. 또한 이 책에는 의병들의 활약상이 어느 기록물보다 자세히 담겨 있다. 봉기 과정, 군병 모집, 군량·군기 조달 방식, 격문·권고문·서간문 등이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다. 특히 의병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경상도와 전라도에서 활약한 정인홍, 김면, 곽재우, 김덕령, 최경회, 고경명, 손인갑 등의 자세한 행적과 이들이 주도한 전투 상황을 볼 수 있다. 지례수복전투, 쌍산강전투, 초계전투, 성주전투, 김산전투, 개령전투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크고 작은 싸움도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전쟁을 헤쳐 나온 선비의 삶 『고대일록』을 쓴 정경운 역시 우리가 기억하지 못한 의병장 중 한 사람이다. 정경운은 1556년(명종 11) 경상우도 함양에서 태어났다. 집안은 비교적 부유했고 향촌사회에서 영향력이 있었으나, 부모를 일찍 여의어 외조부모와 형에게 의지하며 자랐다. 그리고 살던 마을의 위천 냇가에 큰 바위 ‘소고대小孤臺’가 있어서 스스로 호를 ‘고대孤臺’라 지었다. 스물여섯 살에 남명 조식의 수제자인 정인홍을 찾아가 학문을 익혔다. 이후 정경운은 스승 정인홍을 부모처럼 섬기고 따랐다. 서른일곱 되던 해,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정경운도 초유사 김성일의 소모유사, 의병장 김면의 소모종사관이 되어 국난 극복에 동참한다. 활쏘기를 익히고 군사들과 함께 정탐 활동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백면서생의 한계를 깨닫고 직접 왜적의 목을 베는 일보다는 의병을 모집하고, 군량과 군기를 조달하는 등 군세를 확충하고 전투를 지원하는 역할에 주력했다. 1594년부터 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정경운은 군량 모집을 계속하면서도 과거에 응시하는 등 일상생활을 영위한다. 그러나 정유년(1597), 왜적의 재침략으로 마을에 침입한 왜적을 피해 가솔을 이끌고 산속으로 도망 다니다 큰딸이 왜적에게 살해당하는 아픔을 겪는다. 이 시기에 가세는 몰락하고 자녀와 친족, 벗 들이 죽으면서 정경운의 삶도 나락으로 떨어졌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몰락해 버린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시장에서 소금과 고등어 장사를 한다. 또한 정경운은 1594년부터 남계서원 유사로서 서원의 실무를 도맡아 처리했다. 전란의 상처가 아물어 갈 즈음 땅에 묻어 두었던, 정여창을 비롯한 세 선현의 위패를 옮겨 모시기 위해 소실된 남계서원을 복원·이전하는 데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선비사회의 갈등으로 여러 고초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남계서원을 재건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