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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시스Ⅱ
제2부(이어서) 에피소드 15 키르케… 715 제3부 에피소드 16 에우마이오스… 965 에피소드 17 이타카… 1041 에피소드 18 페넬로페… 1133 줄거리… 1201 주요인물… 1206 제임스 조이스 생애와 문학 제임스 조이스 생애와 문학…1209 굉장한 말에 대한 조그만 치료-앙드레 지드… 1247 단테... 브루노. 비코.. 조이스-사뮈엘 베케트… 1253 열린 시학(詩學)-움베르토 에코… 1270 제임스 조이스 연보… 1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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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왕이 없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견해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오. 현대는 특허약의 시대거든. 이런 곳에서 토론하기는 어려운 일이지. 그러나 요점은 바로 이거야. 당신이 조국을 위해 죽는다고 가정해 봅시다. (팔을 카 이병의 소매에 대고) 그러기를 바란다는 말은 아니오. 그러나 나는 말하겠어. 국가여 나를 위해 죽으라. 현재까지는 그렇게 되어 왔지. 국가가 사멸하는 것은 나도 바라지 않아. 죽음 따윈 저리 가라지. 생명 만세다!
--- p.938 유황의 불꽃이 타오른다. 짙은 구름이 소용돌이치며 지나간다. 개틀링 중기관포가 울린다. 지옥의 아수라장. 군대가 흩어진다.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 포병대. 쉰 목소리의 호령, 종이 울린다. 원군(援軍)이 소리친다. 주정꾼들이 고함을 지른다. 창녀들이 비명을 지른다. 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우렁찬 목소리. 단말마의 비명, 창이 흉갑(胸甲)에 부딪치는 소리, 도둑이 시체를 약탈한다. 먹이를 노리는 흉폭한 새들이 바다에서 날아오고, 늪지 위로 날아오르고, 높다란 둥지에서 급강하하고, 울부짖고, 선회한다, 부비새, 독수리, 참매, 멧도요, 송골매, 쇠황조롱이, 뇌조(雷鳥), 흰꼬리수리, 갈매기, 신천옹, 흑기러기 따위가. 한밤중의 태양이 깜깜해진다. 대지가 진동한다. 더블린과 프로스펙트와 제롬산에서 온 사자(死者)들이 하얀 양피 외투와 검은 산양 모피로 된 망토를 걸치고, 소생하여, 많은 사람들 앞에 나타난다. 심연(深淵)이 소리 없이 아가리를 벌린다. --- p.948 그와 동시에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그를 격분시킨 것은 임대 마차의 마부와 그 일당이 그 사건의 모든 것을 농담거리로 삼고 함부로 웃어 젖히며, 사건의 원인과 과정을 전부 다 아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사실 그들은 아무것도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 --- pp.1025~6 이때 블룸이 마음속으로 또 한 번 웃은 것은, 위압적인 투사에게 온화하게 말해 준, 자네의 신(神)도 유대인이 아니냐는 그 재치 있는 대답을 다시 떠올렸기 때문이다. 사람은 늑대에게 물리면 참을 수 있지만 양에게 물리면 맹렬하게 화가 난다. 마음씨 착한 아킬레스의 가장 큰 약점도 거기에 있다. 자네의 신도 유대인이 아닌가. 대부분의 아일랜드인은 아무래도 하느님은 캐릭 온 섀넌시(市)나 슬라이고주(州)의 어디 출신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 p.1029 달과 여성 사이에 어떤 특별한 친근성이 있다고 그는 생각했는가? 끊어지지 않고 죽 이어지는 지구상의 모든 세대(世代)에 앞서 존재하고, 그 나중까지 살아 있는 그녀의 긴 수명. 밤 동안 그녀의 우월함. 위성 같은 그녀의 의존성. 그녀의 빛살 반사성. 솟았다가 가라앉고, 찼다가 기울어,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면서도 시간을 지키는 그녀의 일관성. 그녀 용모의 강제적 불변성. 비긍정적 질문에 대한 그녀의 불확정적 응답, 조수 간만에 대한 그녀의 지배력. 매혹하고, 번뇌케 하고, 미화하고, 미치게 해서, 범죄를 일으키고 부추기는 그녀의 힘. 표정을 헤아릴 수 없는 그녀의 평온함.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고립시키고 지배하고 집착하고 현혹하는 그녀의 무서움. 폭풍과 평온에 대한 그녀의 여러 전조. 그녀의 빛, 움직임, 존재가 주는 자극. 그녀의 분화구, 그녀의 메마른 바다, 그녀의 침묵이 주는 경고. 보일 때의 그녀의 빛남, 보이지 않을 때의 그녀의 매력. --- p.1090 자궁이라니? 피곤하다고? 그는 쉬고 있다. 그는 여행에서 돌아왔다. 누구와? 선원 신바드 그리고 재단사 재바드 그리고 교도관 교바드 그리고 고래잡이 고바드 그리고 못 박는 사람 못바드 그리고 실패자 실바드 그리고 물 푸는 사람 물바드 그리고 통 만드는 사람 통바드 그리고 우편배달부 우바드 그리고 환호하는 사람 환바드 그리고 불평쟁이 불바드 그리고 채식주의자 채바드 그리고 겁쟁이 겁바드 그리고 혼혈아 혼바드 그리고 폐병 환자 폐바드. 언제? 어두운 침대로 갈 때, 선원 신바드 이야기에 나오는 로크섬의 네모지고 둥근 바다쇠오리 알 하나가, 밤에 햇빛같이 눈부신 자 다킨바드의 새 로크를 닮은 모든 바다쇠오리의 침대에 놓여 있었다. 어디에? --- p.1132 나는 나중에 마음속으로 생각했어 남자가 그런 식으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이 아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임에 틀림없다고 하지만 요즈음 그런 남자는 드물어 나 자신에게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면 믿기 어려운 일이야 대개의 남자는 원래 한 가닥의 애정도 없는 법이야 요즘 세상에 두 사람이 서로를 생각하고 서로 상대방이 느끼는 대로 느끼다니 그런 사람은 대개 머리가 좀 이상하지 --- p.1177 그날 우리는 호스곶의 석남꽃 숲 속에 누워 있었지 회색 양복에 밀짚모자를 쓰고 그날 나는 그가 내게 구혼하도록 했어 그래 처음에 시드 케이크를 입으로 그에게 먹였지 그해는 윤년이었어 올해와 마찬가지로 벌써 16년 전 이야기야 아 그긴 키스가 끝난 뒤 나는 숨이 막힐 것 같았지 내가 산에 피는 꽃과 같다고 그이는 말했어 그래 우리는 꽃이야 여자의 몸은 어디나 할 것 없이 꽃이지 그것이 그이가 이제껏 살면서 입 밖으로 낸 단 하나의 진실이었어 그리고 오늘도 태양은 당신을 위해서 비춘다고 했어 그래 내가 어떻게 그이를 좋아하게 되었느냐 하면 그이는 여자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또 느끼고 있다는 걸 나는 알 수 있었어 게다가 나는 언제나 그이라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내가 지닌 최대한의 기쁨을 맛보여 주었으므로 그이는 나에게 네 하고 말해 달라고 부탁하게 되었지 그렇지만 나는 처음엔 대답하지 않으려고 했어 바다와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지 그이가 모르는 여러 가지 일을 생각하면서 --- pp.1198~9 내가 야산의 꽃이었던 무렵의 지브롤터 그래 안달루시아 소녀들이 하는 것처럼 내가 머리에 장미를 꽂았을 때 그러지 말고 빨간 것을 꽂을까 그래 그는 무어인의 성벽 아래에서 나에게 강렬하게 키스했었어 그리고 나는 그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그런 다음 나는 눈으로 그에게 키스해 달라고 졸랐지 그래 그리고 그이는 나더러 승낙한다면 네라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어 그래서 나는 처음으로 나의 팔로 그의 몸을 감은 거야 그래 그리고 그이를 내 쪽으로 끌어당겼어 그이가 내 향기로운 유방에 닿을 수 있도록 그래 그이의 심장은 미칠 것처럼 뛰었지 그리고 그래 나는 네라고 말했어 좋다고 말야 --- pp.1199~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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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문학 새벽을 알린 현대판 『오디세이아』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는 탁월한 언어미학과 혁신적인 소설기법으로 현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손꼽힌다. 또한『율리시스』가 후대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작품의 일부가 연재된 영국 잡지 『에고이스트』의 편집 보조를 맡고 있던 T. S. 엘리엇이 『황무지』를 쓸 때 『율리시스』가 큰 자극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 등이 작품 속 인물들의 내적 심리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도 『율리시스』가 전범 구실을 했다. 또한 조이스의 비서로 일했던 사뮈엘 베케트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문학의 정신적 거장들에게 미친 영향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율리시스〉는 사기꾼 소설인가! 수도승 소설인가! 호메로스 『오디세이아』의 구성과 등장인물을 차용하여 아일랜드 더블린을 무대로 1904년 6월 16일 아침 8시부터 그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그려낸 이 현대판 『오디세이아』는 유머와 아이러니, 현란한 언어유희와 심오한 통찰력으로 현대문명과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트로이전쟁 이후 고향 이타케 섬으로 귀환하기까지 율리시스(오디세우스)가 바다를 떠돌며 겪은 10년간의 방랑과 모험을 그려낸 서사시,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이 작품의 열렬한 애독자였던 조이스는 다면적 성격을 지닌 오디세우스를 레오폴드 블룸이라는 현대적 ‘반영웅’으로 재창조해냈다. 조이스가 그려내는 이 현대판 오디세우스는 영웅과는 거리가 먼 초라한 현대인의 초상이다. ‘오쟁이 진’ 남편 레오폴드 블룸, 그의 바람난 아내 몰리 블룸, 그리고 현재는 교사지만 언젠가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는 조이스의 소설 속 분신인 스티븐 디댈러스, 이렇게 세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속적인 서사시『율리시스』는 『오디세이아』의 구성을 비틀어 각 에피소드마다 특유의 풍자성과 해학을 드러내며, 결핍과 불안에 시달리는 소시민 레오폴드 블룸의 방황을 통해 현대문명의 총체적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또한 심리적 현실의 추구, 즉 인간의 온갖 고뇌와 욕망의 문제를 ‘의식의 흐름’ ‘내면적 독백’ 기법을 통해 철저하게 파고든다. 문체의 박물관, 인간 심리 백과사전! 『율리시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 『더블린 사람들』과 더불어 조이스의 더블린 3부작을 구성한다. 현대 도시 더블린의 일상이 신화적 알레고리 및 상징과 자연스럽게 결합된 이 작품은 ‘진지한 신학’과 ‘놀이’가 공존하는 이중구조를 띤다. 예술론과 광고문구가, 현란한 언어유희와 시적 추상이, 유머와 절망이, 축제와 장례식이 하나로 어우러져 거대한 소용돌이를 이룬다. 이와 같은 서로 다른 색체의 조합은 조이스의 문학적 개성인 동시에, 아일랜드 전통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아일랜드의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해 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또한 『율리시스』는 탁월한 언어적 감수성이 빛나는 언어유희의 전당이라 할 수 있다. 다층적 상징, 조어와 합성어가 절묘하게 구사되며, 온갖 문체실험이 이루어진다. 현학적 요설과 시적 순간이 탁월한 미학적 균형 감각을 통해 결합된다. 변화무쌍하면서도 통일성을 잃지 않는 견고한 문체미학은 창조적 요소와 파괴적 요소가 공존하는, 혼돈과 소용돌이로써의 세계를 그려내는 조이스 문학의 본질과 그 맥을 같이 한다. ‘공허하고 혼란스러운 현대사라는 광대한 공간에 교향악과 같은 질서와 의미, 형태를 부여하는 수단’으로서 조이스 문학이 이룬 위대한 성취인 『율리시스』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더불어 ‘진정한 20세기의 시작’이자 ‘위대한 문학 실험’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이스의 작품에서 형식은 곧 내용이며, 내용이 곧 형식이다. 이것은 영어로 쓰인 게 아니라는 불평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애초에 쓰인 것이 아니다. 읽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단순히 읽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보이고 들리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어떤 것에 대하여 쓴 글이 아니다. 그 어떤 것 바로 그 자체이다.” -사뮈엘 베케트 “제임스 조이스, 그는 이 세계의 재료들로 꿈의 혼합물을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그 원초적 자유, 그 풍요로운 모호성의 영역 속에서 낡은 전통이라는 폭정에서 벗어난 우주의 새로운 질서를 발견해내려 했다.” -움베르토 에코 한국어 생명력 『율리시스』- 50년 혼신의 노력으로 탄생 명번역! “나는 『율리시스』에 아주 많은 수수께끼를 숨겨 두었기에 앞으로 수세기 동안 대학교수들은 내가 뜻하는 바를 거론하기에 분주할 것이다.” 조이스의 이 오만한 발언은 유감스럽게도 현실로 입증되고 있다. 오늘날 『율리시스』는 난해한 문학작품의 대명사가 되었다. “『율리시스』로 문학박사를 받은 사람이 『율리시스』를 끝까지 읽은 사람보다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율리시스』로 학위를 받은 사람조차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율리시스』는 독자를 괴롭힌다. 작품 자체의 난해성도 있지만, 무엇보다 ‘번역이 거의 불가능한 텍스트’라는 이유가 크다. 본서는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함부로 읽지 못하는 고전이 된 『율리시스』의 생생한 숨결을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바쳐 탄생한 명 번역이다. 원작의 빛깔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자연스럽게 읽힐 수 있는 유려한 문장을 빚어냈다. 또한 역주를 꼼꼼히 달아 작품의 이해를 방해하는 난해한 상징과 외국어 인용구들, 아일랜드의 구전설화, 민요, 가요, 가곡, 오페라, 신화, 종교, 문학, 과학, 철학, 정치, 심리학 등 온갖 분야를 종횡무진 오가며 등장하는 전문용어들을 상세히 풀어 설명했다. |